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억 초상화의 숨겨진 비밀!

조회수 2018. 10. 6.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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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파이널 포트레이트' (Final Portrait, 2017)
글 : 양미르 에디터
중고등학교 미술 시험 문제로 간혹 볼 수 있었던 '걸어 다니는 사람' 조각을 기억한다면, 알베르토 자코메티라는 예술가의 이름을 한 번 정도는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파이널 포트레이트>는 '알베르토 자코메티'(제프리 러쉬)의 생애 후반부인 1960년대를 배경으로, 그의 친구인 작가 '제임스 로드'(아미 해머)의 초상화를 작업한 18일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담은 영화다. 2~3시간이면 완성될 것 같은 한 초상화에 어떤 사연이 있길래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걸까?

<파이널 포트레이트>는 전기 영화라고 하기엔 꽤 적은 시간을 다뤘지만, 그런데도 보여줄 수 있는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이야기는 멋지게 담아냈다. 그 중심엔 아무래도 '알베르토 자코메티'를 연기한 명배우 제프리 러쉬 때문일 터.
대중들에게는 어쩌면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속 '헥터 바르보사' 선장으로만 기억될 수 있겠지만, 제프리 러쉬는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1997년 <샤인>)부터 에미상 남우주연상(2005년 <피터 셀러스의 삶과 죽음>), 토니상(2009년 <왕은 죽어가다>)으로 연극과 영화 등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연기를 펼친 배우다.

자연스럽게 그는 평생을 예술에 헌신한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철학이나, 그가 '인간 조각'을 통해 보여준 인간의 존엄한 생명력을 칭송하는 세계관 등을 '느리지만 진중한' 연기로 풀어낸다.

대사 자체도 '제임스 로드'와의 대화에서 삶의 마지막에서 죽음에 대해 비관적인 모습과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다는 마음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알베르토 자코메티'와 제프리 러쉬라는 두 예술가의 공통점인 '탁월한 준비'를 담아낸다.

우리는 뛰어난 예술품이 태어나는 과정을 결과물로만 볼 수밖에 없다. 그것이 그림이나 조각이 되건,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영화가 되건 마찬가지다.
알베르토 자코메티도 '완벽'이라는 이름으로 한 작품이 나오기까지 지우며, 그리기를 수 없이 반복한 후에 초상화를 완성하듯, 제프리 러쉬도 역시 지금까지 그것이 블록버스터가 되던 혹은 예술영화가 되던 해당 인물에 완벽히 몰입할 수밖에 없는 연기를 선보여왔다.

두 장인의 만남이 그래서 영화의 구성 원리인 '사건의 위기'가 크게 주목되지 않음에도 스파크를 튀길 수밖에 없었다. 자칫 큰 갈등이 없는 작품이기 때문에, 작품의 톤이 너무나 무거워질 수도 있겠지만, 위트 있는 대사들을 통해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한다.

'제임스 로드'를 연기한 아미 해머의 존재감은 더욱이 그런 순간마다 빛났다. 서로의 개성이 다른 예술가이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은 꼭 예술가가 아니어도 모두가 지녀야 할 덕목이기에.

한편, 그렇게 예술혼으로 빚어진 '제임스 로드'의 초상화는 1990년 경매에서 2,000만 달러(약 224억 원)에 낙찰됐다.

2018/10/02 메가박스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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