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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애니도 수출 규제 중?

조회수 2019. 8. 5. 19: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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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 (Detective Conan: The Fist of Blue Sapphire,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 표지 및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5년 연속 최소 30만 이상의 관객을 뽑았던 극장판 <명탐정 코난>의 흥행이 심상치 않다. 일본에서야 지난 4월 12일 개봉해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의 기록을 세운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따돌리고 3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이었지만, 한국에서는 개봉 2주차 주말을 앞두고 21만 관객(8월 5일 기준)이 관람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방학 극장가에서 뺄 수 없는 고정 관객층을 불러모으는 작품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약 절반 정도의 관객이 준 것. 덕분에 극장 상영 회차도 2주차 주말엔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줄어들었다.

극장판 사상 최초로 일본이 아닌 해외 무대인 싱가포르를 선택한 <감청의 권>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세기 말 해적선과 함께 싱가포르 인근 바다에 가라앉은 전설의 보물인 블루 사파이어 '감청의 권'이 발견된다. 이를 훔치기 위해 싱가포르에 입성한 '괴도 키드'는 위기에 처하자, 여권이 없어서 싱가포르로 갈 수 없는 '에도가와 코난'을 마법 같은 술수로 데려간다.

한편, 싱가포르에서는 400전 무패의 '가라테' 선수 '교고쿠 마코토'가 참석하는 대회가 개최되고, 그의 여자친구 '스즈키 소노코'와 단짝 친구 '모리 란'이 함께 일본에서 날아온다. 그리고 이들은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고 만다.
평소 같았으면, 극장판에서 처음 등장한 '교코쿠 마코토'의 활약과 '쿠도 신이치'로 변신한 '괴도 키드'. 그리고 그로 인해 '신이치'와 공식 커플로 인정받은 '모리 란'의 사랑 이야기가 왁자지껄하게 오고갈 것 같았지만, 분위기는 예전만큼은 아니었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정치적 마찰이 심해지면서 나온 결과라는 일차적인 원인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극장판은 더빙 상영이 이뤄지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홍범기 성우가 지난 6월 개인 유튜브 방송 중 채팅으로 "일본 제작사에서 '로컬라이징'을 갑자기 태클을 걸어서, 더빙판 개봉이 불가능하게 됐다"라고 밝힌 터라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져갈 수밖에 없었다.

'현지화'를 뜻하는 '로컬라이징'은 1998년 만화를 시작으로 한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이뤄지기 전까지 지상파 TV에서 방영된 모든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기본적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만화에서 왜색이 짙은 장면은 모조리 삭제됐고, '기모노'를 입어도 '한복'을 입었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도쿄'를 '서울'로 바꿔 표기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이름까지 모두 '한국식'으로 개명됐었다.
물론 지상파 TV에서는 대중문화 개방이 이뤄진 후에도, 국민 정서상 '로컬라이징'이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2000년 KBS에서 방영을 시작한 <명탐정 코난>은 투니버스로 바통을 넘긴 현재까지도 '로컬라이징'을 기본으로 하면서, 일부 에피소드나 극장판은 어쩔 수 없이 '로컬라이징' 없이 더빙하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만약 케이블에서 방영을 시작했더라면, <명탐정 코난>은 애초에 15세 등급을 받고 <이누야샤>처럼 '로컬라이징'을 최소화해 방송했을 것이다.

다시 돌아가, 지금까지 이런 '로컬라이징'에 대한 거부 반응이 없었던 일본 제작사 측에서 "갑자기 태클을 걸었다". 그리고 최근 이용신 성우가 자신의 유튜브 댓글을 통해 "일본 이름으로 바꿔서 IPTV로 나올 것 같다"라는 말을 한 것을 유추해보면,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대충 짐작이 가는 것도 있어 보이는 지점이 있긴 하다.
(일부 팬들은 '교코쿠 마코토'(한국명 '오경구')가 '가라테' 선수인데, '태권도'로 로컬라이징 되어 방영된 이력을 떠올리기도 한다. 가라테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 한정되어 정식 종목이 됐다.)

그래서일까? 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번 극장판을 극장에서 보겠다"라고 말하는 반응보다는, "다음 극장판의 더빙을 온전히 볼 수 있어야 한다"라며 관람을 자제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게다가 TV 시리즈와의 차이를 주기 위해서인지, 추리나 스토리 라인의 구성보다는 액션과 판타지 장르로 극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이번에도 등장했다.

전성기를 달렸던 초기 극장판보다 퀄리티가 높지 않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작용했다. 이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명탐정 코난> 극장판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까? 아니, 과연 우리말 더빙 개봉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

2018/07/25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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