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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맨' 축구 종주국+클레이 애니 명가=영국의 자존심

조회수 2018. 5. 15.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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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얼리맨' (Early Man,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로 사랑받은 아드만 스튜디오가 참으로 오랜만에 관객을 찾았다. 25년간 호흡을 맞춘 클레이 애니메이션 제작 장인들이 한 땀 한 땀 빚으며 쌓아 올린 정교한 캐릭터들과 건축물들은 작품의 몰입감을 높여준다.

예를 들면, 석기 시대 숲에는 60그루의 나무가 있는데, 그 한 그루의 나무를 만들기 위해서는 1주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영화 한 장면, 3초라는 시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런 장인 정신을 알고 본다면, <얼리맨>은 참으로 놀라운 작품이다. 특히 가장 역동적인 스포츠 중 하나인 축구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은 이색적이다. 바이시클킥처럼 1990년대 축구 게임에서도 구현하기 힘든 모션을 척척 여러 각도에서 해내는 것을 관람할 수 있다.
<얼리맨>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영국(특히 유일한 본선 진출국 잉글랜드)의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인데, '축구의 종주국' 타이틀을 보유한 영국의 자부심이 넘쳐났다.

먼 옛날, 현재 영국의 '맨체스터'를 배경으로 한 원시인들은 어느 날, '프랑스어 억양'을 지닌 청동기 왕국의 '누스'(톰 히들스턴 목소리) 총독의 등장으로 억압받게 된다. 이에 '더그'(에디 레드메인 목소리)가 그들이 잘하는 축구 시합으로, 원시인들이 지배당할지 여부를 결정하자고 제안한다.

한편, 작품에 나오는 각종 요소는 흔히 EPL(잉글리쉬 프리미어 리그)이나 유럽 축구에서 볼 수 있는 상황으로 이뤄졌다. 오합지졸 팀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로, 여자축구 선수로 경기장에서 사람들의 환호성을 듣고 싶었다는 '구나(Goona)'(메이지 윌리암스) 목소리는 아스널의 팬을 칭하는 '구너'(Gooner)와 비슷하다.
악당 '누스'(Nooth) 역시, 위도상 북쪽(North)에 있는 맨체스터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를 의미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그들이 왜 붉은색 유니폼을 입었는지 유추할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징하는 색채이기 때문이다. 상대팀에 붙은 '레알'은 스페인 국왕이 12개 스페인 축구 클럽에 하사한 칭호다.

그러나 이런 해석도 필요 없을 정도로 작품은 재밌게 흘러간다. 득점 리플레이를 시대상에 맞춰 인형들이 조작하는 것으로 포인트를 줬으며, 돈과 관련해 등장하는 절대 군주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 섬나라에서 필연적으로 올 수밖에 없는 '침략'에 맞서 싸우는 영국인의 정신 등도 흥미롭게 영화에 녹여낸다.

또한, 에디 레드메인, 톰 히들스턴은 자신들의 평소 톤과는 다른 목소리로 색다른 연기를 펼쳤다. 물론, '자이언트 킬링'이라는 주제를 맞추기 위해 스토리라인에 무리수가 있는 것도 사실이나, 전반적으로 무리 없이 관람할 수 있는, 이번 '가정의 달' 상영작 중 가장 가족들과 볼만한 영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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