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태나' 로드 무비 공식이 '수정주의 서부극'을 만날 때

조회수 2018. 4. 23. 15: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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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몬태나 (Hostiles, 2017)
글 : 양기자
<몬태나>는 최근 등장한 대표적 서부 영화인 <헤이트풀8>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놓고 봤을 때 후자에 가까운 성격을 띄고 있다. <헤이트풀8>처럼 액션 비중이 그렇게 많은 작품은 아니며,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처럼 최대한 자연광을 사용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서두에 언급한 세 작품 모두 한 가지 경향으로 뭉칠 수 있는데, 바로 '수정주의 서부극'이다. 처럼 이분법적인 사고로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것에서 나아가, 사실적이면서 냉소적으로, '강자'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보여주며, 여성 캐릭터들이 좀 더 능동적으로 등장한다는 점 등이 '수정주의 서부극'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는 생존과 더불어 분노와 폭력의 시기였다. 메인 포스터에 있는 모든 인물은 이런 분노와 폭력의 산물로 나온 증오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조셉 J. 블로커'(크리스찬 베일) 대위는 원주민과의 전투로 인해 많은 동료를 잃어야 했던 인물이며, '로잘리 퀘이드'(로자먼드 파이크)는 이른바 '나쁜 원주민'의 침략으로 남편과 아이들을 모두 잃어야 했다. '옐로우 호크' 추장(웨스 스투디) 역시 '조셉'과 적대적인 관계였고, 그로 인해 자신의 고향을 밟을 기회를 마지막 순간에나 이룰 상황에 부닥친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캐릭터들은 몬태나주로 향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로드 무비'의 공식을 따라가는 인상이 깊다. 물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여지는 과정에서도 변하지 않는 이들이 '빌런'으로 등장하며, 작품에서 긴장감을 유발하는 대상이 된다. 이런 분열 조장, 화합 유도의 측면은 현재의 미국 내 갈등으로도 연결되는데, <윈드 리버>를 통해 테일러 셰리던 감독이 원주민 문제를 놓고 훌륭한 작품을 만든 것을 떠올릴 수 있겠다.
다만, 이 작품은 관객에 따라 풍경이 등장하는 시간의 길이, 템포가 느린 대사 때문에 답답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베일신' 크리스찬 베일, <나를 찾아줘>로 소름 끼치는 모습을 선보인 로자먼드 파이크, 실제 원주민 출신인 웨스 스투디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대사나 행동을 천천히 음미해서 관찰한다면, 생각할 여지를 충분히 받을 것이다.

2018/04/19 CGV 왕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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