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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만 되면, 만나고 싶었던 친구!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Christopher Robin, 2018)
위로해요
글 : 양미르 에디터

<토요명화>나 <주말의 명화> 속 더빙 외화를 본 후 늦은 시간에 잠이 들더라도, 일요일 아침만 되면, 평일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나고 싶은 시절이 있었다.

특히나 "일어나라 아침 해 떴다! 친구 만나러 가자!"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KBS <디즈니 만화동산>(1992년~2002년 일요일/2002~2003년 목요일/2003년~2006년 금요일) 속 꼭지 <곰돌이 푸>(1988~1991년)는 재미를 넘어서 교훈까지 제공하는 감동적인 작품으로 남아 있다.

"어리석지만, 순진한 곰"인 '푸'(짐 커밍스 목소리)는 다양한 TV 애니메이션이나 극장판으로 제작이 되면서 아직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푸'의 철학자 버금가는 말들은 지난 상반기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와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의 베스트셀러 붐으로도 이어졌다.

기술력의 발전으로 디즈니는 어느덧 자사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성공적으로 '라이브 액션'으로 영화화하고 있으며,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역시 <정글북>(2016년)이나 <미녀와 야수>(2017년) 계보를 이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자식들과 함께 볼 수 있는 '키덜트 영화 산업'의 필승 전술인 셈이다.

이 작품의 원제는 <크리스토퍼 로빈>으로, 작품은 소년에서 성인으로 자란 '크리스토퍼 로빈'(이완 맥그리거)의 성장 이야기로 출발한다. 소설의 챕터 구분으로 묘사되는 오프닝은 <짱구는 못말려: 어른제국의 역습>(2001년) 속 '짱구 아빠'의 과거처럼 쏜살같이 지나간다.

기숙 학교로 가면서 '곰돌이 푸'와 친구들의 이별로 시작되더니, 아버지의 죽음, 사랑하는 이와의 첫 만남,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살아 돌아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크리스토퍼 로빈'은 가방 만드는 회사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가족과도 온전한 휴가를 즐길 수 없는 바쁜 일상 속에 '크리스토퍼 로빈'은 회사의 경영 위기에 대책을 마련하기에 급급하다.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본인은 물론이고, 동료들도 다 실업자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딸과의 관계도 썩 좋지 못하다. 야근 후 잠자리에 들기 전, 딸이 자신처럼 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과 같은 '동심과 꿈'을 읽어주기보다, '빅토리아 여왕' 시기의 역사책을 읽어준다.

'무언가 비참한 상황'에서 찾아온 '곰돌이 푸'는 '크리스토퍼 로빈'이 어린 시절에 만났거나, 우리가 어린 시절 TV 애니메이션으로 봤던 모습이 아닌 낡고 헤진 인형의 모습이 됐다. 여유도 없어지니, 동심도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토퍼 로빈'은 '곰돌이 푸'를 데리고, 다시 '헌드레드 에이커' 숲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도 일하는 것은 당연했다.

사실,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동심과는 담을 쌓은 바쁜 성인이 '여유라는 이름의 동심'을 되찾고 다시 활기차게 살아갈 원동력을 쌓는 것이다.

진부한 소재라고 이야기하자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후크>(1991년) 속 로빈 윌리엄스가 맡은 '피터 팬'이나, 자신이 좋아했던 인형을 떠올리며 펑펑 울 수 있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015년) 속 '빙봉'이 연상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아무것도 안 하다 보면 대단한 뭔가를 하게 된다"라는 '곰돌이 푸'의 신조나, "지금이 인생이고, 이번 주말이 당신 인생이고, 인생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크리스토퍼 로빈'의 아내 '에블린'(헤일리 엣웰)의 대사 등은 가을 하늘이나 날씨처럼 포근하고 쾌청했다. 누군가는 그것이 '추억팔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2018/09/20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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