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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번지르르한 호텔이 된 영화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호텔 아르테미스 (Hotel Artemis, 2018)
잘자!
글 : 양미르 에디터

그리스 신화 속 올림포스 12신 중 한 명으로, '처녀', '순결', '사냥', '자유분방함'을 상징하는 '아르테미스'(Artemis)에서 따온 호텔을 주 무대로 하는 <호텔 아르테미스>는 독특한 설정의 영화다.

작품의 배경은 2028년, 물을 독점 제공하는 회사가 '공급 중단'을 벌인 LA다. (다행히 현재 '수자원 민영화'는 한국에서 벌어지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물 공급 중단에 대항해 대규모 폭동을 일으켰고, LA는 '무법 지대'가 된다.

그러나 범죄자들이 치료를 받는 '호텔 아르테미스' 만큼은 '유법 지대'다. 엄격한 룰 덕분에 호텔은 유지될 수 있었고, 호텔 의사 '진 토마스'(조디 포스터)는 마마스 앤 파파스의 명곡 'California Dreamin''을 들으며 바깥세상과는 다르게 별일 없다는 듯이 일과를 시작한다.

무언가 비슷하지만, 대비되는 호텔의 안팎을 통해 작품은 누가 악인인지를 말하기보다는, 왜 악인이 됐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다. '아르테미스'가 상징하는 일종의 '자유 의지'를 느끼게 해주는 대사도 등장한다.

이렇듯 '범죄자 전용 비밀병원'이라는 참신한 소재, 조디 포스터, 데이브 바티스타, 소피아 부텔라 등 '스타 캐스팅'의 활용, <올드보이>(2003년), <아가씨>(2016년)를 맡은 정정훈 촬영감독의 고정된 카메라 쇼트 주변에 있는 소소하면서도 다양한 미장센들(좌우대칭이 된 배경 사이에 주인공이 가운데에 위치한 구성이 많다)을 보는 맛은 충분하다.

그러나 잠재력 있는 B급 영화가 될 것 같았던 이 작품은, <아이언맨 3>(2013년),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년)의 각본에 참여했던 드류 피어스 감독의 선택으로 무너졌다.

'호텔의 룰'이 깨지는 장면부터 액션, 스릴러, 사회 풍자가 들어간 블랙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한 편에, 90여 분이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러닝타임으로 보여주려던 영화는 균형 감각을 상실한다. 계속 등장하는 대사인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것이 어렵다"라는 말은 이 작품을 직접 설명하는 키워드가 되고 만다.

그나마 현재 여성 액션 배우 중 가장 아크로바틱한 활약을 펼치는 소피아 부텔라의 솜씨(정정훈 촬영감독의 힘도 함께 들어갔다)가 아니었다면,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안티 클라이맥스'를 보여준다. 엔드크레딧이 다 끝나갈 때 속편을 기대해달라는 '쿠키성 자막'이 등장하는데, 혹여나 속편을 계획한다면 맥빠지는 결말을 보여주지 않기를 바란다.

2018/07/19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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