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톱 입은 여성'만 서빙하는 스포츠 바의 하루는?

조회수 2019. 5. 9.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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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서포트 더 걸즈> (그녀들을 도와줘/Support the Girls, 2018) /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
글 : 양미르 에디터
'탱크톱'과 '핫팬츠'를 입은 여성들만이 음식을 서빙하는, 남성들을 위한 스포츠 바 '더블 웨미'의 매니저 '리사 콘로이'(레지나 홀)는 차 안에서 남몰래 눈물을 흘리지만, 이내 그 눈물을 닦고 출근한다.

회사 규정에 따른 '웨이트리스'를 뽑는 날, '리사'는 중요한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 날임을 알고, 아직 뽑히지 않은 이들에게도 같이 일할 수 있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한다. 천장에는 '도둑'이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에어컨'은 고장 났고, 제일 중요한 경기를 볼 수 있는 '케이블 TV'가 수신이 되지 않는 상황.

하나하나 문제를 마치 숙제를 처리하듯이 해결을 했지만, 사장은 문제 하나를 꼬투리 삼아 '리사'를 해고한다. 이에 지금까지 직원들을 위해 고생한 '리사'를 위해, 직원들은 단합하고, '리사'와 직원들이 씩씩하게 소리를 내지른다는 내용이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섹션으로 초청 상영된 <서포트 더 걸즈>(수입사가 보낸 보도자료 영화명 및 원제)의 줄거리다.
<그녀들을 도와줘>라는 이름으로 전주에서 상영된 이 작품을 연출한 앤드류 부잘스키 감독은 인디 영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2013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과학이나 기술을 분야로 한 영화 중 훌륭한 작품에 주는 알프레드 P. 슬론 상을 받았다.

극작에도 소질이 있는 그는 자신이 직접 연출한 주요 작품의 각본을 모두 써왔고, 2019년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될 '디즈니 라이브 액션' 영화 <레이디와 트램프>의 각본을 통해 상업영화에도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의 매력이라면, 심각한 주제에 위트 있는 유머를 집어넣었다는 점이다. 흔히 '후터스'로 알려진, 남성 고객들의 환심을 끌기 위한 '스포츠 바'들의 '비즈니스 모델'들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다면, 이 작품을 보는 것은 썩 편한 일이 아닐 것이다. 절대로 남성 고객들과 '로맨틱'한 상황은 만들면 안 된다는 근무 사항도 볼 수 있다.
물론, 이 영화를 조금씩 보다보면, 어느 순간 '더블 웨미'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의 삶이, 다른 일반적인 식당 종업원의 그것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지니게 된다. 인생이 마음처럼 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언가 공허해진 마음을 털고 일어나는 내일을 맞이하는 이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은 인상적이다.

게다가 이 작품의 주제가 작품의 제목에 나온 '그녀들(Girls)'보다는 '지원(Support)'이라는 의미에 좀 더 중점을 둔 것 같은 앤드류 부잘스키 감독의 의도가 돋보였다. 그리고 그 여성들이 발휘하는 '시스터후드'는 억눌린 상황 속에서 나름의 일탈과 해방감을 제공해준다.

이 영화의 두 번째 매력은,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의 앙상블이 함께 이뤄진 것이다. 매니저 '리사'를 맡은 레지나 홀은 <무서운 영화> 시리즈에서 '브렌다 믹스'로 출연하면서 알려진 코미디 배우이지만, 연기력으로는 큰 인정을 받지 못했던 배우였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레지나 홀은 지난해 10여 곳이 넘는 비평가 협회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뉴욕 비평가 협회상을 받으면서 '리사'의 하루를 실감 나게 표현해냈다. 인상적인 대목은 남성 고객이 한 종업원을 추행하자, 경고 후 바로 내쫓는 장면이었는데, 그로 인해 자신과 동료들에게 연대감을 느끼게 해준 대목이었다.

또한, 헤일리 루 리차드슨도 본격적인 자신의 주연 작품인 <콜럼버스>(2017년)과 <파이브 피트>(2019년) 사이에서 나온 이 작품을 통해 훌륭한 커리어 성장을 고스란히 보여줬는데, 95년생이라는 젊은 20대 할리우드 배우의 도전을 앞으로도 '서포트'해 본다.

2019/05/06 CGV 전주고사
- 20th 전주국제영화제(JIFF) 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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