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을 총처럼 쏘는 영화!
조회수 2018. 12. 3. 18:00 수정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후드>
(Robin Hood, 2018)
후드>
글 : 양미르 에디터
영화와 드라마, 심지어 애니메이션의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며, '권선징악'의 끝판왕을 보여준 캐릭터 '로빈 후드'가 있다. 이번에 나온 <후드>를 포함해 일반적으로 관객들이 들어봄직한 '로빈 후드' 장편 영화는 5편으로, 제각각의 매력을 보유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여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우화 <로빈 훗>(1973년), 케빈 코스트너 주연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후보곡인 브라이언 아담스의 '(Everything I Do) I Do It for You'를 남긴 <로빈 훗>(1991년), 런던 출신 배우 캐리 엘위스가 케빈 코스트너를 디스하며 "미국식 발음 구사하지 않는 '로빈 후드'는 나다"라는 대사를 남긴 패러디 영화 <못말리는 로빈 훗>(1993년), 사극을 시각화하는 데 일가견 있는 리들리 스콧 감독과 케이트 블란쳇을 좀 더 돋보이는 '마리언'으로 등장시킨 <로빈 후드>(2010년)가 있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여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우화 <로빈 훗>(1973년), 케빈 코스트너 주연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후보곡인 브라이언 아담스의 '(Everything I Do) I Do It for You'를 남긴 <로빈 훗>(1991년), 런던 출신 배우 캐리 엘위스가 케빈 코스트너를 디스하며 "미국식 발음 구사하지 않는 '로빈 후드'는 나다"라는 대사를 남긴 패러디 영화 <못말리는 로빈 훗>(1993년), 사극을 시각화하는 데 일가견 있는 리들리 스콧 감독과 케이트 블란쳇을 좀 더 돋보이는 '마리언'으로 등장시킨 <로빈 후드>(2010년)가 있었다.
<후드>는 이러한 과거 작품들에서 장단점을 골고루 가져온 작품이 됐다. 먼저, 배우 캐스팅을 살펴보자면 '영국 출신'의 태런 에저튼이 '로빈 후드'로 등장했다. 1991년 <로빈 훗>에서 인상 깊은 악역 '노팅엄 주 장관'을 연기하며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을 받았던 앨런 릭먼을 대신해, 최근 악역계를 이끄는 벤 멘델슨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어 <후드>는 중세 배경과 함께 현대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대놓고 '로빈 후드'가 "이 이야기의 시점은 중요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인트로 장면에서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초반 전투 장면을 보고 있자면, 현대전에서 볼 법한 전략으로 적과 맞선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마치 소총을 들고 이동하는 포즈처럼 활을 들고 이동한다던가, 스나이퍼처럼 멀리에서 '조준 사격'하듯이 활 시위를 당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 <후드>는 중세 배경과 함께 현대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대놓고 '로빈 후드'가 "이 이야기의 시점은 중요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인트로 장면에서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초반 전투 장면을 보고 있자면, 현대전에서 볼 법한 전략으로 적과 맞선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마치 소총을 들고 이동하는 포즈처럼 활을 들고 이동한다던가, 스나이퍼처럼 멀리에서 '조준 사격'하듯이 활 시위를 당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전투 장면 하나만으로도, <후드>는 작품이 어떻게 나아갈 지 그 방향성을 확고하게 전달했다. 영화의 줄거리나 인물의 갈등 설정 관계를 다 떠나, '액션' 하나만으로 팝콘 영화로의 매력을 발산하겠다는 의도였다.
한편, 노팅엄의 '프로덕션 디자인'도 현대적 분위기가 드러났는데, 마치 12세기 영국과 현재의 라스베이거스를 합친 듯한 풍경을 그려냈다. 또한, 클라이막스에서 나오는 '화염병' 투척 장면은 우리가 흔하게 본 시위 장면을 연상케 했다.
이것은 작품의 제작을 맡았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원하는 방향성과도 같았다. 아무래도 모두가 '로빈 후드'를 알고 있으니 진부한 소재였고, 자신도 20세기말 풍경으로 재해석된 바즈 루어만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1996년) 속 '로미오'를 연기했기 때문에, 그런 현대적인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한편, 노팅엄의 '프로덕션 디자인'도 현대적 분위기가 드러났는데, 마치 12세기 영국과 현재의 라스베이거스를 합친 듯한 풍경을 그려냈다. 또한, 클라이막스에서 나오는 '화염병' 투척 장면은 우리가 흔하게 본 시위 장면을 연상케 했다.
이것은 작품의 제작을 맡았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원하는 방향성과도 같았다. 아무래도 모두가 '로빈 후드'를 알고 있으니 진부한 소재였고, 자신도 20세기말 풍경으로 재해석된 바즈 루어만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1996년) 속 '로미오'를 연기했기 때문에, 그런 현대적인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문제는 그 현대적 재해석을 하기 위해, 단순히 기술의 발전으로 세트만 번지르르하고, CG와 빠른 편집, 애니메이션 등장, 슬로우 모션 등 다양한 촬영 기술로만 이뤄지는 화면 구성만 보여줬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991년 <로빈 훗>에서 정신적 지주인 '아짐'(모건 프리먼)을 대신하고자 제이미 폭스가 출연했는데, 하필이면 영화가 다 끝나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이름을 부르기 어렵다"라는 서구중심적 사고로 인해 '리틀 존'으로 바뀌었다는 내용은 21세기 영화의 흐름과는 반대되는 대목이었다.
하다못해 대서사시처럼 <로빈 후드>를 그려낸 리들리 스콧 감독 조차도 '마리언' 캐릭터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이 작품에서 나오는 '마리언'(이브 휴슨)의 매력은 다른 <로빈 후드> 작품과 비교하면 빈약하다.
벤 멘델슨이 맡은 '노팅엄 주 장관' 역시 배우의 연기만 남고, 캐릭터의 매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러다보니 후속편이 나온다는 떡밥을 봤지만, 그 떡밥이 온전히 기다려지지 않게 되어버렸다.
2018/11/20 CGV 용산아이파크몰
예를 들어, 1991년 <로빈 훗>에서 정신적 지주인 '아짐'(모건 프리먼)을 대신하고자 제이미 폭스가 출연했는데, 하필이면 영화가 다 끝나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이름을 부르기 어렵다"라는 서구중심적 사고로 인해 '리틀 존'으로 바뀌었다는 내용은 21세기 영화의 흐름과는 반대되는 대목이었다.
하다못해 대서사시처럼 <로빈 후드>를 그려낸 리들리 스콧 감독 조차도 '마리언' 캐릭터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이 작품에서 나오는 '마리언'(이브 휴슨)의 매력은 다른 <로빈 후드> 작품과 비교하면 빈약하다.
벤 멘델슨이 맡은 '노팅엄 주 장관' 역시 배우의 연기만 남고, 캐릭터의 매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러다보니 후속편이 나온다는 떡밥을 봤지만, 그 떡밥이 온전히 기다려지지 않게 되어버렸다.
2018/11/20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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