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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 장애인은 어떻게 풍자만화가가 됐나?

조회수 2019. 7. 29. 10: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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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돈 워리> (Don't Worry, He Won't Get Far on Foot,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감정이나 풍경과 같은 롱테이크를 잘 전달한다"는 구스 반 산트 감독은 대중들에겐 <굿 윌 헌팅>(1997년)으로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맷 데이먼과 로빈 윌리엄스, 그리고 벤 애플렉의 열연(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맷 데이먼과 벤 에플렉은 각본상을, 로빈 윌리엄스는 남우조연상을 받았다)이 함께 했기에 더욱더 값진 영화였고, <돈 워리>는 <굿 윌 헌팅>의 촬영 시기부터 기획된 작품이었다.

교통사고로 인해 전신 마비가 되어 알코올 중독에 빠져버린 실존 카투니스트 '존 캘러핸'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전기 영화화 판권을 로빈 윌리엄스가 사들인 후, 구스 반 산트 감독에게 연출을 제안했던 것.

1980년대 존 캘러핸과 같은 시기, 같은 동네에 살던 것을 떠올린 구스 반 산트 감독은 자연스럽게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여러 버전의 각본을 써 내려갔다.

그러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엘리펀트>(2003년), 미국 최초 선출직 성 소수자 공직자인 '하비 밀크'의 삶을 다룬 <밀크>(2008년, 숀 펜이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든 그에게 <돈 워리>를 맡을 시간적 여유는 없어 보였다. 설상가상 2014년 주연으로 내정된 로빈 윌리엄스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영화의 진행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로빈 윌리엄스의 뜻을 이어가고 싶어 했던 구스 반 산트 감독은, 호아킨 피닉스를 캐스팅하면서 그 제작의 길을 열게 됐다.

호아킨 피닉스가 어떤 배우인가? 아카데미 시상식 상복만 없을 뿐이지,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너는 거기에 없었다>(2017년))을 포함해, <글래디에이터>(2000년), <마스터>(2012년), <그녀>(2013년) 등에서 다양한 얼굴과 그에 따른 탁월한 연기를 보여준 인물이었다.

심지어 그의 차기작인 <조커>(2019년)가 '코믹북 원작' 영화로는 드물게,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연기는 어떤 작품에서도 완벽히 녹아든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돈 워리>의 가장 큰 포인트는 단연 '존'의 장애와 알코올 중독의 극복 과정이었다. 영화는 서두에 언급한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장기, '롱테이크'로 출발한다. 연속된 클로즈업과 함께 등장하는 알코올 중독 환자 모임의 말들은 이 영화가 어떻게 존 캘러핸이 '세상에서 인정받는 인물'이 됐는지를 점층적으로 소개해준다.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한 '존 캘러핸'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스스로를 용서하라"며 치유할 수 있게 해준 '도니'(조나 힐)를 통해 변화한다. 결국, 자신을 버린 어머니와 교통사고를 일으켜 자신을 사지 마비로 만든 '덱스터'(잭 블랙), 그리고 알코올 중독으로 인생을 낭비한 자신까지 모두 용서한 '존'은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호아킨 피닉스는 '존 캘러핸'이 어떻게 자신의 한계를 딛고, 풍자만화가로 성장했는지를 완벽하게 묘사했다. 실재 인물의 몸짓과 말투 터득은 기본이며, 자서전을 계속해서 읽어가고, 감독이 직접 찍은 존 캘러핸 인터뷰 영상,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보면서 철저히 '존 캘러핸'을 연구했다.
예를 들어, 휠체어에서 떨어진 '존'을 위해 보드를 탄 소년들이 도움을 줄 때, 호아킨 피닉스는 팔로 바닥을 짚지 않기 위해서 여러 차례 반복 촬영을 진행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한편, 영화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약혼을 선언한 호아킨 피닉스와 루니 마라의 로맨틱한 케미도 볼 수 있게 됐다. <그녀>에 이어서 함께 출연하는 작품이 된 것인데, 루니 마라는 '존'의 연인이면서, 든든한 지원자, '아누'로 등장한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은 호아킨 피닉스의 '캐스팅 추천'에 바로 승낙을 했다고. 덕분에 '존'이 '아누'와 함께 휠체어를 타는 장면은 묘하게 빛나는 대목이었다.

2019/07/22 씨네큐브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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