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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슬기

조회수 2019. 8. 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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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는 안녕하다.

이렇게 인사하고 싶었는데 차마 못했어요. “하이, 슬기.”

그랬으면 박수 쳤을 것 같아요. “오, 아시는구나” 하면서.


무슨 의미인지 바로 아네요.

그럼요.


어떻게 된 거예요?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hi_sseulgi)이 생겼어요. 지금까지 레드벨벳 그룹 SNS만 있었잖아요.


단체로서 SNS에서 소통하는 방법도 좋지만 개인적인 공간에서 소통을 해도 좋다고 해서 만들기는 했는데 고민을 좀 했어요. SNS를 잘 하는 편이 아니라서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걸까 고민되라고요.


지금까지는 하루에 한두 개씩 꾸준히 포스팅 잘하고 있던데요?


팬분들에게 내가 오늘 뭘 했는지, 내가 어떤 헤어·메이크업 스타일을 했고 어떤 무대를 준비 중인지 알려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 그런 내용 위주로 올리고 있어요.

개인 SNS를 만든 게 별일인가 싶다가도 생각해보면 별일이더라고요. 온라인상이기는 해도 레드벨벳이 아니라 강슬기의 개인 활동 공간이 생긴 거잖아요.


그래서 코멘트를 잘 못 남기겠어요. 부끄러워요. 레드벨벳 다섯 명 계정일 때는 예를 들어 음악 방송에서 1위를 하면 “감사합니다”라든지 드릴 말씀이 있잖아요. 무언가 전하는 메시지가 확실했잖아요. 그런데 개인 SNS에서는 조심스러워요. 뭐 하나 올릴 때도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완전히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팔로어 수가 세 자리뿐인 저도 그런데, 세 자리 뒤에 ‘만’이 붙은 100만 팔로어 계정 주인은 오죽하겠어요.


그래도 확실히 인스타그램 시작하고 나서 기록을 많이 남기게 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예쁘게 꾸몄을 때의 제 개인적인 모습도 그렇지만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언니들의 고생이 담긴 결과가 남게 되니까. 사진첩 같아요.


아무리 그래도 슬기 씨가 팔로잉하는 사람이 네 명뿐인 건 너무한 거 아니에요? 그마저 멤버 조이, 예리, 그리고 레드벨벳 공식 계정, SM타운 공식 계정이에요.


아직은. 아직은 초보자라서.(웃음)

그다음으로 팔로잉한다면 누구 하고 싶어요? 비욘세 빼고.


비욘세 빼고요?


거의 모든 인터뷰에서 비욘세 팬이라고 해서 가장 먼저 꼽을 거라 예상했어요.


그러면 빌리 아일리시.


빌리 아일리시?


요즘 핫한 가수인데 (휴대폰으로 ‘When the Party’s Over’ 뮤직비디오를 찾아 보여주면서) 되게 어려요. 고등학생인가 그렇대요. 그런데 본인이 직접 노래를 만들어요. 처음에 이 뮤직비디오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 사람 누구지?’ 그랬어요.


개성이 확실하네요.


개성도 뚜렷하고 음색도 너무 좋아서 노래 찾아 듣는 맛도 있고 무대 보는 맛도 있어요. 내가 팔로잉하면 이 사람도 나를 팔로우했으면 좋겠다, 그런 느낌.


6년 차 K-팝 아이돌도 ‘맞팔’을 상상하며 설레는군요.


그러면 너무 좋겠어요.

그러고 보니 이번 8월 1일이 레드벨벳 데뷔 5주년이라고 들었어요.


벌써…? 가수가 되고부터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아요. 앨범 3개 정도 준비해서 나오고 연말 무대 준비하면 1년이 가 있더라고요. 올해 1월 1일 될 때도 멤버들 다 같이 MBC <가요대제전>에 모여 있다가 “벌써 1년 또 지났어?” 하면서 서로 놀랐거든요.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나갔나 싶어요.


레드벨벳으로서 5년이기도 하지만 슬기 씨도 스물한 살에서 스물여섯 살이 된 거네요.


안 그래도 새해 됐을 때 멤버들끼리 “너 이제 몇 살이지? 나는 스물여섯. 내가 스물여섯 살이라고?” 이러면서 놀랐어요. 매번 놀라요. 실감은 잘 안 나는데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건 느껴져요.


벌써…?


정말요. 가끔씩 무릎 움직일 때 ‘뚜까딱’ 소리 나고 그럴 때.(웃음) 최근 들어서 멤버들 모두 건강식품에 관심이 높아져서 팬분들이 선물해주신 영양제도 잘 챙겨 먹고, 저는 고모가 몸 챙겨야 한다고 한약 지어주셔서 그것도 잘 챙겨 먹으려고 해요. 무대 올라가기 전에는 자양강장제를 하나씩 꼭 먹기 시작했어요. 힘 나라고.


슬기 씨가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제가 보고 놀란 게 있어요. 일부러 가장 첫 데뷔 무대와 가장 최근의 ‘짐살라빔’ 무대 영상을 찾아 봤거든요. 똑같아요. 변한 게 없더라고요. 여전히 흔들림 없이 노래하고 춤춰요. 뮤직비디오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편집이 있으니까. 그런데 음악 방송 무대는 거의 생방송에 가깝잖아요. 연습의 결과인가요, 익숙해진 걸까요?


