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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가 '트로이' 촬영 전 맺은 신사협약은?

[영화 비하인드 알려줌] <트로이> (Troy,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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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양미르 에디터

1. 원전 <일리아스>는 어떤 내용인가?
<트로이>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트로이 전쟁을 바탕으로 쓴 서사시, <일리아스>를 기반으로 제작한 영화다. 현존하는 고대 그리스 문학 중 가장 오래된 서사시로 알려진 <일리아스>는 10년에 걸친 그리스군의 트로이 공격 중 마지막 해의 51일 동안 일어났던 사건을 노래한 것이다.

신의 눈이 아닌, '인간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인간주의적 접근을 시도한 최초의 작품이었는데, 이런 연유로 유럽인의 정신과 사상의 원류로 전해지고 있다. 사실주의에 가까운 냉혹한 표현으로 인해,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아이들에게 <일리아스>를 금서로 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2. 영화의 흥행 성공, '디렉터스 컷'으로 만들어지다
<트로이>는 2004년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으로 초청되어 첫선을 보인 이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개봉됐다. 약 1억 8,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트로이>는 약 4억 9,74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한다. 성공에 고무된 워너 브러더스는 약 100만 달러 이상의 제작비를 들여 부가판권용 감독판(디렉터스 컷)을 제작하기로 한다.

극장용 상영 버전이 163분의 상영 시간을 기록했다면, 감독판은 33분이 길어진 196분으로 완성됐다. 2007년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감독판은 이후 독일과 같은 일부 지역에만 '한정 상영'됐고, 국내에서는 2020년 7월 3일 최초 개봉을 하게 됐다.

출처영화 <트로이> ⓒ 판씨네마(주)

3. 첫 장면부터 바뀐 감독판
<트로이>를 연출한 볼프강 페터젠 감독은 감독판을 공개하기 전 인사말을 통해 "영화를 만들면서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라며, "영화 길이만 해도 그런데, 너무 폭력적이어서도 안 되고, 너무 섹시해도 안 되고, 이것도 저것도 안 되는 게 많았다"라고 밝혔다.

"영화가 성공을 거둔 후, 긴장할 이유가 없어졌고, 이제는 창의적인 시각으로 마음 편하게 최고의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라고 언급한 볼프강 페터젠 감독은 적막한 산자락에서 주인을 잃은 개가 슬픈 소리를 내는 장면으로 오프닝을 변경했다. 전쟁의 광기를 비롯해 영화 전반에 비극의 분위기를 초반에 설정해줘 감독이 반드시 넣겠다고 선언한 장면이었다.

4. 그 밖에 추가된 디렉터스 컷 장면들은?
이어 볼프강 페터젠 감독은 '오디세우스'(숀 빈)에게 깊이 있는 캐릭터를 부여하는 등장 장면부터 전쟁이 야기한 혼란과 불안을 보여주는 트로이인들의 전쟁 준비 장면, 그리고 그리스의 또 다른 영웅 '아작스'(타일러 메인)와 트로이 왕자 '헥토르'(에릭 바나)의 결투 장면을 덧붙였다.

특히 추가된 '아킬레스'(브래드 피트)와 '브리세이스'(로즈 번)의 로맨스 장면에 대해 볼프강 페터젠 감독은 전쟁과 권력, 폭력의 연속에서 서로를 갈망하는 감성적인 면이 영화에 필요했고, '아킬레스'가 다음날 전쟁에서 싸우지 않겠다고 결정할 정당성을 부여하는 훌륭한 장면이라고 언급했다.

5. <혹성 탈출> 음악이 여기서 나오다니?
본래 <트로이>는 가브리엘 야레 음악감독이 약 1년간 작업을 하고 있었고, 공개된 예고편에도 그의 음악이 사용됐으나, 워너 브러더스는 기술 시사 후 "너무 구식"이라는 이유로 <타이타닉>(1997년)을 맡았던 제임스 호너로 음악감독을 교체했다. 제임스 호너는 약 6주 이상 작업 끝에 <트로이>의 스코어를 만들었다.

하지만 감독판에는 가브리엘 야레 음악감독이 작업했던 스코어를 비롯해 <스타쉽 트루퍼스>(1997년), <몬테 크리스토 백작>(2002년)의 스코어가 포함했다. 특히 '아킬레스'와 '헥토르'의 대결에선 대니 엘프만 음악감독의 <혹성 탈출>(2001년) 속 스코어를 넣기도 했다.

