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공장부터 유기견 방치까지, 인간이 미안해!

조회수 2019. 1. 21.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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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언더독> (Underdog,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언더독> 이하 사진 ⓒ (주)NEW
<언더독>은 2011년에 220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이례적인 기록을 달성한 <마당을 나온 암탉> 연출자인 오성윤, 이춘백 감독의 신작이다.

저연령 관객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혹은 성인 관객을 위한 애니메이션으로 양분된 현재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시장에서 전 연령층에게 골고루 만족시킬 수 있다는 작품이 나왔다는 것에 당시 언론은 물론이며 비평가, 관객에게 모두 찬사를 받았는데, 이후 새로운 작품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야 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아직도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 자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점이 있으며, 그 덕분에 예산을 투자받는 것 자체도 힘든 과제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언더독>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와 함께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 그리고 주인공 '뭉치'의 목소리를 맡은 도경수 팬들의 지원 덕분에 무사히 완성될 수 있었다.

당연히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 일루미네이션 등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과 한국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자체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언더독>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유명한 원작을 사용했던 전작의 아우라를 넘기 위해, 감독이 선택한 소재는 유기견 보호소 이야기였다.

<TV 동물농장>을 본 후 유기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오성윤 감독은 일명 '강아지 공장'이라 불리는 비위생적인 대규모 교배 사육 시설, 유기견 방치 등 반려견을 천대한 사례들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뭉치'라는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유기견이 다른 유기견들과 만나 생활하고, 자유를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는 <언더독>의 핵심 줄거리 뼈대가 만들어졌다.

<언더독>은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 애니메이션의 밝은 질감보다는 좀 더 어두운 내용으로 이뤄졌다. 크기가 커져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인해 "기다려라"는 말과 함께 버려진 '뭉치'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다리를 다쳤다고 버려진 유기견의 사연, 개 '사냥꾼'으로 인해 사라져버린 반려견, 주인이 준 <마당을 나온 암탉> 속 수달 '달수'(박철민 목소리)를 버릴 수 없다고 말하는 '짱아'(박철민 목소리), 자유를 위해 자유로를 횡단하던 중 로드킬을 당하는 개들까지, 그들의 사연을 계속해서 연결해서 보다 보면 어른들도 눈물샘이 촉촉해지기 시작한다.
흥미로운 점은 <마당을 나온 암탉>이 대한민국 최대의 내륙 습지이자 천연기념물인 '우포늪'을 배경으로 했다면, <언더독>은 인간으로부터 버림받아 자유를 찾아 나서는 개들이 북한산 지역부터 시작해, 자유로를 넘어선 한강변, 그리고 DMZ로의 여정을 담아냈다는 것이다.

이춘백 감독은 "강아지들이 능동적으로 행복한 땅을 찾길 원했고, 사람들이 없는 세상을 찾다가 자연스럽게 DMZ를 떠오르게 됐다"라고 밝혔다.

또한, 재개발 지역에서 피해 있는 유기견을 조금이나마 보살펴주려고 식당에서 남은 음식 찌꺼기를 챙겨주는 사람이 외국인 노동자라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결국, 유기견들은 공사가 시작된 폐건물에서 떠나야 했고, 외국인 노동자 역시 식당 주인으로부터 쫓겨나고 만다.
이를 통해 <언더독>은 단순히 개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떠돌이 신세로 도망 다니거나, 사회적으로 어떠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약자들에 대한 시선을 그려내고자 했으며, 이들이 스스로 삶을 변화시키고자 행진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그러면서도 <언더독>은 작품의 톤이 심각하게 변하지 않도록, 적당히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도록 웃음 코드를 다양하게 집어넣는다. 여전히 박철민의 걸쭉한 사투리를 기본 베이스로 한 목소리 연기는 작품에 잘 녹아들며, 서로 크기가 다른 견종들의 다툼, 그로 인해 나오는 조화를 웃음 포인트로 삼아냈다.

또한, <레이디와 트램프>(1955년)의 명장면인 스파게티 먹는 커플의 오마쥬도 포함되어 웃음을 준다. 여기에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초상권 사용 허락을 받아 만들어진 인간 부부 캐릭터들이 유기견들을 도와준다는 점은 인상적인 포인트다.

2019/01/07 메가박스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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