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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담배 배운 13살 소년의 성장 이야기

조회수 2019. 5. 10.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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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미드 90> (Mid90s, 2018) /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
글 : 양미르 에디터
인구통계학자들은 흔히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세대(각 학자의 이론마다 구분하는 연대가 차이가 있지만, 공통으로 포함되는 구간이다)를 '밀레니얼 세대'라 칭한다.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와 '386 세대'의 자식 세대인 이들은 '밀레니엄'(2000년) 이후 대학에 진학했고, 동시에 자신의 위주로 생각과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현재 20대 중후반과 30대 중후반이 된 '밀레니얼 세대'는 어느덧 현실에 만족하는 삶을 살거나, 자기표현 욕구가 강함에도 이를 절제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런 세대들에게 1990년대 중반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가 찾아온다.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 페스트' 섹션에 초청되어 '아시아 최초 상영'된 영화 <미드 90>은 국내에서 올여름에 개봉 예정인 'A24' 제작사의 신작이다.
미국 독립영화계에 떠오르는 '신흥 강자'인 'A24'는 2012년 설립 이후 어느덧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5개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그중 <룸>(여우주연상/2015년), <에이미>(장편다큐멘터리작품상/2015년), <엑스 마키나>(시각효과상/2015년), <문라이트>(작품상, 남우조연상, 각색상/2016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미드 90> 역시 토론토 영화제 상영 등을 통해 강력한 후보군 중 하나로 지목됐으나, 최종적인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후보 지명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 작품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미드 90>은 당시 '밀레니얼 세대'를 보낸 소년이 성장하는 과정을 다양한 주인공 '스티비'(서니 설직)의 상황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 수작이다.

'스티비'는 돈을 벌어야 하는 어머니 '데브니'(캐서린 워터스턴)와는 저녁 식사 시간에나 볼 수 있으며, 형 '이안'(루카스 헤지스)과는 사이가 좋지 않아, 사실상 외톨이인 13세 소년이다. 그가 다양한 인종으로 섞인 한 무리의 아이들을 만나게 되고, '어른처럼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는' 아이들 틈에 함께 하면서 '희노애락'을 경험하게 된다는 내용이 작품의 주요 줄거리다.
1990년대의 시대상을 작품은 잘 녹여냈는데, 당시 유행한 '휴대용 CD 플레이어'는 물론이며, 당시만 해도 선구적이었던 '16비트 게임용 패드', 현재까지도 방영 중인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 시리즈의 장남 '바트 심슨'이 타면서 더 유행을 폭발시켰던 '스케이트 보드' 등이 그러했다.

특히 '스케이트 보드'는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구로, 거리의 아이들은 '스케이트 보드'를 통해 일종의 해방감을 보여주고자 했다.

놀랍게도 이 영화는 코미디 배우로 더 알려진 조나 힐 감독의 첫 번째 연출 작품이다. 물론, 단순히 B급 코미디 영화 뿐 아니라 <머니볼>(2011년)과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3년)를 통해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긴 하지만, 배우의 영역이 아닌, 직접 쓴 각본으로 연출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에는 틀림 없다.

조나 힐 감독은 단순히 선과 악으로 캐릭터를 구분 짓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형 '이안'으로, 비록 동생을 상대로 각종 폭력 행위를 보여주나, 그 안에 상처가 있는 캐릭터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스티비'의 친구들 중 리더라 할 수 있는 '레이'(나-켈 스미스) 역시 엄마 '데브니' 입장에서는 '스티비'가 술과 담배 등을 하게 만든 '나쁜 아이'겠지만, 새로운 보드를 선물해주거나, 인생에 대한 조언들을 전해주는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한편, 이 작품에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캐릭터는 단연 올해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신인상 후보에 올랐던 서니 설직이었다. 이미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킬링 디어>(2017년)에서 아들 '밥 머피'를 연기하며 소름 끼치는 모습을 보여준 그는 마치 중견 배우라 해도 믿을 만큼 완성도 있는 표정, 대사 연기를 선보인다.

또한, 차세대 할리우드를 이끌 라이징 스타로, <맨체스터 바이 더 씨>(2016년)를 통해 첫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후보가 됐던 루카스 헤지스 역시 '이안'을 통해 또 다른 잠재력을 보여줬다.

2019/05/05 전주 돔
- 20th 전주국제영화제(JIFF) 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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