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살해 사건을 취재한 기자에게 일어난 일!

조회수 2019. 1. 18. 12: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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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우행록: 어리석은 자의 기록> (愚行錄, Traces of Sin, 2016)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우행록: 어리석은 자의 기록> 이하 사진 ⓒ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젊은 부부와 아이까지, 일가족을 살해한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1년 후, 범인도 잡히지 않은 채 조금씩 잊혀가던 사건을 취재하는 주간지 기자 '다나카'(츠마부키 사토시)의 행적을 다룬 <우행록: 어리석은 자의 기록>은 2006년 출간한 누쿠이 도쿠로의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원제(愚行錄) 그대로 '어리석은 행동'을 한 이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버스 안 좌석에 앉아 있던 '다나카'에게, 한 중년 남성이 "어르신을 공경하라"며, 할머니에게 자리를 '강제 양보'하라는 것으로 시작한다.

다리가 불편한 척하며, 못내 자리를 비켜준 '다나카'는 버스 안에서 엎어지기까지 하며, 소리를 지른 중년 남성을 비롯해 사람들에게 무안함을 준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린 후, 사람들의 시야에 벗어나기까지 다리를 절었던 '다나카'는 이내 정상적으로 걷는다. 이 장면은 '다나카'의 성격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장치이자, 영화의 복선이 되는 대목이었다.

이후 '다나카'는 정신병원에 구속 중인 여동생 '미츠코'(미츠시마 히카리)를 면회하러 가는데, '미츠코'는 3살배기 자녀를 방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미츠코' 역시 '우행'을 저지른 인물로 묘사된 셈이다.

여기에 작품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이 진실임을 믿는 인간 군상들의 민낯을 보여준다. 특히 인간의 선의보다는 '악의'에 집중했는데, 일가족이 살해된 마을 주민부터, 남편의 직장 동료, 아내의 대학 동창 등을 조사하던 '다나카'의 '취재기'를 목격하는 관객이라면, 무언가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된다.

남편 '타코우'(코이데 케이스케)와 아내 '나츠하라'(마츠모토 와카나)의 과거 '우행'들을 보면, "이놈들 죽어도 싸다"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생각을 한 관객마저도 감독은 '우행'의 늪에 빠져들게 한 것이었다.
또한, 이시카와 케이 감독은 작품을 통해 언론의 생태도 간접적으로 꼬집어가고자 했다. 어떤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그 사건에 대한 취재 열기는 급속도로 올라가지만, 이내 식어진다. 그리고 보도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선동에 가까운 내용이 포함되기 일수다.

살인 사건의 원인이나 앞으로 예방책에 대한 심도 깊은 기사보다는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으로 조회 수를 얻기 위해 온갖 수를 쓰는 요즈음 언론 생태가 생각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한편, 이 작품은 한 컷 당 약 5초 이상을 지속해서 유지하며, 영어 제목인 'Traces of Sin'과 같이 '트래킹 숏'을 사용해 주인공을 따라가는 화면 기법을 사용했고, 이는 마치 최근 개봉한 <로마>의 느낌이 날 때도 있다.

그리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년)의 '츠네오', <동경가족>(2013년)의 '히라야마 쇼지', <분노>(2016년)의 '후지마 유우마' 등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여 국내에도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츠마부키 사토시의 열연도 돋보였다.

2019/01/08 CGV 압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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