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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영화의 냄새가 나는 작품!

조회수 2019. 1. 13.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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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말모이> (MAL·MO·E: The Secret Mission,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말모이> 이하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말모이>는 2017년 여름 유일한 천만영화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택시운전사>의 각본을 쓴 엄유나 감독의 첫 장편영화 연출 데뷔작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택시운전사>가 성공한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전달한다.

물론, <택시운전사>에서 관객에게 호불호가 갈렸던 대목인 '분노의 질주'이 연상되는 클라이막스 액션 장면을 덜어내면서 좀 더 사실적으로 다가가려 한 모습도 엿보였다.

<말모이>는 1942년에 일어난 '조선어학회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한글을 지키는 사람들과 조선어 말살 정책, '창씨개명'을 강요한 일제, 그리고 그들의 의견에 동조한 친일파 사이의 갈등 구조가 등장한다.

이 구조는 당연히 대중적인 코드에 맞춰져 평면적이지만, 확실한 분노를 느낄 수 있게 그려진다. 물론, 당연히 우리 민족의 혼을 짓밟은 시기인 일제강점기에 일어난 사건들을 소재로 하면, 작품의 선과 악은 명확하게 구분 지어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는 있다.
유해진이 연기한 <말모이>의 주축 캐릭터 '김판수'는 그의 전작들인 <택시운전사>, <1987>(2017년)처럼 그 시대에서 살아가는 소시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른바 주인공이 '각성'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줬는데, <택시운전사>에서는 '김만섭'(송강호)에게, <1987>에서는 '연희'(김태리)에게 행동하는 인물이 되도록 해줬다. 그랬던 그가 이번엔 오히려 '각성'이 되는 인물을 연기했다.

'김판수'는 까막눈에 전과자 출신의 인물로, 이런 인물이 두 아이의 아버지로 생계를 위해 조선어학회에 들어가 한글을 배운다는 과정이 <말모이>의 주요 스토리 라인이다.

이와 함께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윤계상)은 처음에는 '김판수'가 못 미덥지만, 조금씩 '김판수'의 진심을 깨닫게 되면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의 '동지'가 되어간다. "그런다고 독립이 되느냐?"고 물었던 '김판수'가 어느덧 사명감을 지닌 인물로 성장한다는 것은 덤이다.
유해진과 윤계상은 여러 이유로 개봉이 2년이나 연기되어 나온 <소수의견>(2013년)을 통해 변호사 '동지'로 호흡을 맞춘 바 있었으며, <말모이>를 통해 다시 원숙한 호흡을 선보였다.

특히 <범죄도시>(2017년)의 '장첸' 이후 첫 주연 작품을 맡은 윤계상은 역시 처음으로 안경을 끼고 연기를 펼치며, 지적인 이미지를 주면서 동시에 '장첸'의 이미지를 완벽히 벗어내는데에도 성공했다. 한 배우가 다양한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인데, 윤계상은 또 한 번 이를 해냈다.

한편, 조선어학회 사람들이 우리말 사전을 제작하는 과정은 마치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2016년)에서 '반란군'들이 '제국군'의 최종 병기 '데스 스타'의 설계도면을 탈취하려는 투쟁처럼 그려졌다. 하지만 <말모이>는 격렬한 총격전이 있는 항일 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는 아니다.

그 대신 <말모이>는 폭탄 테러부터 '말을 모았던' 사람들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나라의 독립을 바랐고,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진리로 뭉친, 한 나라의 정신인 언어를 지키는 이들을 소재로 했다는 차별점을 뒀다. 장단점이 명확히 보이는 이 작품은 1월 극장가의 히든카드가 될 것 같다.

2018/12/18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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