6. 진짜 아킬레스건을 다친 브래드 피트
영화의 백미로 꼽히는 '아킬레스'와 '헥토르'의 맞대결 장면은 크랭크 업 1주일 전 촬영으로 스케줄을 정했으나, 공교롭게도 갑작스러운 허리케인으로 트로이 성벽과 성문 세트장이 모두 무너져 버리면서 난관에 부닥치고 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브래드 피트는 무술 동작을 연습하던 중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게 된다.

결국, 예상했던 것보다 3개월 뒤에 촬영을 끝마칠 수 있었다. 한편, 브래드 피트는 캐릭터 연기를 위해 10kg가량 근육을 늘리고, 8개월 이상 격투 기술을 익히는 등 시나리오를 받는 순간부터 '아킬레스'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약 90kg의 방패를 들고 대역 없이 직접 모든 액션을 소화했다.

7. 브래드 피트와 에릭 바나의 신사협약
브래드 피트와 에릭 바나는 '아킬레스'와 '헥토르'의 맞대결 촬영을 위해서 스턴트 대역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든 '돌발적인 타격'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기로 일종의 '신사협약'을 맺었다. 가벼운 타격은 50달러를, 강한 타격을 100달러를 서로에게 주기로 한 것.

결국, 브래드 피트는 에릭 바나에게 총 750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그러나 에릭 바나는 브래드 피트에게 빚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에릭 바나도 '헥토르'를 소화하기 위해 안장과 등자가 없는 말에서 창을 던지는 수준까지 승마 연습을 했으며, '아킬레스'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무술 트레이닝을 받았다.

8. '헬레네'는 어떻게 캐스팅됐나?
볼프강 페터젠 감독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를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당시로는 프랑스 영화계에서만 활동하던 신인급 배우, 다이앤 크루거를 캐스팅했다. 그는 "스파르타에 사는 '헬레네'의 미모는 소문만 무성하지 아무도 본 적은 없다"라면서, "나는 같은 방식으로 관객들이 누가 '헬레네'인지 영화관에 와서야 알게 하고 싶었다. 처음 보는 배우, 이미지가 전혀 없는 배우가 필요했다"라며 3천 명의 오디션을 거친 캐스팅 비화를 소개했다.

할리우드에서 마지막 테스트를 진행할 당시, 제작사 측은 아무도 다이앤 크루거를 모른다고 우려했지만, 오히려 감독은 자신의 의도대로 되었다며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9. 7만 5천 병력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데이비드 베니오프 작가는 "그리스 병력 5만, 트로이 병력 2만 5천, 트로이 성 앞에 집결하다"라는 전쟁 규모 묘사를 시나리오에 넣기까지 단 12초의 시간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그리스군과 트로이군 보조 출연자들은 실제 정예군 병력처럼 수개월 간의 훈련을 통해 전술 훈련을 숙지해야 했다.

당시 트로이 군대의 전술은 그리스 군대의 선봉 병력을 아군의 시체 위로 계속 밀어붙이는 것이었고, 그들의 무기는 검과 창, 방패와 망치뿐이었다. 한편, CG팀은 인공지능 모션 캡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7만 5천 명의 병력이 전부 제각기 다른 동작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작업했다.

10. 트로이 목마는 CG가 아니다
<트로이> 제작진은 그리스와 로마 유물 전문가 브리티시 컬럼비아를 섭외해 고증에 대한 고문을 맡겼다. 이어 미술감독 나이젤 펠프스는 19세기 하인리히 슐리만이 발굴한 트로이 유물과 영국박물관의 사료를 바탕으로, 1만 2천 평의 트로이 성을 세우기 위해 20가지 종류의 기둥을 115개 설치했다.

건물 벽을 하나하나 뜯어도 실제 유적처럼 느낄 정도로 문양과 벽화 또한 자세하게 만들어냈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트로이 목마'는 역사 고증에 따라 불에 탄 전함의 나무판자와 무기의 잔해만으로 제작해, 건물 4층 높이인 13m, 무게는 12t인 초대형 목재 조각상으로 재탄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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