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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사람은 '킥킥'하는데, 나는 왜 못 웃었지?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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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부릉
글 : 양미르 에디터

*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반 상영관에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봤을 때, 세 반응을 느꼈다. 영화 내내 "킥킥" 하는 콧소리로 웃는 관객, 아니면 끝나기 직전 일어난 '유혈 낭자' 장면에 눈을 뜬 관객. 그것도 아니면 왜 옆에서 "킥킥"하는데 나는 웃지 못할까 생각하는 관객.

2시간 40분이라는 긴 상영 시간 때문에 나온 반응인지도 모르겠지만, '사전 지식'이 없는 관객에겐 '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놓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유년 시절을 돌아보며, 자신을 '영화인의 길'로 인도하게 해준 그 시대에 대한 헌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그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더라도(아직도!?), <킬 빌>(2003년)에서 결전을 앞둔 '블랙 맘바'(우마 서먼)의 처절한 검술 장면과 <무릎팍도사>, <무한도전>에서 꾸준히 나온 음악은 알 것이다.

'B급 영화를 예술의 경지로 올린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에게, 많이 나오는 의견은 "피가 쏟아지는 장면들이 많음에도, 그걸 웃으면서 볼 수 있게 연출한 인물"이다. 대중에게 그런 이야기를 받은 감독치고, 막판 '클라이막스' 장면을 제외하고는 '평범하다'라는 인식을 받을 수 있으며, 그것 때문에 일부 관객은 '졸음' 상태가 됐을 순 있겠다.

하지만 그가 단순히 'B급 장르'에만 탁월한 연출을 선보였다면, '예술의 경지로 올렸다'라는 평은 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영화에도 그의 장기인 맛깔나는 대사, 상황 설정에 맞는 뛰어난 편집과 구성 기획, 그리고 영화에 대한 자신의 철학은 계속해서 유지됐다.

만약 "킥킥" 소리를 내면서 영화를 본 관객이 근처에 있었다면, 그런 쿠엔틴 타란티노의 매력에 푹 빠진 관객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관람평이 많으며, '진입 장벽'이 역대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 중 가장 높아 보이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먼저, 이 영화는 2010년대 영화가 아니라, 그 시대의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거의 완벽한' 과거 회상에 성공한다. 1940년대 후반~1950년대 초반 TV의 보급으로, '잠시 주춤'하던 영화 산업을 새롭게 꾸려나가려고 한 1960년대의 할리우드를 담아낸 것.

그 시기는 주인공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이 활약했던 서부극이 조금씩 몰락하고 있던 때였다. '스턴트'까지 동원하며 멋지게 악인을 제압하는 내용의 '선과 악'이 분명한 서부극이 관객의 인기를 잃어가고, 대신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지에서 '반 영웅적인 주인공'과 '선과 악'이 분명하지 않은 서부극 '스파게티 웨스턴'을 만들었다.

대표적인 감독이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석양의 무법자>(1965년)와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년)를 연출한 세르지오 레오네였다. 또한, '릭 달튼'이 이탈리아로 넘어가 찍은 가상영화 '네브레스카 짐'의 감독인, 세르지오 코르부치도 <장고>(1966년)를 연출한 대표적인 '스파게티 웨스턴' 감독이었다.

당시 할리우드 영화뿐 아니라, '스파게티 웨스턴'에도 관심을 보였던 '어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이후 <장고:분노의 추적자>(2012년)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연출한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릭 달튼'과 그의 스턴트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가 펼치는 '일상적인 순간'들이 한 편의 모험처럼 보인 것은 이러한 '스파게티 웨스턴'을 존경한 쿠엔틴 타란티노의 공이 컸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배우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리기 위한 '서브 스토리'로 막을 내린다.

샤론 테이트는 <인형의 계곡>(1967년)을 통해 골든글로브 신인여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전도유망한 할리우드 스타였다. 영화에 등장한 <렉킹 크류>(1969년)를 위해서 샤론 테이트는 이소룡에게 무술 지도를 받을 정도로, 1970년대를 이끌 할리우드 스타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박쥐성의 무도회>(1967년)에 출연할 때 만난 로만 폴란스키 감독과 결혼하며, 가정을 꾸려 '사랑과 일'을 모두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임신 중 '히피 문화'를 악용한 범죄집단 '맨슨 패밀리'의 일원 4명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촬영 나간 사이 샤론 테이트와 집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을 죽인 것. 심지어 샤론 테이트가 "뱃속의 아기라도 살려달라"라고 빌 때, '맨슨 패밀리'의 추종자 중 한 명은 그 말을 무시하며 잔혹하게 샤론 테이트를 살해했다.

이 지점에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총동원하며, 영화가 할 수 있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친다. 마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년)로 나치를 박살 낸 가상의 장면을 보여준 것처럼(이번 영화에도 그 장면을 오마주한 대목이 등장한다).

그래서 이 대목을 심각하게 보는 사람들 주변엔 '통쾌하게' 해당 장면을 본 관객도 볼 수 있었다. 칸영화제의 독립체상으로, 초청작 중 가장 뛰어난 연기를 펼친 견공에게 주는 '개종려상'을 받은 핏불, '브랜디'(사유리)의 활약도 대단했다.

그런데도 이 영화는 한 논란을 만들었다. 첫 번째는 '이소룡'(마이크 모)을 비하하는 듯한 장면이었다. '클리프 부스'가 '이소룡'의 거만한 태도의 발언에 짜증을 내, 결투를 받아들이는 대목으로, 원래는 3합에 걸쳐 두 사람이 싸울 때, '클리프 부스'가 '이소룡'을 마지막에 완전히 압도해 이겨버린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소룡을 우상으로 생각하는 브래드 피트와 담당 스턴트 코디네이터가 반대한 끝에, 현재 영화처럼 표현이 된 것.

이에 이소룡의 딸인 섀넌 리는 "아버지를 오만한 싸움꾼으로 희화했다. 아버지의 생전에도 그랬지만, 백인 중심의 할리우드가 그를 다시 조롱해서는 안 된다"라고 현지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이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제로 이소룡은 오만한 사람이었다. 무하마드 알리를 때려눕힐 수 있다는 발언도 그의 아내, 린다 리의 자서전을 통해 볼 수 있다"라고 응수했다. 이 논란은 양측의 '설전' 단계에서 끝났지만, '관객'은 이 발언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해석이 다양한 영화인 만큼, 이 대목도 궁금해진다.

한편, 천신만고 끝에 아카데미 트로피를 들어 올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노예 12년>(2013년)의 제작자로 아카데미 작품상 트로피를 받은 브래드 피트라니,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궁합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야말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다름이 없었겠다.

자신의 유년 시절에 바치는 헌사로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포함 3관왕을 기록했던 <로마>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처럼, 자신만의 <로마>를 만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두 배우는 과연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어떤 후보에 이름을 올릴까?

2019/09/28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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