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에 대한 엇갈린 풍자 For 트럼프&아베+감독

조회수 2018. 6. 30.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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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개들의 섬 (Isle of Dogs,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개보다 고양이를 더 '사랑(?)'하는 일본의 가상 도시 '메가사키'의 시장 '고바야시'(쿠니치 노무라 목소리)는 '개 독감'이 퍼지자 개들을 모두 인근 '쓰레기 섬'으로 추방한다.

그리고 시장의 양아들 '아타리'(코유 랜킨 목소리)는 자신의 경호견 '스파츠'(리브 슈라이버 목소리)를 구하기 위해 그 섬으로 홀로 떠난다. 이런 와중에 개들은 서로 유대하거나, '먹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썩은 찌꺼기를 앞에 두고 적이 되기도 한다. 추락한 비행기에서 '아타리'를 발견한 개들은 함께 '스파츠'를 찾으러 나선다.

<문라이즈 킹덤>(2014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년) 등 매 작품마다 상상력과 맵시 있는 화면으로 가득찬 세계를 만든 웨스 앤더슨 감독은 이번에도 장기를 발휘했다.
감독의 페르소나라 할 수 있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음악감독의 스코어도 일본의 전통 악기와 함께 녹여냈는데, 두 감독의 조합은 마치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히사이시 조 음악감독의 그것만큼이나 아름다웠다. 그러다 보니 작품의 엔드크레딧에 등장하는 '엔드 타이틀' 음악은 두 감독의 헌사처럼 들렸다.

<개들의 섬>은 풍자의 의미와 동시에 그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먼저, 유럽과 제주도 난민 문제, 멕시코-미국 불법 이민 정책 등을 떠올려볼 수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입국자를 '침략자'라는 발언을 하는 이 시점에서, 작품 속 개들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할 존재'들로 규정되고 버려진다. 이에 대한 '치료제'가 있음에도,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을 염려한 '고바야시' 시장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악의 방법으로 이를 무마하려 한다.
아베 일본 총리의 군국주의를 경고하는 메시지도 등장한다. 아무리 봐도 원자 폭탄을 맞은(심지어 버섯구름도 등장한다) 나가사키에서 따온 '메가사키'라던지, '군함도'를 떠올리게 하는 '개들의 섬'(지도에서 이 섬의 위치는 묘하게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근방이다), 극우 언론을 통한 여론 조작을 연상케 하는 보도 등이 그렇다.

하지만 '오리엔탈리즘'이 짙다는 것은 풍자의 한계다. '동양에 대한 서양의 왜곡과 편견'을 뜻하는데, 초밥을 만들기 위해 어류를 토막 내는 장면은 도마를 내려다보는 숏으로, '대놓고 불쾌하라'는 연출을 선보였고, '아타리'의 연설 중 '전범기' 문양이 등장하기도 한다.

물론, 후자는 '아타리'의 상황으로 '파시즘'이 역설적으로 괴멸할 것을 암시해주는 상황으로 사용됐을 순 있다. 또한, 영어를 사용하는 개들이나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백인 '트레이시'(그레타 거윅 목소리)가 행동에 나서 '기득권 세력'에 항거하는 대목도 '오리엔탈리즘'으로 해석될 수 있다.

2018/06/23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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