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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에 혼자 남으면 공포감 느끼게 될 영화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왓칭> (Watching,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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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
글 : 양미르 에디터

좁은 공간을 소재로 하는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의 미덕은 무엇일까? <세븐>(1995년)부터 <나를 찾아줘>(2014년) 등 다양한 스릴러 영화를 만들었던 데이빗 핀처 감독 작품인 <패닉 룸>(2002년)을 떠올려봤다.

영화는 거액의 돈을 차지하려던 강도가 집 안에 들어오고, 당뇨가 있는 딸과 폐쇄공포증이 있던 어머니가 집 안에 있는 안전 공간 '패닉 룸'으로 들어가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 <나 홀로 집에> 시리즈의 스릴러 버전이라는 표현처럼, <패닉 룸>은 집이라는 공간을 활용한 방법이나, 광고 감독 출신다운 촬영 구도나 에피소드 설정 등으로 재미난 이야기를 담아냈다.

<왓칭>도 그러한 소재를 활용해 만든 작품이다. 지하주차장에서 홀로 남은 여자 주인공이 생존을 위해서 탈출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다뤘는데, 엔드크레딧에서 <왓칭>은 웨스 벤틀리, 레이첼 니콜스 주연의 스릴러 영화 <P2>(2007년)를 원작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왓칭>은 당연히 일대일로 비교가 되는 원작 <P2>와의 차별점을 보여주고자 노력한 상업감독 데뷔작, 김성기 감독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이 차별점을 만약 좋은 지점으로 끌고 간다면 좋았겠지만, <왓칭>은 과욕이 부른 작품이 되고 말았다.

출처영화 <왓칭>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리틀빅픽처스

먼저, 작품은 본래 <지하주차장>이라는 이름으로 크랭크인됐다가, <서치>(2018년)가 약 3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향을 받아서인지, 이와 유사한 <왓칭>이라는 이름으로 제목이 바뀌어 개봉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원작보다 더 CCTV를 많이 등장시킨다.

2007년 <P2>가 나온 시절만 하더라도 대중화되지 않은 '아이 돌보미 CCTV'까지 나오면서, 인간사회의 사생활이 점점 더 없어지고 있음을 경고하는 것처럼 보였다.

'영우'(강예원)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최실장'(주석태)으로부터 직장 내 성추행과 강압적인 업무 지시를 받는 워킹맘이다. 같은 팀 팀원인 '민희'(임지현)는 근무 시간 내에 이뤄지는 합당한 업무 지시를 무시하고 밖에 나가 노는 인물로 등장한다.

이를 통해 직장에서 일어나는 풍토를 보여주는 이 영화는 약 20분 동안 작품의 초반부를 담아내는데, 빠르게 10분도 되지 않아서 사건이 전개되는 <P2>와는 차별화된 요소다. 하지만 이 20분은 감독의 의도와는 다르게, 어떤 사회적 고찰보다는 '고구마'를 안겨주는 전개를 선보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크리스마스 이브 밤 늦게 홀로 퇴근하던 '영우'를 '준호'(이학주)가 '공감 빌딩'의 '지하주차장'에서 납치하는 것으로 본격적으로 <왓칭>은 시작되는데, 잠시 궁금증이 피어 올랐다.

아무리 크리스마스 이브 연휴 동안 주차장을 폐쇄한다고는 했지만, 그렇게 한국 직장 문화를 꼬집는 영화에서 늦은 시간에 '영우'와 '준호'의 차만 빼고 주차한 차는 한 대도 없었을까? 그리고 감전으로 정신을 잃고만 '영우'를 납치한다는 설정인데, 그 정도 상황에서 일어난 감전이라면, 제정신을 차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또한, '준호'는 자신의 사이코패스적인 판타지를 실현하기 위해 가슴이 파인 빨간 드레스와 하이힐을 입히는데, 이 역시 강예원이 출연한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2016년)이나, 올해 초 개봉한 <언니>를 연상시키는 클리셰 표현이 됐다.

차라리 <P2>에서 사이코패스적인 주인공을 강조하기 위해서, 옷이 더러워졌으니 속옷만 입혀놓고 수갑을 채운 설정으로 보여줬으면 좀 더 인상 깊은 설정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작품으로 돌아가, '준호'는 선의로 말을 걸어준 '영우'를 좋아하는 감정이 생겼으니,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한다. 이미 일방적인 대화 방식이나 과도한 친절로 인해 불쾌감이 생긴 이 캐릭터는 충분히 관객에게 공포감을 준다.

하지만 "누나"와 "~거든요"를 특유의 말투는 관객에게 지침을 유발했다. 다만, '준호'를 연기한 이학주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마치 악마에게 선한 얼굴이 있다면, 이학주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준호'는 이 상황을 즐기는 모습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한다. 하지만 이 '준호'의 캐릭터 자체에는 관객의 호불호가 극명히 갈렸을 것이다.

스릴러 영화에서 짜증을 유발하는 소재로 작품의 전개에 하등 도움을 주지 않는 캐릭터의 등장은 <왓칭>에도 등장하는데, 먼저 '준호'에게 납치된 '민희'가 그랬다.

초반 20분의 설정으로, 이미 관객의 마음을 떠난 상황에서 '민희'는 열쇠를 '사실상 고의로' 떨어뜨리는 등 주인공에게 온갖 고행을 만들게 해주는 캐릭터로 설정된다. 중후반에 도착하는 '박순경'(이은희)와 '민경사'(민경진)의 대화도 이와 비슷한 답답함을 주는 연출을 선보인다.

결정적으로, 이 영화는 범인의 정체라는 패를 너무나 일찍 꺼내 놓은 후, '영우'와 '준호'의 감정 대립 구도만으로 지지부진하게 러닝 타임을 가득 채우려 했다.

그리고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마지막 반전까지 동원하며, '웹하드 불법 공유'부터 이른바 '몰카'인 '불법 촬영' 등을 가볍게만 다루고자 했다. 그렇기 때문에 평범한 주인공이 탈출을 하면서 이뤄지는 카타르시스 보다는 불쾌감과 허무함만 가득 채우고 영화를 관람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한편, 2016년, 강예원이 출연한 '사회 비판 요소가 포함된' 스릴러 영화, <날, 보러와요>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앞두고 소소한 흥행을 거두고 끝난 것처럼, 이 영화도 다른 'MCU'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앞두고 등장했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소소한 흥행을 보긴 어려워 보인다. 물론, 이 영화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개봉을 앞둔 전날 박스오피스 10위로 추락하며 상영관을 받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

2019/04/20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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