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와 허그를 하면 죽을 수 있는 커플

조회수 2019. 4. 23.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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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파이브 피트> (Five Feet Apart,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파이브 피트>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누리픽쳐스, kth
'스텔라'(헤일리 루 리차드슨)는 '낭포성 섬유증'을 앓고 있는 환자다. 여러 인종 증 특히 '백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유전 질환으로, 기관지 내 점액 분비선에 비정상적인 점액을 만들어 호흡 곤란을 만들어내는 병이다.

특히 이 병을 앓는 환자 중 'B. 세파시아'라는 균에 감염된 경우는 더 심각한데, 운이 좋게 순번에 따라 폐 이식 수술(물론, 받더라도 장수할 가능성이 현재로는 없는 상황이다) 기회가 오더라도, 그 수술을 받을 순 없다. 또한, 'B. 세파시아' 균이 다른 '낭포성 섬유증' 환자에게 전염된다면, 그 환자는 죽을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낭포성 섬유증' 환자들은 상대가 기침해도 그나마 안전할 수 있는 '6피트'에 떨어져야 하는 일종의 법칙을 지키고 살아간다.

또한, 환자들은 투병 생활 중 끊임없는 치료를 반복해야 하는데, 어린 시절부터 입원했기 때문에, 입원 및 치료 비용에 대한 부담감은 성인이 되어갈수록 더 심각해진다. '스텔라'의 부모도 결국, 이러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혼을 택한 상황.
하지만 '스텔라'는 그런 힘든 투병 생활에서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웃음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투병 일지를 '라이브' 혹은 'V로그' 형태로 공개하며, 다른 이들로부터 응원의 메시지를 받는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이 직접 약 투약 시기는 물론이고, 운동 스케줄까지 포함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부지런히 투병 생활 중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강한 정신력을 가진 인물로 소개된다. 그런 가운데 '스텔라'는 같은 병이 있는 '윌'(콜 스프로즈)을 만난다. '윌'은 유쾌하면서도, 진중한 캐릭터로 담겨 있지만, 임상 실험의 결과나, 언제 죽을 지 모르는 불안감을 계속해서 내면에 지닌 캐릭터다.

두 주인공은 대화를 통해 서로가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위안을 받는다. 두 사람이 서로 통하는 연결 고리 중 하나인 '그림'을 통해서 때로는 유쾌함을, 때로는 사과의 의미를 전달해주기도 한다.

병원 안에는 같은 병을 앓는 친구 '포'(모이세스 아리아스)가 있는데, 자신의 성 정체성을 잘 아는 '포'는 서로를 연결해주는 '오작교'의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그렇게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키워가게 된다.
문제는 두 사람이 키스나 허그는 커녕, 단순한 스킨십 조차도 감염 때문에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 금기를 뚫고 두 10대 연인들은 장갑을 낀 채 손을 잡고 바깥으로 나가는 일탈을 저지른다.

영화의 시나리오 구성 단계 중 도입, 발단, 전개까지는 <안녕,헤이즐>(2014년/갑상선암), <미드나잇 선>(2018년/색소성 건피증)처럼 병으로 인해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 주인공의 시한부 사랑을 다룬 작품들의 이야기를 잘 따라가던 <파이브 피트>는 일탈이 들어가는 위기와 절정 부분에서 '무리수'에 가까운 설정들을 집어넣어서 아쉬운 결말을 향해 간다.

다행히 이 작품은 최대한 '시한부 사랑'이 주는 신파적 요소를 배제하기 위해 노력한다. 10대 청소년들이 단순히 '스킨십', 혹은 그 너머의 사랑을 하기 위해 안달이 난 상태로 묘사한 것이 아니라, 소소하게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주체적 관점으로 인물을 설정한 부분도 의미 있는 포인트였다.
병원 간호사인 '바브'(킴벌리 허버트 그레고리)가 직업윤리를 이행하는 캐릭터 정도에서 끝나지 않고, 어린 시절부터 그들과 함께 자랐다는 것이 보일 정도로 섬세한 배려를 해준다는 것 역시 좋았다.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를 허술하게 느낄지라도, 주인공 사이에서 나오는 케미가 좋았던 이유는 단연 헤일리 루 리차드슨과 콜 스프로즈의 연기 때문이었다. 국내에서는 <23 아이덴티티>(2016년) 속 납치된 소녀 중 한 명인 '클레어'를 맡으면서 인지도를 쌓아 온 헤일리 루 리차드슨은 <안녕,헤이즐>의 주인공 쉐일린 우들리처럼 자신이 해야 할 연기를 충실히 이행한다.

'윌'을 맡은 콜 스프로즈도 데인 드한처럼 앞으로 주목해야 할 '퇴폐미 배우'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두 배우 역시 '낭포성 섬유증' 환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겪은 딜레마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체중 관리를 통해 캐릭터를 완성했다.

2019/04/20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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