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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보다 '좋았는데' VS '별로였는데'

조회수 2019. 12. 1.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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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겨울왕국 2> (Frozen 2,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겨울왕국 2> 표지 및 이하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영화 <겨울왕국 2>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겨울왕국>(2013년)이 등장하기 전까지,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2000년대 초중반부터 '침체기'를 걸었다. <슈렉>(2001년)을 중심으로 한 옆 동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과 같은 자회사로 묘한 경쟁 중인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성장한 것도 있겠지만, 작품성이 떨어지는 작품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온 것도 이 시기였다.

그러나 <라푼젤>(2010년)과 <주먹왕 랄프>(2012년)를 필두로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조금씩 1990년대 황금기를 되찾아갔고, <겨울왕국>을 통해 '디즈니 르네상스'의 부활(팬들은 보통 현재 이 시기를 '디즈니 리바이벌'이라 칭하고 있다)을 알렸다.

<겨울왕국>은 전 세계 12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역대 디즈니 애니메이션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으며, 한국에서도 첫 애니메이션 천만영화로 기록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아카데미 주제가상 수상곡인 'Let It Go'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따라부르는 신드롬을 만들어냈었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왕국 2>의 등장은 초유의 관심사였고, 그 결과는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년)이 보유한 역대 일일 최다 관객과 천 명도 차이 나지 않는 166만 관객 동원으로 이어졌다. 1편의 1,029만 관객 동원 기록을 갈아치울지에 여부와 상관없이 팬들 사이에서는 1편과 2편 중 어느 영화가 더 좋은지에 대한 설왕설래를 이어갔다.

둘 다 별로라는 관객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1편이 더 좋았다는 이유, 그리고 2편이 더 좋았다는 이유를 분석해봤다. 1편이 더 좋다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노래'에 있을지 모르겠다.

먼저, 주제가 비교부터 이야기하자면, 'Into the Unknown' 보다 'Let It Go'가 '엘사'라는 여왕이지만 타인으로부터는 경계의 대상인 '소수자'라는 시각으로 볼 때, 자신의 모든 면을 받아들이는 '자유로움'을 택한다는 주제 의식이 탁월했다는 것이다. 또한, '엘사'를 맡았던 이디나 멘젤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약 6년이라는 세월 때문에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겠지만.
그 밖에도 서브 타이틀 곡들이 1편이 더 훌륭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안나'(크리스틴 벨 목소리)와 '엘사'의 성장기를 함께 했던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이나, 대관식 직전 들뜬 '안나'와 불안감에 휩싸인 '엘사'의 분위기를 대변한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 듀엣곡으로 사랑받은 'Love Is an Open Door', '올라프'(조시 게드 목소리)의 싱글곡인 'In Summer' 등이 훨씬 좋았고, 2편의 노래는 1편의 성공에서 나온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는 것.

물론, 2편에서도 좋은 노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면, 1970~80년대 아티스트들에 대한 오마주(퀸의 'Bohemian Rhapsody'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이 '크리스토프'와 '순록'으로 대체된다)나, 웨스트라이프나 백스트리트 보이즈가 사랑받은 1990년대~2000년대 초반 아티스트들에 대한 오마주로 가득한 'Lost in the Woods'가 있다.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뮤직비디오의 형식으로 전개된 노래로, '크리스토프'(조나단 그로프 목소리)의 제대로 된 솔로 곡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엘사'의 'Show Yourself'나, '안나'의 'The Next Right Thing'도 좋은 노래이지만, 전체적으로 1편보다 노래들의 임팩트가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2편이 더 훌륭하다는 주장은 무엇일까? 전체적인 '세계관의 규모를 확장'하면서, 동시에 전편에서 뿌려놓은 '떡밥을 정리'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영화는 1편과 2편을 '하나의 영화'로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의 첫 작품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년)가 첫 번째 <스타워즈> 작품인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1977년)의 스토리 라인을 답습했다는 지적, 혹은 첫 번째 작품의 흥행과 명성에 기대어 나온 영화(국내에선 대표적으로 <타짜: 신의 손>(2014년)이 있다)도 있겠지만, 다행히 <겨울왕국>은 최대한 전작의 흐름과 겹치지 않는 속편의 포지션에 있다.

여기서 말하는 떡밥이라면, '엘사'가 지녔던 '힘'은 어디서 왔는가, 그리고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관은 북유럽 지역의 원주민 '사미족'에서 따온 '정령의 땅' 속 '노덜드라족'이다. 제작진은 '사미족' 조사 과정에서, 댐 건설로 수몰 지역이 생겨 노르웨이 정부와 갈등이 생겼다는 것을 인식했고, 이에 착안해 댐 장면을 연출했다.

이는 과거 <포카혼타스>(1995년)에서 백인들의 침략과 차별적 태도를 덮고자,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사랑을 소재로 한 것에 대한 지적을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 "차별에 대한 역사를 기억해야만 공존할 수 있다"라는 의미가 숨겨져 있는 것.
직접적으로 '사죄의 표현'을 말로 하진 않았지만, '안나'가 '아렌델'이 수몰될 것을 알고서도 과오를 바로 잡기 위해 댐을 파괴하는 장면이나, '엘사' 역시 '아렌델'의 통치 지위를 '안나'에게 물려주면서 자신은 정령으로 남아 숲의 보호자가 된다는 장면은 "협약서와 같은 글이나, 사죄의 말보다는 몸으로 직접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이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기 때문에, 대단한 반전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작품이 '노키드관 지지 세대' 보다는 '가족이 있는 어린 세대'를 대상으로 포커스를 맞춘 점에서, 교육적 의미로 풀어볼 여지는 충분하다.

'하나의 영화'로 완성됐다는 표현은 자연스럽게 '엘사'와 '안나'가 자신을 찾아가는 서사가 끝이 났다는 표현으로 언급할 수 있겠다. 또한, 이는 '사랑'이라는 물질적으로 보이지 않는 감정에 대한 서사이기도 하다.

1편에서 '안나'의 다름이 자연스럽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한 '가족'이 되는 서사로 마무리됐다면, 2편에서도 결국 성인기가 되면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두 사람이 독립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하지만 '가족'이기에 두 사람이 '이별'하는 것이 아님을 편지로 암시한다.

2019/11/18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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