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다큐를 보는데, 왜 호날두가 생각났을까요?

조회수 2019. 8. 13. 18: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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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브링 더 소울 : 무비> (BRING THE SOUL : THE MOVIE,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브링 더 소울 : 더 무비> 표지 및 이하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방탄소년단(BTS)의 세 번째 영화가 나왔다. 첫 번째 작품인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는 지난해 개봉해 한국 음악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인 31만 관객을 불러 모았고, 전 세계 2,034만 달러(미국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10위 진입)를 벌어들이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리고 지난 설에 개봉한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도 34만 관객이 찾으며(미국 350만 달러 수입 기록), '공연실황' 부문에서 최고 기록을 보여줬다. 그리고 세 번째 영화 <브링 더 소울 : 더 무비>는 음악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 오프닝 관람 기록(109,734명)을 세웠다. 그리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전 세계 110개 국가 및 지역에 동시 개봉되어 사랑을 받았다.

이런 흥행은 흡사 '비틀즈'의 1960년대 영화 행보를 보는듯하다. 비틀즈는 코미디 영화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1964년)를 기점으로, <헬프!>(1965년), <매지컬 미스테리 투어>(1967년), <노란 잠수함>(1968년), <렛 잇 비>(1970년) 등의 장편 영화에 출연하며 팬들의 사랑을 극장으로 옮겼었다.

특히 <렛 잇 비>로 비틀즈는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기도 했다(물론, 밴드 해체 후 시점에 열린 시상식이어서, '퀸시 존스'가 대리수상했다). 비틀즈 영화들과 BTS 영화들의 차이가 있다면, 극영화가 아닌, 투어 기간 중 일어나는 멤버들의 소소한 모습과 그들의 열정과 아픔을 다루는 시선일 것이다.
<브링 더 소울 : 더 무비>는 2018년 8월 25일과 26일 서울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시작되어, 그해 10월 20일 프랑스 파리 아코르호텔스 아레나에서 열린 '러브 유어셀프' 월드 투어의 여정을 다룬 작품이다.(이후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 지역 투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번 다큐멘터리에는 지난해 처음 등장한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내레이션이 나오지 않았다. '신파 톤의 과장된 음악' 없이 담백한 구성은 인상적이었으나, 내레이션의 뜬금없는 사용으로 멤버들의 진솔한 모습이 오히려 줄어든 역효과를 냈던 것.

그래서 이번 작품은 파리 투어가 끝나고, 루프탑에서 멤버들이 뒤풀이 식사를 하는 장면으로 출발한다. 흔히 "다큐멘터리가 영화가 될 수 있냐?"는 안타까운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작품은 영리하게 영화의 이야기 구조인 '플롯'을 명료하게 담아낸다.

흔히 영화의 초반 10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 작품은 투어 여정의 출발점인 잠실 콘서트를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공연이 끝난 후 자신의 실수를 질책하면서 눈물을 보이는 멤버의 모습을 통해, 팬들을 향한 '프로 정신'이 무엇인지를 '내레이션과 슬픈 음악 사용'이 아니라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영화는 이렇게 무대를 준비하고, 무대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멤버들의 진솔한 모습과 함께 노래도 따라부를 수 있을 정도의 공연 실황 장면을 적절히 배치하면서,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보다 깔끔한 구성을 담아냈다.

'아미'들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주기 위한 멤버들의 모습은 <브링 더 소울 : 더 무비>의 '주제' 그 자체였다. 바쁜 일정으로 인해 '크리스마스'는 그들에게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남들이 할 수 있는 소소한 일상 자체도 그들에겐 '경호원'과 같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상황. 그런 고충 속에서도 BTS 멤버들은 최선을 다한다.

자연스럽게 영화는 전 세계 아미들이 왜 BTS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인터뷰를 통해 알려준다. 영화의 중반부인 '전개'에 해당할 무렵, 이런 인터뷰가 등장한다.

미국의 한 팬은 "단지 엄마이자, 아내가 아닌, 나의 정체성을 알아갈 수 있게 도와준 것이 'BTS'다"라고 언급했고, 다른 팬은 "삶의 의욕이 없어졌을 때 알게 된 'BTS'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줬다"라고. 그렇게 BTS 멤버들과 '아미'가 공연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영화는 충실히 담아냈다.
한편, 이번 다큐멘터리에는 소설 시나리오 구성 요소에 필수 단계 중 하나인, '위기'가 등장한다. 북미 투어를 마치고, 첫 유럽 투어의 일정인 영국 런던 'O2 아레나' 공연 전 '정국'의 발꿈치가 찢어진 것. '아미'라면 이 사고를 다 알고는 있었겠지만, '머글' 관객이라면 극적인 긴장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정국은 의료진 치료 끝에 무대 퍼포먼스 대신 의자에 앉아 공연을 소화해야 했다. '뷔'도 파리 공연을 앞두고 걸린 감기 때문에 제대로 공연을 소화하지 못하며, 팬들에게 제대로 된 무대를 선보이지 않았다는 자책감에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만다. 이 장면은 '아미'가 아닌, '머글' 관객이라 할지라도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갑작스레 이런 대목들을 지켜보니, '아시아 투어'의 일정 마무리로, 한국을 찾은 유벤투스의 '호날두'가 떠올랐다. 직접 경기장에서 그를 향한 함성과 야유, 그리고 "메시"라는 외침으로 이어진 순간이 뇌리에 스쳐 지나간 것은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프로다"라고 외치는 멤버들의 공연 전 구호부터, 각종 '부상' 속에서도 끝까지 팬들을 위해 미소를 잃지 않았던 모습, 비록 힘든 상황일지라도 '팬 서비스'를 잃지 않는 '프로 정신' 충만한 BTS의 모습, 단 한 명의 팬이라 할지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모습 등은 진정한 '월드 클래스'의 자세가 무엇인지, 그리고 "문화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 새삼 깨닫게 해준다.

2019/08/07 CGV 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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