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가족 영화'

조회수 2018. 7. 29.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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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어느 가족 (万引き家族, Shoplifters,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올해 최고의 '가족 영화'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가족'이라는 키워드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국어사전만 놓고 가족을 살펴본다면,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라는 의미가 있겠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가족'이란 이보다 좀 더 넓은 의미로 사용된다.

그의 전작들처럼 <어느 가족> 역시, 외형만 본다면 여느 평범한 가족처럼 보이지만, 그 내부를 잠시나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작품의 본래 제목은 '만비키 가족'으로, 여기서 '만비키'(万引き)는 '물건을 사는 척하면서 훔치는 사람들'을 뜻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기존 작품들이 그러한 것처럼 가족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동시에 사회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정확히 꿰뚫는다.
이 때문이었을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와 스포츠계 경사가 있으면 축전을 보낸 아베 일본 총리는 침묵했고, 일본 우익 세력은 "일본의 수치를 보여준 작품이 상을 받는 것에 침묵하는 행위가 '국가의 품격'을 보여준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이 작품에서 나오는 일본 사회 현상을 몇 가지만 언급한다면 다음과 같다. 아버지 '오사무 시바타'(릴리 프랭키)는 일용직 노동자로, 막노동 중 다리에 깁스를 한 채로 나타난다.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산재 수당은 받을 수도 없다.

아내 '노부요 시바타'(안도 사쿠라)는 일하던 곳에서 '워크셰어' 끝에 회사에서 사직하게 된다. '워크셰어'는 일의 분담을 나누기 위해 직원을 증원하는 것이 아닌, 월급을 온전히 다 줄 수 없기 때문에 일의 양도 같이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처제 '아키 시바타'(마츠오카 마유)는 유흥업소 '매직미러' 너머에서 '유사 성행위'를 하며 돈을 번다. 또한, 작품에 등장하는 '쇼타 시바타'(죠 카이리)와 '유리'(사사키 미유)는 부모에게 학대당하거나, 버려진 아이들로 이들 가족의 구성원이 됐다.

이 모든 가족의 연결고리인 할머니 '하즈에 사바타'(키키 키린) 역시 죽은 남편의 위로금을 받으며, 국가에서 주는 소량의 연금을 통해 생활한다.
이렇게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가족을 '실제 사건'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줬기 때문에, 일본의 민낯을 보여줬다는 이유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일부 세력'의 비판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도 이 작품은 당당히 칸 영화제에서 가장 높은 상을 받았다.

여전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사회와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은 '동어 반복'이 아닌 깨어있는 상태였고, 아역 배우를 다루는 것 역시 그대로였다. 암울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그의 작품 중 가장 많은 웃음이 터져나온다는 것도 인상적인 관람 포인트다.

2018/07/24 CGV 건대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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