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면 모두 알 것 같았는데, 우린 몰랐다

조회수 2019. 3. 9.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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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항거:유관순 이야기> (A Resistance,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 표지 및 이하 사진 ⓒ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를 연기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지금까지 고춘희(1949년), 도금봉(1959년), 엄앵란(1966년), 문지현(1974년)이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며 출연했고, 고아성이 5번째로 '유관순' 열사를 맡게 됐다.

게다가 3.1절 10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에 작품을 선보였으니, 그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때문인지 작품이 처음 공개된 언론 시사회에서 고아성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사실, <항거:유관순 이야기>는 상업영화라기보다는 독립영화에 더 가깝다. 물론, 수백~수천만원에 가까운 제작비로 만들어지는 독립영화보다 훨씬 많은 약 10억의 순제작비를 사용했기 때문에 실례가 될 표현일 수는 있다.

하지만 같은 날 개봉해, 같은 의미를 위해 만들어지며, 150억이라는 '충무로 블록버스터' 예산을 사용한 <자전차왕 엄복동>과는 엄청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러한 표현을 사용했다.
더욱이 이 영화에 출연하는 주요 배우들, 특히 우리가 '유관순'이라는 이름만 알고 있을 뿐, 함께 싸운 여성 독립운동가를 연기한 배우들은, 독립영화에서 뛰어난 성취를 보여줬다.

<한여름의 판타지아>(2015년)를 통해 주목받은 김새벽이 수원에서 만세 운동을 주도한 기생 출신 독립운동가 '김향화'를, <소공녀>(2017년) 등 다양한 독립영화에서 눈도장을 찍은 김예은이 '유관순'의 이화학당 선배로 개성에서 만세 운동을 주도한 '권애라'를, <스틸 플라워>(2015년)로 들꽃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정하담이 가상 인물 '이옥이'를 연기했다.

또한, 김지성이 연기한 '임명애'는 실제로 임신 중에 파주 지역에서 만세 운동을 하다 체포되어 갓난아기와 함께 형무소 생활을 하기도 했다.('임명애'는 영화와 달리 '유관순' 열사의 죽음을 본 후 출소했다) 이처럼 앞서 언급한 주연 4인방 외에도 '유관순'과 옥고를 함께 겪은 인물들의 이름은 최대한 실존 독립운동가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중에는 세브란스 병원 견습 간호사로 종묘 앞에서 시위를 주도하던 중 체포된 '김효순'(장민영)도 있으며, 아직도 독립유공자로 선정되지 못한 독립운동가(임자혜 배우가 연기한 '박신삼' 등)도 있고, 다행히 지난해에 공적을 확인해 대통령표창을 서훈받은 인물(최미라 배우가 연기한 '박양순' 등)도 있다.

각본을 직접 쓴 조민호 감독은 배역 명을 단순히 '독립운동가 1'로 표기하지 않으며 최대한 '실제 이름'을 사용했으며, 그만큼 적은 예산을 사용했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도록 영화의 디테일에 공을 들였다.

이처럼 우리가 잘 몰랐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이 작품에서 중심축은 당연히 '유관순' 열사를 맡은 고아성일 것이다. 사견이지만, 고아성은 올해 연말 영화상(가까운 시점으로는 백상예술대상부터 시작할 것 같다)의 레드카펫을 계속해서 밟아 나갈 배우가 될 것이다.
축구로 따지면 승부차기에서 스트라이커가 실축한다면 역적이 되는 상황만큼이나 엄청난 부담감을 이기고 펼친 연기에 대해선 아무도 이견을 달 수 없었다. 자신의 이미지를 온전히 내려놓고, 저항 정신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일은 도통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출도 담백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특히 후반부 면회 장면에서 아무런 음악의 사용도 없이 관객을 설득시키는 연출이 좋았다. 아마 다른 상업영화였다면, 이 장면에서 "나를 울려주시오"라는 의미를 가득 담은 서정적 음악이 들어갔을 것이다.

고문 장면에 대해서는 더 많은 관객이 알아야 할 역사이기에, 이보다 더 큰 고문이 분명 있었겠지만, '폭력의 전시'를 최대한 자제하려는 편집과 촬영 구도를 보여줬다. 앞으로도 이런 독립 운동가와 관련한 영화들이 나온다면, 충분한 레퍼런스가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2019/03/01 메가박스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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