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우들이 코스프레하고 더빙한 사연은?

조회수 2018. 12. 4.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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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하쿠나 마타타 폴레> (Hakuna Matata Pole Pole, 2017)
글 : 양미르 에디터
<하쿠나 마타타 폴레 폴레>는 게임 더빙 현장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한 코미디 작품이다. 단순히 성우를 '성대모사꾼'으로만 착각하는 일이 빈번한데, 이 작품은 '목소리 연기자'인 성우들의 삶을 보여주며, 동시에 더빙 현장이라는 공간을 한 사회의 축소판으로 형상화해 소소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외화 및 TV 시리즈는 물론이며, 심지어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도 '자막 방영'으로 인해 더빙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성우들이 마음껏 연기할 수 있는 공간인 게임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목소리 연기자'의 이력은 다채롭다. 어느덧 한 시대를 풍미한 중견 성우이지만 이제는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최광덕'(김정팔), 성우와 동시에 배우 연기에 도전했지만, 촬영 중 쫓겨나 다시 녹음 현장에 온 '유은아'(김민주), 육아를 동시에 병행하느라 오랜만에 현장에 온 '장승희'(양조아), 남자친구 '고민수'(이이경)와 함께 성우를 꿈꿨고 꿈에 그리던 '공채 성우'가 된 '송유리'(문지인), 그런 여자친구가 먼저 성우가 되고 난 후 헤어지게 되며 '더빙 아티스트'로 활동해 '공채 성우'는 아니지만, '정식 성우'로 인정받고 싶은 '고민수'가 있다.
연출 PD인 '이감독'(연제욱)과 전직 PD였던 '박대표'(박호산)는 최대한 좋은 캐스팅을 통해 '게임 영상'의 더빙을 맡기고 싶었을 터. 그러나 게임 회사에서 온 '강팀장'(배유람)의 등장으로 녹음실은 엉망이 된다.

'장승희'가 연기한 캐릭터에 갑자기 '게임 홍보대사'이자 잘나가는 '여배우'(최유솔)가 등장하고, 그를 취재하기 위해 'VJ'(차보경)를 비롯한 촬영팀과 '매니저'(김양배)가 사실상 녹음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강팀장'은 '클라이언트의 갑질'을 보여주는데, '장승희'에게 맡겼던 배역을 '여배우'에게 주면서 '장승희'를 쫓아낸 것이었다.
그렇다고 그 '여배우'의 '더빙 연기'는 좋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영상을 보고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에 대한 '시사'조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밝힌다. 이는 최근 '비 성우 더빙'의 연기력이 논란이 된 애니메이션들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강팀장'의 요구 사항은 좀 더 거칠어지는데, 성우들의 연기를 업신여기는 것은 물론이며, 감정이 실리지 않는다며 무리하게 성우들에게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옷을 입고 연기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이렇게 힘든 상황이 펼쳐지니, 성우들은 '더빙 보이콧'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제목을 살펴보면, <라이온 킹>(1994년) 속 '티몬'과 '품바'가 부르며 근심과 걱정을 모두 잊어버리라는 노래 가사 '하쿠나 마타타'가 연상되는데, "하쿠나 마타타 폴레 폴레"는 스와힐리어로 "괜찮아, 잘 될 거야"라는 뜻이며, 작품 속 인물들이 외치는 대사다.
작품을 보다 보면 성우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데, 관객들도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대표적인 장면이 자신이 더빙을 하므로, 정작 자신의 얼굴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유은아'의 사연이다.

한편, 작품에서는 '고민수'와 '송유리'가 성우 연습생 시절 함께 연습한 <너의 이름은.>의 대사가 일부 등장한다. 또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인 아스날을 사랑하는 김선웅 감독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아스날 레플리카를 입으며, 벵거 아스날 전 감독의 유명한 말인 "기술적으로 완벽한 축구가 5분이라도 지속하는 것을 보고 싶다"라는 '이감독'의 대사는 아스날 팬들에게는 더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그러나 서울독립영화제 GV에서 '이감독'을 연기한 연제욱 배우는 자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이라고 밝혔다)

2018/12/01 CGV 압구정
-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SIFF) 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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