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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의 인형' 리부트 볼까 말까 한다면?

조회수 2019. 7. 2. 11: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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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탄의 인형'이 31년 만에 리부트로 다시 돌아왔다. 1편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갈 길이 꽤 멀어 보인다.

‘사탄의 인형’은 1988년 1편을 시작으로 지난 30여년동안 어린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영화사 하늘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서 ‘공포 영화 사상 가장 무서운 인형 1위’에 선정된 적이 있을 정도로 처키는 만국 공통의 무서운 인형으로 통했다. 사탄의 인형 시리즈는 2017년 개봉한 ‘컬트 오브 처키’까지 총 7편이 제작됐고 지난 6월 20일, 여덟 번째 시리즈 ‘사탄의 인형’ 리부트로 2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아직 갈길이 먼 '사탄의 인형' 리부트
2019년판 ‘사탄의 인형’은 AI를 탑재한 처키가 등장해 또다시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다는 내용이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한 뒤, 좀처럼 적응을 못하는 앤디에게 엄마 캐런은 AI 인형 처키를 선물한다. 매일같이 처키와 시간을 보내던 앤디는 새 동네에서 친구, 이웃을 사귀게 되고 이를 시기하던 처키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앤디의 주변 사람들을 처치해간다.

‘사탄의 인형’ 제작진은 이번 시리즈를 만든 소감에 대해 “이미 유명한 오리지널 ‘사탄의 인형’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을 넘어, 오늘날 관객들이 공감할 만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 처키는 드론은 물론, 자율 주행 자동차, 온도 조절 장치와 같이 모든 IT 기기들을 살인 도구로서 능숙히 사용한다. 또한 제작진은 처키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컴퓨터 특수효과(CGI)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인형을 사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사실, 지금 같은 시대에 연쇄 살인 인형이란 설정은 태생적으로 CGI 효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사물인터넷까지 활용하는 스마트 처키라면 자칫 공포 영화가 아니라 공상과학(SF)영화가 됐을지도 모른다. 제작진은 실제로 움직이는 6개의 애니매트로닉 인형을 사용해 동작과 표정은 물론, 피부까지도 인간과 비슷한 처키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넌 누구냐." '사탄의 인형'은 31년 만에 리부트됐지만 원작 '사탄의 인형'과는 많이 다르게 느껴진다.

하지만 영화는 시대의 흐름을 타는 것에만 몰두했는지 ‘사탄의 인형1’이 처음 나왔을 때만큼의 감흥을 주지 못한다. ‘사탄의 인형1’은 부두교를 믿는 살인범이 주술을 통해 인형의 몸 속으로 들어간 후, 사람들을 해코지한다는 내용으로 오컬트적인 성향을 띈다. 이처럼 탄탄한 내용 구성은 보는 관객들이 영화에 빠져들게끔 만들었고 900만 달러(한화 약 104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해 전 세계에서 약 4400만 달러(한화 약 512억원)의 흥행 수입을 벌어들였을 만큼 성공했다. 


반면 ‘사탄의 인형’ 리부트는 관객들이 온전히 영화에 집중하기엔 스토리가 빈약하고 각 신끼리 개연성이 떨어진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앤디는 영화 시작 후 우연히 만난 첫 친구들과 쉽게 친구가 되고 큰 갈등없이 관계를 이어나간다. 이는 애초에 앤디에게 인형이 필요했을까란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데 결국 영화 끝날 때까지 초반에 가졌던 의문을 지우지 못한다. 엄마와 아들 사이의 끈끈함이 과거 ‘사탄의 인형1’에서 처키와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장치였다면 이번 영화 속 엄마 캐런은 특별히 모성애를 발휘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가족간의 연결 고리가 약해져서 엄마와 아들 모두 따로 놀게 되고, 이는 처키의 악랄함을 약화시키는 것과 동시에, 갑자기 가족애가 넘치는 장면마저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스스로 진화하는 AI 로봇의 위험성은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비롯해, 영화계의 오랜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데, 이미 우릴 대로 우린 소재를 ‘로봇’이 아닌 ‘인형’에 대입하니 카리스마는 더욱 떨어진다. 화가 나면 빨간 눈으로 변하는 처키의 모습을 보면 무섭다고 느끼기 보다 애잔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탄의 인형1’은 1991년 국내 개봉 당시,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만큼 잔인한 신이 부각되지 않으면서도 무서운 영화로 각인된 수작이다. 반면에 이번 영화는 신나게 찌르고 써는 것에 과몰입하는데 리부트 기획 단계에서부터 슬래셔 무비를 표방한 것인지는 몰라도 이번 영화는 당당히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고 이는 흥행에 제대로 적신호를 켠 셈이 됐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사탄의 인형’ 리부트는 개봉 4일째인 6월 23일까지 33,101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같은 날 개봉한 ‘토이스토리4’가 약 973,152명으로 1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것과 대조적이다. 개봉 첫 주 국내 전체 박스오피스 8위의 ‘사탄의 인형’이 초반 위기를 극복하고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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