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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본 감독은 왜 프랑스 명배우를 캐스팅했나?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La verite, The Truth,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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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손잡아요
글 : 양미르 에디터

*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자연스럽게 그의 차기작은 세계 영화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그는 모국어인 일본어로 연출하지 않으며, 동시에 외국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한 첫 번째 작품으로 돌아왔다. 흔히 '가족'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 왔던 그는 이번에도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긴 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배우의 '연기'에 대한 질문이 좀 더 가득한 작품이었다.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당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를 너무나 쉽게 답했다. 2003년 연기 경험이 없는 아이들로 찍은 작품 <아무도 모른다>를 통해 그는 '연기자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품었다.

출처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표지 및 이하 사진 ⓒ 티캐스트

그 발상은 확장이 되어 '여배우가 주인공인 이야기'가 됐고, 이어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와 '우리가 알만한 큰 배우가 되지 못한 딸'이라는 두 사람의 관계로 설정됐다. 결국, '연기하는 것'을 통해 서먹한 공기가 있던 모녀가 오해를 풀고 화해한다는 소재로 영화는 탄생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야말로 프랑스의 레전드 여성 배우들을 나란히 캐스팅했다. <쉘부르의 우산>(1964년)에서 '쥬느비에브'를, <인도차이나>(1992년)로 생애 첫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대배우 까뜨린느 드뇌브.

그리고 <세 가지 색 : 블루>(1993년)에서 젊은 미망인 '줄리' 역으로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잉글리쉬 페이션트>(1996년)에선 간호사 '한나'를 맡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그리고 <사랑을 카피하다>(2010년)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줄리엣 비노쉬. 우리나라로 따지면 <인어 공주>(2004년) 속 전도연과 고두심의 조화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영화의 국내 제목은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다. 영어 제목인 '진실'(The Truth)이 좀 더 길어진 것인데, 이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초기 각본 작업에서 착안한 것이다. 당시 각본의 제목은 까뜨린느 드뇌브의 본명을 그대로 옮긴 '까뜨린느에 관한 진실'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배우가 연기한 '파비안느'라는 캐릭터 역시, 까뜨린느 드뇌브의 중간 이름에서 따온 것. 영화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타이지만, 동시에 가족에겐 소홀한 인물인 '파비안느'가 회고록을 발매하자, 딸 '뤼미르'(줄리엣 비노쉬)가 파리 집을 찾은 것으로 문을 연다.

'뤼미르'는 어머니와 다르게 배우의 길 대신, 시나리오 작가로 미국에서 활동 중이다. 회고록을 읽던 '뤼미르'는 자신의 기억과 다른 내용이 등장하자, "책에 내용에 진실이 없다"라며 화를 낸다. 급기야 '뤼미르'는 가족에 소홀했던 엄마로 인해 받은 응어리를 풀어 놓으면서 오해와 진실을 파악한다.

'뤼미르'의 남편 '행크'(에단 호크)는 할리우드 TV 배우로, 장모와 아내의 갈등 사이에서 중립적으로 나서며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한다. 한편, '파비안느'는 '내 어머니의 추억'이라는 SF 영화 촬영을 하게 된다. 함께 연기하는 상대 배우는 자신의 동료이자 라이벌이며, 지금은 세상을 떠난 '사라'와 닮은 '마농'(마농 끌라벨)이었다.

'파비안느'는 시간여행을 통해 젊은 시절의 어머니를 만난다는 '내 어머니의 추억'이라는 SF 영화(죽기 전 가장 소중한 기억을 영화로 재현한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초기 작품인 <원더풀 라이프>(1998년)의 설정을 떠올리게 한다)의 촬영 막바지 무렵, 자신이 갖고 있던 큰 응어리들과 불안감을 조금 내려놓는다.

그때만 하더라도, 까칠하면서 자기 과시, 그리고 '스타병'에 걸린 것 같은 모습의 '파비안느'는 자신이 '후배들에게 밀려나는 지는 해'가 되는 것 같아 불안해한다. 오죽하면 첫 인터뷰 장면에서 자신을 이을 배우는 "프랑스엔 없다"라고 말할 정도이니.

하지만 '사라'와 닮은 '마농'의 모습을 보면서, 이내 그러한 감정을 내려놓으며, '제2의 파비안느'라는 말을 '마농'에게 하기까지 한다. 그런 내려놓음은 자연스럽게 딸과의 갈등 해결에서도 큰 역할을 해준다. 다시 "연기자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작품을 시작했던 출발점으로 돌아가보자. 우리는 배우의 모습을 제대로 알 수 없다.

그 배우가 그 캐릭터에 맞게 연기를 하는 것이지, 배우의 사생활에 대해서 아는 게 얼마나 있겠는가. 배우의 SNS에서 보이는 시선들이 모두 '진실'된 것일까? 그들이 진실된 삶은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요근래 사회적 분위기와 묘한 겹쳐짐이 보인 영화였다.

2019/12/07 CGV 영등포
- 키노라이츠 지수 92.31% (12월 7일 현재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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