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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아가씨가 도끼로 아버지 살해한 영화!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리지> (Lizzie, 2018)
혼나는 제이지
글 : 양미르 에디터

1892년, 미국 메사추세츠의 대부호 가문 '보든'의 집에 충격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딸 '리지 보든'(클로에 세비니)이 자신의 아버지 '앤드류 보든'(제이미 쉐리던)과 새어머니 '애비 보든'(피오나 쇼우)을 도끼로 잔인하게 살해한 것이었다.

이 사건은 막 신문 매체가 성장하던 당시 미국 전역에 보도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리지 보든'은 '물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 석방됐다. 이후 작품은 소설부터, TV 영화나 넷플릭스 드라마, 뮤지컬과 같은 공연까지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졌으며, 지금 소개할 <리지>는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 사건은 미국에서는 '스포일러'라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대중적으로 알려졌는데, 이미 다 알고 있는 영화를 다시 만들어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출처 : 영화 <리지> 이하 사진 ⓒ (주)팝엔터테인먼트

작품을 연출한 크레이그 맥닐 감독은 어린 시절 '구전 동요'로 전해진 이 사건을 접했고, 왜 '리지 보든'이 살인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접근하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이 작품에는 실제로 사건 현장에 있었던 하녀 '브리짓 설리번'이 등장하며, 이 둘이 '레즈비언'이었다는 '루머'를 극화해 좀 더 비밀스럽게 관계를 설정하고자 했다.

그래서였을까? '브리짓 설리번'을 연기한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이 작품에서 좀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약 10년 전만 하더라도,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통해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최악의 여우주연상 단골 후보에 오르던 배우였으나, 결정적으로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2014년)를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한 배우가 됐다. 이후 <퍼스널 쇼퍼>(2016년), <카페 소사이어티>(2016년) 등으로 특유의 무심하고 몽환적인 표정을 지닌 연기파 배우로 성장했다.

그래서 마치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2016년)처럼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역할을 맡은 '숙희'(김태리)의 포지션이 '브리짓 설리번'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아쉽게도 교집합은 있을지언정 그것이 합집합으로 이어지진 않았으며, 오히려 좀 더 '리지' 중심적인 시선으로 작품을 이어갔다.

예를 들어, 아버지에게 식사 시간에 대든 후 박차고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간다거나, '브리짓'이 아닌 '매기'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한 가족과는 비교되게 본래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동시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형편의 '브리짓'에게 글을 가르쳐주기까지 한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결정적인 장면에서는 직접적인 살해 묘사보다는 '리지'의 표정을 더 보여주고자 했다.

또한, <리지>는 제작에도 참여한 페미니스트 클로에 세비니의 영향을 받은 면모가 상당히 드러난다. 가장 큰 대목이 '리지'가 자신이 겪는 억압을 탈출하기 위해서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것이며, 이에 대한 정당성을 보여주기 위해 아버지 '앤드류'는 그야말로 꽉 막힌 모습으로 그려졌다.

이는 최근 개봉한 여성의 욕망을 드러낸 시대극에서 보여진 사례들과 유사한데, <레이디 맥베스>(2016년), <매혹당한 사람들>(2017년)에서도 욕망을 따르게 되는 모습을 다뤘으며, 당연히 <아가씨>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은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리지'와 '브리짓'의 심리와 감정을 충실히 보여준 작품은 '부친 살해 장면'을 통해 충실하게 쌓아 올린 분위기를 망가뜨렸다는 느낌도 들 수 있지만, 그래도 두 배우가 보여준 애달프고 구슬픈 연기 덕분에 마지막까지 숨죽이면서 작품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줬다.

2019/01/12 CGV 신촌아트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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