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원 나온 약물중독자 아들을 경계한 엄마

조회수 2019. 5. 24.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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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벤 이즈 백> (Ben is Back,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벤 이즈 백>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팝엔터테인먼트
'벤'(루카스 헤지스)은 어릴 때 사고로 치료로 받던 중, 마약 성분이 함유된 진통제를 과다 복용해 약물 중독자가 된다. 재활원에서 가족과 떨어져 치료를 받던 '벤'은 크리스마스이브에 갑작스럽게 가족을 찾아오면서, 그들에게 불안과 동시에 혼란을 준다. '벤'의 엄마, '홀리'(줄리아 로버츠)는 '벤'이 반가우면서도 동시에 위험한 상황이 생길 것에 두려워하며 경계한다.

마약 등으로 인한 약물중독 문제는 영화가 나온 미국은 물론이며, 한국에서도 최근 일련의 사건들이 보도됨에 따라 사회적 경각심의 대상이 됐다.

오죽하면 '칸 영화제' 공식 데일리에서도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클리닝이 필요하다"라는 리포트가 나왔겠는가? 본론으로 들어가, 흔히 마약을 영화의 소재로 한다면, 마약 유통 범죄 조직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경찰의 물고 물리는 싸움이나, 한 주인공이 마약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등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벤 이즈 백>은 단순히 필로폰, 코카인, 대마초 등을 복용하는 경우가 아닌, 미국 내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를 과다 복용한 인물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미국에서는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근 2년 사이에 2배 이상 폭증하면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소재를 사용하면서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인물은 피터 헤지스 감독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 알코올 중독인 어머니가 재활원에 있던 경험을 바탕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재활을 다룬 이야기를 소설로 써 내려갔다. 그 대표 작품이 발달 장애가 있는 '어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그를 돌보는 형 '길버트'(조니 뎁)의 이야기를 보여준 <길버트 그레이프>(1993년)였다.

소설의 원작자에서 직접 각본을 집필하게 되며, 본격적인 영화의 길을 걷게 된 그는 다양한 문제가 있는 가족들과 그들만의 생활 방식을 담아내는 스토리텔링의 작품을 직접 연출해왔다.
<벤 이즈 백>은 그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했는데, 그는 "약물 중독에 대한 단순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보다, 어떻게 선의를 가진 사람들이 통제할 수 없는 조건 아래, 불완전하게 상황에 대처하는지를 바라보는 미묘한 시선을 목표로 했다"라고 밝혔다.

'크리스마스'라는 '사랑'의 의미를 담은 명절을 전후로 한 것 역시 이와 유사한 맥락이다. 어린 시절부터 '벤'을 따른 여동생 '아이비'(캐서린 뉴튼)는 약물 중독 이후 오빠에게는 모든 희망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속마음 만큼은 변치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나 홀로 집에>(1990년) 등 여러 작품에서 나오는 단골 캐롤인 '오 홀리 나이트'를 교회 예배에서 부르는 '아이비'의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배우 개그 소재인데, <쓰리 빌보드>(2017년)에서도 두 배우는 남매로 출연했었다.)
<벤 이즈 백>을 이야기할 때는 당연히 루카스 헤지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할리우드 20대 배우로 꾸준한 행보를 걷고 있는 그는, 2017년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신인상을 받았고,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었다.

그리고 <레이디 버드>(2018년), <보이 이레이즈드>(2018년), <미드 90>(2018년) 등 미국 독립영화의 현재를 대표하는 작품에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기까지 했다.

그가 <벤 이즈 백>에서 약물 중독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함 등을 생생하게 표현한 것은 단연 아버지이자 작품의 감독인 피터 헤지스 덕분이었을 것이다. 아버지가 연출하고 아들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사례는 '흔한 일'은 아닌데, 사실 그는 작품을 쓰면서 아들을 캐스팅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어머니 '홀리'를 맡은 줄리아 로버츠가 <맨체스터 바이 더 씨>를 관람하고 난 후, 루카스 헤지스를 꼭 출연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덕분에, 피터 헤지스 감독은 캐스팅을 확정짓게 됐다.

자연스레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수상자(<에린 브로코비치>(2000년))이자, 어느덧 30년이 넘는 연기 인생을 보낸 줄리아 로버츠에 대한 헌사로 이어질 것 같다. 로맨틱 코미디, 액션, 스릴러 등 여러 장르에서 매력을 뽐낸 줄리아 로버츠는 전작인 <원더>(2017년) 속 어머니 '이자벨'처럼, 강인한 모성애 연기를 다시 한번 선보였다.

물론, 아들과 24시간을 함께 하는 동안 '홀리'는 사랑과 불안, 두려움과 분노 등 여러 감정을 드러냈는데, 줄리아 로버츠는 이를 본인이 지닌 내공으로 훌륭히 소화한다.

2019/05/18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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