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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소년 앞에 '10대 여동생'이 나타난다면?

조회수 2019. 1. 22.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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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미래의 미라이 (未来のミライ, Mirai,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미래의 미라이> 이하 사진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4살 남자아이 '쿤'(카미시라이시 모카/김율 목소리)은 '엄마'(아소 구미코/김보영 목소리)가 출산 후 여동생 '미라이'와 함께 집에 오는 것을 반긴다. 하지만 '쿤'이 아닌 '미라이'에게 부모님의 사랑이 집중되자, 투정을 부리던 '쿤'은 '미라이' 주변에 자신의 장난감을 놓는 등 괴롭힘을 이어가다 혼쭐이 난다.

그러한 생활이 반복되던 중 '쿤' 앞에, 교복을 입고 미래에서 온 10대 '미라이'가 나타나게 되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여동생의 등장으로 인해 '쿤'의 일상은 변하게 된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인 <미래의 미라이>는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일명 '마모루 월드'에서 나온 급진적인 변화를 보여주진 않았다.

첫 장편 애니메이션 연출 작품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년)에서 나온 '타임리프' 능력과 유사한 소재를 다뤘으며, 가족에 대한 관계 설정을 액션으로 담아낸 <썸머 워즈>(2009년)처럼 모험이 등장하며, 만남과 이별, 그리고 모성애라는 트리거를 확실히 작동시켰던 <늑대아이>(2012년)에서 더 나아가 '독박 육아'에 대한 경계를 드러냈으며, <괴물의 아이>(2015년)처럼 한 소년의 성장기와 이를 통한 가족의 정을 표현했다.
<미래의 미라이>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가장 잘하는 것이 모인 집약체에 가까운 영화다. 그 상징은 바로 다층적인 구조의 집과 연속된 '타임리프'다. 작품은 요코하마 근처의 풍경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주변 집과 유달리 다른 디자인의 집을 바라보는 것으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집은 건축가 '아빠'(호시노 겐/신용우 목소리)가 디자인한 것인데, 이상하게 집 가운데 정원과 나무 한 그루가 심겨 있으며, 사방이 벽으로 틀어박혀 있고, 여기에 연속된 계단을 통해 대문, 놀이방, 정원, 거실, 방을 이동해야 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집은 아이의 성장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벽으로 구분된 집으로는 그 분위기를 살릴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라고 언급했다.
'쿤'은 부모의 방이 아닌 이상, 언제든지 '부모'와 소통할 수밖에 없는 구조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 집을 탐험하는 과정에서, 계단을 통해 가족에게 다가가고 알아간다는 '성장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또한, 정원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는 '쿤'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의 기록을 담고 있는 존재로 묘사됐다.

심통을 부릴 때마다, '쿤'은 자신 주변에 다양한 이들(여동생, 오래된 가족, 반려견까지 다양하다)을 '타임리프'를 통해 만나고,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이를 통해 '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게 된다.

특히 미아가 된 '쿤'에게 역장이 "자신을 잃어버렸구나. 그렇다면 자신을 증명해야 해"라고 말하는 대목은 관객에게도 질문을 던지는데, 어쩌면 그 정체성은 자신도 있겠지만, 가족에게도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작품은 갖게 해준다.
한편, <미래의 미라이>는 아이를 둔 부모, 혹은 예비 부모도 꼭 보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작품에서 '아빠'는 본래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쿤'에 대한 육아나 가사노동을 떠넘기게 되고, 이후 건축 관련 업무를 자택 근무를 통해 할 수 있게 되면서 '미라이'를 돌보게 된다.

동네 아주머니들 앞에서는 자기가 돈을 버는 생업과 집안일을 동시에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엄마'는 이러한 '아빠'의 '위선적 발언'을 탐탁지 않아 한다.

또한, '미라이'를 낳은 이후에 바로 '엄마'가 회사 업무에 복귀하는 것도 등장한다. 이를 통해 어른 관객들도 한번쯤 육아 휴직, 독박 육아 등 양육과 가사노동 문제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러한 시스템'이 굴러갈 수 있도록 사회적 장치나 인식 전환 역시 필요하다.

2019/01/17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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