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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을 위한 영화? 이 배우도 있다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시동> (Start-Up,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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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봤네
글 : 양미르 에디터

* 영화 <시동>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택일'(박정민)은 엄마 '정혜'(염정아)가 검정고시 학원비로 준 돈을 '중고 오토바이'를 사는데 모두 써버린다. 시동도 잘 걸리지 않는 '택일'의 오토바이는 친구 '상필'(정해인)의 무게까지 더해지니 '언덕'을 올라가는 것도 버거워한다. 이윽고 불량배들이 오토바이 거울을 깨뜨리자, '택일'은 열을 받으며 '언덕'을 내려간다.

경찰에게 잡힌 '택일'은 이어 '정혜'에게 소환되고, 전직 배구 선수 출신인 '정혜'는 불같은 손맛으로 '택일'을 강타한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택일'은 자신의 인생을 '택일'하고자, 집을 나가 혼자 살아보기로 한 후, '만 원 한 장'을 내밀고 버스에 오른다.

군산에 도착한 '택일'은 도착하자마자 '경주'(최성은)라는 소녀에게 강렬한 펀치를 맞으며 쓰러진다. 정신을 차린 '택일'은 우연히 '장풍반점'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정체불명의 '거석이형'(마동석)을 만난다.

'거석이형'은 풍채도 크고, 단발머리에, 핑크색 맨투맨과 도트무늬 바지를 입었으며, 헤어밴드도 착용한 '러블리'한 스타일의 소유자. '거석이형'은 반항기 넘치는 '택일'의 태도를 좋아하지 못하며, '택일'에게 인생의 참맛을 주먹으로 전해준다.

출처영화 <시동>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NEW

한편, '상필'은 빨리 사회로 나가 돈을 벌고 싶어 하고, '글로벌 파이낸셜'이라는 사채업소의 막내로 취업한다. 그리고 '상필'에게는 거친 세상의 벽이 기다린다.

조금산 작가의 동명 원작 웹툰을 소재로 한 <시동>은 젊은 청년들이 세상에서 부딪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작품이다. '상필'의 오토바이처럼, 모든 청년에게 인생의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순간이 있겠지만, 중간에 가다가 꺼져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세상을 향해 움직이는 모든 시동은 소중하다는 의미를 담은 것.

이는 작품을 연출한 최정열 감독의 첫 장편 영화인 <글로리데이>(2016년)에서도 잘 잡혀 있었다. 스무 살이 된 네 친구의 일상을 벗어난 여행 중에 일어난 사건을 통해, 세상의 벽에 부닥친 청춘들의 성장 서사를 담았기 때문. 물론, <글로리데이>는 퇴행으로 변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더 드러냈다.

다양성 영화에서 상업 영화로 변신했기 때문에, 마냥 영화 <시동>은 '글루미데이'에 가까운 상황으로 연출되지 않았다. 작품의 전체적인 톤은 원작처럼 유쾌하다. 특히 이 영화는 '거석이형'의 캐릭터에 기대는 것이 많다. 관객이 가장 많이 웃는 대목은 '거석이형'의 행동 하나하나였다.

트와이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춘다거나, 우스꽝스러운 표정, 그리고 주먹질. 마동석 역시 올해 그가 보여준 필모그래피 중 가장 완벽한 옷을 입었다.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계보에서 '거석이형'과 가장 유사한 캐릭터라면, <굿바이 싱글>(2016년)의 스타일리스트 '평구'가 있을 텐데, 그보다 더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그렇다고 이 영화는 '거석이형'만을 위한 판은 아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배우가 있었으니, 박정민도, 정해인도, 염정아도 아니었다. 자신의 연기 '시동'을 건 배우 최성은이었다.

'경주'의 스포티한 스타일의 빨간 머리, 그리고 선글라스 뒤에 숨겨진 눈빛, 그리고 노력 끝에 나온 복싱 액션 장면은, 과연 이 영화가 '첫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놀라웠다. 너무나 이른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내년 영화 관련 시상식에서 신인여우상 후보로 만날 가능성이 커 보일 정도였다.

다만, 이 영화는 '거석이형'의 실제 정체가 밝혀지는 중후반부부터 묘하게 다른 작품을 보는 것처럼 변한다. <시동>은 사회에 어떠한 메시지를 주려고 하기보다는, 캐릭터의 설정에 좀 더 집중한 작품이었다. 청소년 가출(로 인한 성범죄 가능성), 악질 고리대금업(으로 인해 빚쟁이가 된 사람들), 갑작스러운 재개발(로 인한 피해자) 등 사회 문제들이 조각처럼 떠돌지만, 그것이 주가 되진 않았다.

그런데 기어 변경 중 시동이 꺼질 수 있는 것처럼, <시동>은 그런 설정을 후반부에 꺼내 놓으면서 극의 탄력을 잃어버렸다. 진지한 작품이 된 덕분에, '정혜'의 코믹한 스파이크 장면은 홀로 튀어 보였다.

2019/12/22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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