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패드만 가져왔으면, 직접 조작하면서 봤을 영화!

조회수 2018. 9. 23.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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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안시성 (安市城, THE GREAT BATTLE, 2017)
글 : 양미르 에디터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한민족은 잦은 외세의 침입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이를 어떻게든 막아내고, 승전하는 역사는 길이길이 한민족의 자긍심으로 남아 있다.

대중 매체에서는 이를 어떻게든 영상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야 시청률이나 티켓 파워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며,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이롭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이순신 장군이었다.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2004~2005년), 영화 <명량>(2014년)은 기록적인 시청률과 사상 최다 관객을 불러모았다. 이순신이라는 성군이 보여준 리더쉽은 당시 어지러웠던 세상에 한 줄기 빛처럼 그려졌다.
그리고 사드 배치 등으로 인한 중국 내 한류 금지령인 '한한령'이 내려질 무렵, '안시성 전투'를 다룬 영화 <안시성>도 사전 제작 단계를 거쳤다.

'동북공정'으로 인해 고구려와 관련된 드라마들이 우후죽순 쏟아진 10여 년 전을 떠올려 본다면, 대형 제작비를 투입한 '우리 민족 승전의 역사 재현'이 <명량>을 통해 대박을 터뜨렸다는 것도 떠올려 본다면, <안시성> 역시 충분히 그 명분이 있었던 영화였다.

개봉 전부터 우려는 있었다. 갑옷과 관련한 고증 논란이 있었고(어느 정도 일리가 있으며, 여기에 덧붙여 투구도 없이 전투에 나선다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다), 연개소문과 안시성주의 불화 역시 현재까지 확실한 사료가 없는 상황으로 '극적인 재미'를 위한 요소로 설정됐다.
앞서 언급한 10년여 전에 나온 일부 '판타지 사극'과 비교하면 상황은 조금 나아졌겠지만, 그래도 부족하다는 관객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엔 무리일 수 있겠다.

결과적으로, <안시성>은 기대치만큼의 액션을 선사하며, 볼거리를 확실히 전달한다. 한국 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듯, 로봇암과 팬텀 고속 카메라로 촬영된 액션 장면은 '게임 시네마틱 영상'을 보는 것처럼 화려했다.

'플레이스테이션' 패드가 극장 안에 반입된다면, 버튼을 누르면서 보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였다. 여기에 <300>(2006년)을 연출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작품을 보는 것 같은 슬로우모션 장면은 박진감 넘치는 음악과 함께 어우러졌다.
평원에서 이뤄지는 전투 장면은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보는 것처럼 놀라웠다. 비록 CG의 티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비주얼이며, 이는 한국 영화 기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다.

영웅의 고난 극복을 위해 주변 인물이 희생되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그 장면이 '신파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질질 끌지 않았던 것은 인상적이다. 스토리에 방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관객의 마음을 울리게 하는데,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적당한 선'을 타는 연출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추석이라는 대목을 노리는 작품이라면 더욱 그러한데, <안시성>은 중간선을 타며 '액션'을 좀 더 강조하는 블록버스터가 됐다.

2018/09/14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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