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은행강도의 마지막 선택은?

조회수 2019. 1. 8.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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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미스터 스마일> (The Old Man and the Gun,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15살인 1936년 자동차를 훔쳤다는 죄목으로 처음으로 소년원에 간 후, 총 18번의 탈옥에 성공한 '전설적인 인물' 포레스트 터커를 실화로 한 영화 <미스터 스마일>은 이 작품을 끝으로 배우 생활 은퇴를 하겠다고 밝혔던 명배우 로버트 레드포드의 출연 작품이다.

'포레스트 터커'가 처음부터 무언가를 훔친 것에 매력을 느껴, 그 도벽을 70대가 되어서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것처럼, 로버트 레드포드 역시 영화에 대한 매력을 현재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왔으며, "영화 팬들과 안녕을 고하기에 완벽한 작품"이라고 언급하며 <미스터 스마일>을 선택하게 됐다.

작품은 '포레스트 터커'가 연배가 비슷한 추종자들과 함께 '퇴물갱단'을 조직해 1980년 약 60여 곳의 은행을 털었던 시기를 중심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작품은 일반적인 '케이퍼 무비'의 공식인 유쾌한 범죄자들의 활약을 그리기보다, '포레스트 터커'의 움직임, 특히 도둑질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며 돈과 물건을 훔치는 것에 집중했다.
'포레스트 터커'는 은행장에게도 차분하게 돈을 꺼내 달라고 부탁을 하거나, 출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직원이 눈물을 흘리자 위로까지 해주는 여유를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포레스트 터커'가 우연히 도로에서 고장이 난 차를 수리하던 중 만난 연인 '쥬얼'(씨씨 스페이식)에게 마음이 빼앗기는 장면에도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퇴물갱단'의 움직임을 포착하게 된 경찰 '존 헌트'(케이시 애플렉)의 1980년대 아날로그식 수사도 함께 보여주며, 지금이야 고화질의 CCTV를 통해서 충분히 잡힐 수 있었던 범인들이 쉽게 잡히지 못했던 이유를 소개해주기도 했다.
언뜻 보면 평범할 것 같은 이 영화의 힘은 로버트 레드포드에게서 온다. 요즈음 영화를 보는 관객이야,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년)의 '알렉산더 피어스' 국장으로 인식할 순 있겠지만, 로버트 레드포드는 현재 '범죄 영화' 장르에서 많은 레퍼런스가 되는 <내일을 향해 쏴라>(1969년), <스팅>(1973년), <콘돌>(1975년) 등에 출연했고, <보통 사람들>(1980년)을 연출하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로버트 레드포드는 <내일을 향해 쏴라> 속 자신의 캐릭터 '더 선댄스 키드'에서 따온 '선댄스 영화제'를 만들어, 독립영화의 발전이라는 큰 공헌에 기여했으며, 이 영화제는 현재에도 영화감독을 꿈꾸는 수많은 지망생들의 도약 무대가 되어왔다.

그 예로, <위플래쉬>(2014년)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고, 이후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지난해 한국에서 300만 가까운 관객을 불러모은 <서치> 역시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작품이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로버트 레드포드는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 공로상을 받았다. 그런 영화에 대한 그의 열정을 이 작품은 고스란히 오마쥬했는데, "이 이야기, 역시, 대부분 사실이다"라는 오프닝 자막은 <내일을 향해 쏴라>의 오프닝 자막인 "이 영화는 대부분 실화이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존 헌트'가 콧잔등을 만지며 '포레스트 터커'를 스쳐 지나가는 대목은 <스팅>의 시그니처 포즈를 오마쥬한 것이다. 심지어 '포레스트 터커'의 탈옥 장면들 중 일부는 로버트 레드포드의 초기 작품인 <체이스>(1966년)나, 그의 젊은 시절 사진을 합성해 연출했다.

한편, '포레스트 터커'가 자신은 두 번 다시 도둑질을 안 할 것 같이 말했지만, 다시 감옥으로 향한 것처럼, 로버트 레드포드 역시 지난해 9월 인터뷰를 통해 "정말 은퇴한다면, 조용히 연기에서 손을 떼야 했는데,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말해 오해를 하게 된 것 같았다. 실수였고, 그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었다"라는 은퇴 번복 의사를 밝혔다.

2018/12/31 CGV 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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