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무라이의 '피, 땀, 눈물'?!

조회수 2018. 10. 11. 11: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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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킬링> (Zan, Killing,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일본의 감독이자 배우인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신작 <킬링>은 지난 여름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작품으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킬링>은 200여 년간 지속된 '평화' 시기인 에도시대 후기를 배경으로 한다.

그곳에서 주인 없는 사무라이(로닌) '모쿠노신'(이케마츠 소스케)은 시골에서 농부의 아들과 대련을 하며, 검술을 쌓아간다. 그러던 중 로닌 '사와무라'(츠카모토 신야)가 나타나 '모쿠노신'과 그 농부의 아들과 함께 에도로 가자는 제안을 하게 된다.

제안을 받아들이는 사이, 불량배들이 시골에 나타나고, '모쿠노신'은 갑자기 병이 나 쓰러지고 만다. 농부의 아들은 불량배들을 제압하겠다고 나서지만, 오히려 제압당해버리고 만다. 그사이, 농부의 딸 '유'(아오이 유우)는 '모쿠노신'을 흠모하며, 그가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
이처럼 격정적인 순간으로 돌아설 무렵, 영화는 '고어물' 수준의 몇 장면을 보여주게 된다. 그야말로, '모쿠노신'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이 모두 보여지는 순간이 되는 셈.

놀랍게도, 부산을 찾은 츠카모토 신야 감독은 이 작품이 현재 일본의 모습을 대변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250년 정도 평화가 유지됐던 에도 시대 후기처럼, 현재의 일본도 70년간 전쟁이 없는 시기이며, 전쟁을 직접 체험한 사람이 많이 없어지다 보니 일본 사회가 전쟁의 무서움을 모르고 폭력과 전쟁으로 향하는 것 같은 위기감을 느꼈다는 점이 츠카모토 신야 감독이 이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라는 것이다. 즉, 반전의 메시지를 집어넣었다는 것이 그의 기획 의도 중 하나였다.

또한, 이 작품에서 '모쿠노신'이라는 청년은 목검을 들고 연습을 하며, '사와무라'의 진검 대련을 보면서 감명도 받지만, 정작 '진검을 사용해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해 본 적 없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사이 막다른 곳에 서면, 더 높은 곳을 향해 날아오르는 무당벌레의 이미지가 그려지며, '모쿠노신'과 '사와무라'의 광기가 표출되기에 이른다. 이는 현재 일본의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대립으로 보이는 장면이다. 무력을 반대하는 이와 무력으로 제압하려는 이의 구도는 아이러니한 결말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런 청년 남성의 이미지는 확고하게 구축됐지만, '유'의 이미지는 그러지 못하고, 오히려 불량배들에게 윤간을 당하는 장면만 노출된다. 극의 흐름의 전체적인 구성과 맞지 않고 따로 노는 캐릭터이며, 그저 '모쿠노신'과 '사와무라' 사이에서 울부짖는 역할로만 사용되고 만다.

당시 일본 여성의 사회상 등 시대의 고증을 위해 그렇게 표현됐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작품의 필요 구성 요소인지는 모르겠다.

2018/10/06 CGV 센텀시티
- 23rd BIFF 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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