저도 가끔 옛날 무대 찾아 보는데, 그러면 ‘진짜 아기였다. 풋풋했다. 상큼했구나’ 싶어요. ‘아, 이제 풋풋함은 없구나’ 싶고요.(웃음) 그래도 그때보다 좋아진 게 있다면 좀 더 노련해지지 않았나…. 예전에는 방송국에 들어가는 것도 많이 떨렸어요. 그냥 거기 있는 것조차 어색하고 떨리고 그랬는데 지금은 내 집처럼 편안해진 건 있어요. 물론 새로운 걸 보여줄 때는 또 떨려요. 그런데 좀 기분 좋은 떨림이에요. 예전에는 정말 무서워서 떨었다면 지금은 ‘내가 이걸 보여줘야 해. 세상에 보여주는 날이야’ 이런 떨림 같아요.


성숙해졌군요. 지난 인터뷰를 보니 스스로도 그렇고 멤버들도 슬기 씨를 무덤덤하다고 표현하더라고요. 무덤덤한 성향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멘탈이 강하다’고도 하잖아요. 불안이나 긴장 속에서도 감정 변화의 폭을 안정적으로 좁혀가려는 모습 때문인 것도 같아요. 안정적이니까 무덤덤해 보일 수도 있고요.


그런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저는 ‘나 진짜 강한 것 같아’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저도 감정의 늪에 빠질 때가 있고 힘들 때가 있죠. 다만 그럴 때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그래서 이겨내고, 그냥 이런 반복인 것 같아요.


선천적인 성격인 걸까요?


성격도 있는 것 같고, 안 빠지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저도 알죠. 내가 이대로 가다가는 멘탈이 저 밑에까지 떨어질 수 있겠구나. 그러면 좋게 될 일도 안 좋게 될 걸 뻔히 아니까 그걸 미리 차단하는 것 같아요. 차단하는 걸 배운 것 같아요.


누구에게서요?


저 스스로. 경험해봤으니까요. 펑펑 울면서 감정이 바닥을 친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러면 오히려 결과가 더 안 좋아지니까. 억지로 막 감정을 끄집어내지 않고, 오히려 말도 더 긍정적으로 하고 노력하면 헤어나올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감정이 곤두박질친 때가 언제였어요?


일단은 데뷔 전 연습생 시절에 그랬는데, 그때 그런 힘든 감정을 겪고 나니까 웬만한 일은 그냥 다 지나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 후로는 최근?(웃음)


최근에? 왜요?


그냥 한 번씩 오는 것 같아요. 연습생 때도 그랬거든요. 문득 ‘내가 잘하고 있나?’ 이런 생각이 한 번씩 드는 거죠. 데뷔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가끔씩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더 뭘 해야 할까?’ 이런 고민이 들어요.


그럴 땐 어떻게 해요?


뭘 배우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뭔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말이죠.


일단은 열정이 조금 사그라들지 않았나 싶을 때가 있어요. 재미있게 막 하다가 그 재미에 무감각해지는 시기가 올 때가 있죠. 그 열정을 되살리려면 여유도 필요하겠지만, 뭔가를 배우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 이거 배우고 싶다, 저거 배우고 싶다 막 이야기하고 있어요.


예전 인터뷰를 보면서 이번엔 연습생 시절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지 했어요. 연습생으로 지낸 시간이 7년이었다는 데에서 이미 희로애락이 느껴지는데, 한 얘기 또 해서 뭐 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안 할 수가 없네요. 지금의 슬기를 이야기하려면 어쩔 수 없이 나오네요.


네, 맞아요.


정신력 이야기라든지, 물론 약해질 때도 있지만 그걸 극복하는 걸 배운 것도 사실은 그 시기잖아요.


맞아요. 사람은 겪어봐야 헤쳐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 편하기만 하면 안 돼요. 그러면 나중에 무슨 일이 닥쳤을 때 헤어나오기 힘들어요.


스물여섯 살 아닌 것 같은데…. 서른여섯 살 아니에요?


제가 엄청 큰일을 겪은 건 아니지만요.(웃음)


크기와는 상관없는 것 같아요. 자신이 그 일을 통해 무엇을 얻어냈는지가 중요하지.


네. 조금은 단단해진 계기가 된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에는 뭘 배우고 싶어요?


아직 정하지는 못했는데 연구해보려고 생각 중인 건 있어요. 얼마 전에 중고로 필름 카메라를 샀거든요. 제가 못 찍는 건지 필름이 이상한 건지 카메라가 오래된 건지 모르겠는데 화질이 약간 떨어지는 거예요. 다른 카메라를 사야 하는지, 아니면 필름을 바꿔봐야 하는지 생각 중이에요. (휴대폰으로 필름 사진들을 보여주며) 제가 시험 삼아서 멤버들을 다 찍어봤거든요. 제가 진짜 잘 못 찍긴 했는데….


예쁘네!


화질이 원래 이래요?


필름 사진이니까.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니에요?


(사진첩을 더 위로 올려 다른 필름 사진을 보여주며) 이건 다른 필름 카메라로 찍어본 거거든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감도가 다르네요.


그렇죠? 다르죠? 실험을 좀 더 해서 연구해봐야겠어요. 제가 원래 풍경 사진 찍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다른 나라 가서 풍경을 좀 찍고 싶어요.


어디 가보고 싶어요?


쿠바. 어제 주현 언니(아이린)랑 수제비 먹으면서 JTBC <트래블러> 재방송을 봤거든요. 너무 예쁘더라고요. 쿠바에서는 동전 소리만 들려도 춤을 춘대요. 가보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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