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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신을 한 그녀, 하지만 이번엔 아쉬웠다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거미줄에 걸린 소녀> (The Girl in the Spider’s Web, 2018)
열일
글 : 양미르 에디터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소설 <밀레니엄> 시리즈는, 지금까지 3명의 감독에 의해 2명의 '리스베트 살란데르'를 남기며 영화화 되었다.

먼저, '누미 라파스'가 '리스베트'로 출연한 스웨덴 버전에선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 감독이 <밀레니엄 제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009년)을 연출했으며, <밀레니엄 : 제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2009년)와 <밀레니엄 : 제3부 벌집을 발로 찬 소녀>(2009년)는 '다니엘 알프레드손' 감독이 영화화 했다. 이후 '루니 마라'가 '리스베트'를 연기한 할리우드 버전의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011년)은 거장 데이빗 핀처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다.

사실 원작자 '스티그 라르손'은 스웨덴의 파시스트(인종차별주의자)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으면서까지 '엑스포'라는 독립 대안 언론사를 만들어 활동하던 중, <밀레니엄> 시리즈를 집필했다. 그리고 그렇게 완성된 첫 번째 원고를 출판사에 넘길 무렵, 스티그 라그손은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2004년)

출처 : 영화 <거미줄에 걸린 소녀> 이하 사진 ⓒ 소니픽처스코리아

문제는 법률상 명백한 혈육 관계였던 그의 아버지와 남동생에게 스티그의 남은 소설 판권(1~3편)이 넘어가 버렸단 것이다. 정치적 성향 차이와 여러 문제들 때문에 스티그와 의절한채 살고 있었던 이들 '라르손 부자'는, 그러나 스티그가 유언도 남기지 못하고 갑자기 사망한 덕분에 이 글로벌 베스트셀러의 모든 법적권한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고인이 된 스티그에게는 살해 위협 때문에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던 애인 '에바 가브리엘손'이 있었고, 법적인 배우자가 아니었던 그녀는 거액의 유산을 한푼도 지급받을 수 없었다.

특히, 그녀와 스티그가 책의 중반까지 공동 집필한 것으로 알려진 4편의 경우엔, 판권을 놓고 스티그의 아버지와 남동생에게 연이은 소송을 당하고 있으며, '소설 속 피해를 받은 여성'처럼 이 '라르손 부자'에게 협박을 받고 있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2015년 출간된 이 영화의 원작소설 <거미줄에 걸린 소녀>가, 라르손 부자가 고용한 작가 '다비드 라게르크란츠'가 쓴 작품이란 사실이다. 당연하게도 <거미줄에 걸린 소녀>에는 스티그와 에바가 쓴 4편의 이야기는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그래서 였을까? 소니 픽쳐스는 데이빗 핀처의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011년)을 개봉한 후, 기존 제작진과 출연진을 싹 교체한 뒤, 2편과 3편의 줄거리를 건너 뛴 4편 <거미줄에 걸린 소녀>를 만들었다.

새로운 감독 자리는 <맨 인 더 다크>(2016년)로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활용한 스릴러 영화를 연출했던 '페데 알바레즈'에게 돌아갔으며, 펑크한 이미지와 함께 '사회 부적응자'이자 '양성애자'이며, '영웅'이면서 동시에 '뛰어난 컴퓨터 해커'로 활약하는 입체적인 캐릭터 '리스베트' 역할은 '클레어 포이'가 캐스팅 되었다.

클레어 포이는 최근 <퍼스트맨>에서 '자넷 암스트롱'을 연기했고,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으로 젊은 시절 '엘리자베스 2세'를 연기하며 골든글로브와 에미상 여우주연상을 받은바 있는, 국내에서도 어느정도 인지도를 쌓기시작한 배우다.

이번 작품을 위해 스웨덴 억양까지 개인 코치를 받은 그녀는 '리스베트'를 분석하면서 "악을 악으로 심판하는 것이 정의이며, 오랜 기간 신념을 위해 싸워왔지만 잠시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작품에서 전체적으로 '리스베트'의 액션 장면은 잘 구축됐다. 오토바이를 통해 호수 위 빙판을 질주하는 장면이나, GPS를 활용한 카체이싱 장면은 훌륭했으며, 특히 북유럽의 <미션 임파서블>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해 사건을 파헤쳐가는, 스톡홀롬 공항 안 시퀀스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한, 설경이 펼쳐지는 곳에서 적외선을 활용한 원거리 저격 기술 장면은 <프레데터> 시리즈에서나 볼 법한, 꽤나 흥미로운 장치가 되어주었다.

이렇게 세부적인 액션 연출은 인상적이었으나, 묘하게도 이 작품은 크게 끌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원작자가 배제된 채 나오게 된 4편 소설의 탄생 과정이나, 기존 <밀레니엄> 시리즈 영화에서 그려졌던 '북유럽 감성'의 개성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한마디로 <거미줄에 걸린 소녀>는 평범한 할리우드 액션 영화로 전락해버렸다.

그래도 스크린을 통해 '리스베트'의 활약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장점만은, 새하얀 도화지처럼 펼쳐진 설원과 함께 남아 있다.

2018/11/29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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