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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장 화가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았다?

조회수 2019. 12. 29.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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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고흐, 영원의 문에서> (At Eternity's Gate,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팝엔터테인먼트
*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라는 화가를 소재로 한 수많은 작품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 남는 건 묘하게도, 그의 삶을 다룬 작품이 아닌, 가상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닥터 후>의 한 에피소드였다. '닥터'를 따라 '타디스'를 통해 현재로 온 '빈센트 반 고흐'가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전시회에서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내용이었다.

당시 미술관 '큐레이터'는 "그는 찢어질 정도로 고통스러운 삶을 이용해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해냈고, 그것은 그때까지 아무도 하지 못한 것"이라며, "프로방스 지역을 방황하며 손가락질당한 반 고흐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라는 평을 남겼다.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이런 위대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말년을 다룬 작품이다. 이 작품이 기존 '고흐'의 전기 영화들과 차이가 있다면, 바로 '감독'이다. 작품을 연출한 줄리언 슈나벨 감독은 <잠수종과 나비>(2007년)로 칸영화제 감독상, 골든 글로브 시상식 2관왕(감독상, 외국어 영화상)에 오른 이력으로 영화 팬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는 1970~80년대 미국의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이기도 했다. 그는 평생 생각해 오던 '고흐의 작품에서 느낀 것'들을 영화로 만들고 싶어 했다. 화가의 눈에서 바라본 예술 창작의 과정이 그대로 스크린에 드러난 셈.

특히 줄리언 슈나벨 감독은 고흐의 미스테리 중 하나인 '죽음'을 결말로 그려냈다. '아트버스터'로 화제가 됐던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2017년)가 반 고흐의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를 추적한다는 내용을 담기도 했었는데, 이 작품은 고흐가 스스로 총을 쐈다는 정설을 따라가지 않는다.

2011년 스티븐 네이페, 그레고리 화이트 스미스 변호사, 그리고 법의학자 빈센트 디 마이우는 고흐의 총상 부위가 스스로 겨냥하기 힘든 지점이라며, 타살설을 주장했다. 줄리언 슈나벨 감독 역시 "고흐가 마지막 80일 동안, 그림을 75점이나 그렸기 때문에,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며 타살 장면을 연출했다.
이런 '고흐'를 연기한 배우는 아카데미 트로피만 없을 뿐, '연기의 달인'으로 통하는 윌렘 대포였다.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그린 고블린'으로 악역의 모습을 보여줬었고, 최근 작품 <플로리다 프로젝트>(2018년)에서는 무뚝뚝하면서도 내면으로는 선함을 가득 보여준 '바비'를 선보이며 찬사를 받았다.

이번 작품을 위해 윌렘 대포는 직접 감독에게 그림을 배웠으며, 덕분에 현실적인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윌렘 대포가 그림을 그리는 장면은 실제 '고흐'가 그리는 것처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윌렘 대포는 '고흐'가 단순한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이 아닌 것처럼 연기했다. 하나의 작품을 탄생하기까지 나오는 고충을 표정과 몸짓 등으로 표출해낸 것. 결국, 그는 이 작품으로 베니스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쉽게도 첫 아카데미 수상 도전은 <보헤미안 랩소디>(2018년)의 라미 말렉에게 막히고 말았다.
한편, 이 영화의 대부분 장면은 카메라를 직접 들고 촬영하는 '헨드헬드' 기법을 사용했다. 덕분에 윌렘 대포도 일부 장면에는 카메라를 들고 촬영해야 했다. 그리고 1인칭 시점을 강조하기 위해 어지러운 효과를 낼 수 있는 '심도 분리 디옵터'를 렌즈에 사용했다.

이는 위아래의 도수가 다른 선글라스를 보고, '고흐'의 시선도 이럴 수 있겠다는 감독의 아이디어에서 따온 것. 물론, 이 두 촬영 기법에서 나오는 화면이 '고흐'의 상태를 대변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일부 관객에게는 두통이나 어지러움을 호소할 수 있으니 주의를 필요로 할 순 있겠다.

2019/12/25 CGV 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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