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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은 멀지만, '물맨 붐'은 온 영화!

조회수 2019. 1. 5.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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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아쿠아맨> (Aquaman,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아쿠아맨> 이하 사진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후발 주자는 두렵다. 어찌 되었든 앞서가는 주자가 있기 때문에, 무엇을 하든 간에 '비슷하다'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고, 그 간격을 좁히기 위해 무리수를 내놓고 오히려 도태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DC 확장 유니버스(DCEU)'가 그랬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어벤져스>(2012년)로 이미 '팀'이 결성된 마당에, <맨 오브 스틸>(2013년)로 첫선을 보였으니, 어떻게든 '크리스토퍼 놀란 배트맨 3부작'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욕심이 가득했을 것이다.

그렇게 내놓은 문제작이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년)이었다. '어머니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화해를 한다는 요상한 전개는 비판받았다.

게다가 충격적인 결말을 위해서 초장부터 '슈퍼맨의 죽음'과 같은 원작 코믹스 이벤트를 집어넣었는데, 어차피 '슈퍼맨'을 살아 돌아올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으니 놀랍지도 않았다. 또 다른 팀 영화인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년)도 '할리퀸'을 위한 무대로만 기억되었다.
그나마 <원더 우먼>(2017년)으로 'MCU'보다 더 빠르게 여성 히어로 단독 영화를 만들어 자신감을 회복한 듯 보였으나, 이내 <저스티스 리그>(2017년)로 실수를 또 한 번 하고 만다. 아직 '저스티스 리그'로 활동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충분하지 않았기에, 마치 그들의 오리엔테이션 무대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랬기에 <아쿠아맨>은 중요했다. 아직 'MCU'도 제대로 접근하지 못했던 곳인 바다(마블에서 먼저 만들어진 수중 히어로 '네이머'가 있으나, 유니버셜에 판권이 있어서 복잡한 상황이다)를 무대로 했다는 점이 그렇다.

어느 장소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물은 CG 구현이 가장 힘든 대상이다. '쓰나미' 장면만 하더라도 조금이나마 잘못 만들면 엄청난 CG 티가 날 것이고, 수중 세계 인물들의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것 역시 모두 하나하나 CG로 조절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기술의 발전 덕분에 <아쿠아맨>은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하는데, 특히 '아틀란티스'의 형광빛 세계를 잡아주는 장면이나, 클라이맥스 대규모 전투 장면에서는 황홀감까지 느끼게 해준다.

물론, 작품의 스토리라인은 '후발주자'답게 어디선가 본 이야기들이 넘쳐나며, 허술한 부분도 있으며, 누군가는 유치하다고 할 수 있다. 애초에 '아서왕의 전설'을 모티브로 했으며, 당연히 <블랙 팬서>(2018년)의 왕위계승과 관련한 대결을 떠올릴 관객도 많을 것이다.

여기에 제임스 완 감독의 롤모델이기도 한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 제임스 카메론의 작품들을 오마쥬하기도 했다. <스타워즈>(1977년)처럼 대서사시 같은 작품을 원했고, <죠스>(1975년)처럼 때로는 자신의 장기인 공포를 살리고자 했고, <아바타>(2009년)처럼 환경 파괴를 꼬집기도 했다.

한편,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호주 국적 감독으로, 현재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거주 중인 제임스 완처럼, 이 작품은 '다양성'을 존중하고자 하는 그의 의도가 잘 반영됐다.
<앤트맨과 와스프>(2018년)처럼, '아쿠아맨과 메라'라는 제목을 써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이는 이번 작품에서 '메라'(엠버 허드)는 "모르는 대상에게 편견을 가지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원작 코믹스에서도 중심 주제로 소개됐었다. 또한, '옴 왕'(패트릭 윌슨)을 통해 '순혈주의'와 같은 파시즘에 대한 경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아쿠아맨>은 안타까웠던 'DCEU'의 행보에 그나마 '그린라이트'를 킬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 됐다. 블록버스터 영화로 적당히 즐겁고, 의미도 있으며, 화려한 시각효과에 압도당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행보는 이미 'MCU'가 보여준 길 중 하나라는 점에서, 'DCEU'가 갈 길은 멀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자신만의 길을 걸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2018/12/20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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