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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킴'으로 돌아온 슈퍼스타 김예림

조회수 2019. 12. 18.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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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 그녀를 움직이는 에너지
출처: 볼륨 소매 블라우스 잉크. 귀걸이 에디터 소장품.
출처: 베어백 디자인 톱, 시스루 소재 오버사이즈 팬츠 모두 막시제이.

아까 촬영 때 너무 쉽게 다리를 확 찢어서 놀랐더니 예림 씨와 같이 온 친구가 알려주더라고요. 쿵후를 배웠다고.

그렇긴 한데 원래 유연한 편이기는 해요.(웃음) 스트레칭을 자주 해서.


그렇지 않아도 이번 ‘Yellow’ 뮤직비디오에서 무술을 활용한 안무를 보고 궁금했거든요. 무술 폼이 제법 익숙해 보여서요. 언제부터 배웠어요?

올해 4월부터인가,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어요. 쿵후를 뮤직비디오에 넣고 싶었는데 음악과 잘 맞아야 하니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다가 마침 쿵후 도장에서 만난 언니 중에 무용하는 언니가 있어서 그 언니에게 부탁해 안무처럼 넣게 됐어요.


쿵후 도장에서 만난 언니의 도움.

조금 급하게 부탁드렸는데도 잘 완성됐죠.


3년 만이죠. 림킴이란 이름으로 지난 5월에 내놓은 싱글 를 봤을 때부터 어떻게 한 걸까 묻고 싶었어요.

너무 달라져서. 그렇죠?


달라진 것도 달라진 건데 전부 혼자 진행했다는 스토리를 듣고요. 그런데 쿵후 도장에서 만난 언니에게 안무를 부탁했다는 말을 들으니 그간의 작업 방식이 눈에 보이는 것 같네요.(웃음)

맞아요.(웃음) 지금 함께 작업하는 친구들은 제가 다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같이 하게 됐어요. 비주얼이든 음악이든 아무래도 제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연락하다 보니까 조금 더 자연스럽게 완성된 것 같아요. 어떤 콘셉트가 잘 어울릴지 생각하고 맞추는 게 아니라 방향성을 딱 제시하고 간 거라서 그게 좀 달랐던 것 같아요, 기존에 했던 방식과.


그 친구들이란 이번에 함께 작업한 프로듀서 노 아이덴티티와 배가현, 비주얼 디렉터 메이 킴 등 말이죠? 원래 아는 사이였어요?

아뇨, 그냥 대부분 SNS 살펴보다가….


DM 보내서요?

DM이나 이메일로 먼저 연락했죠.


뭐라고 보냈어요?

그냥, 김예림이라고 하는데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고.


놀라진 않던가요? 김예림이란 인물은 <슈퍼스타K>라는 일명 대국민 오디션에 나와서 유명해졌고, 데뷔도 했고, 소속사도 있던 연예인이잖아요.

‘Yellow’ 뮤직비디오를 함께 찍은 크리스틴 유안 같은 경우에는 LA 베이스라서 저를 알고 있던 건 아니었고, 한국에 있는 분들은 아셨죠. 놀라워했다기보다는 그냥 조금, 예상치 못한 연락이라고 여기긴 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 만났을 때는 다들 이런 방향성을 상상 못 하고 기존에 해왔던 것들을 생각했는데 만나 보니 아예 다른 방향이라서 그런 게 예상 밖이라고 여겼던 것도 같고요.


기존의 것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조금 말랑말랑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렇죠, 그렇죠.


어떤 방향성을 제시했어요?

일단 비주얼 작업을 하는 친구들에게는 말보다는 음악을 먼저 들려줬어요. 음악을 만들 때는, 기존에 하던 시스템에서 뭔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고, 그 시스템에서 나와서 처음 음악을 만들려고 하는 거니까 메시지 혹은 주제가 조금 뚜렷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출처: 재킷 채뉴욕. 브라톱 나누시카 by 네타포르테. 데님 팬츠 레이 by 매치스패션.
출처: 재킷 문수권세컨. 블랙 니트 잉크. 귀걸이 베르사체. 헤어 터번 에디터 소장품.

예림 씨가 경험한 기존의 시스템은 어땠나요?

오디션(<슈퍼스타K> 시즌 3) 이후에 제가 스무 살, 딱 스무 살 때 처음 솔로 앨범을 냈던 것 같아요. 그때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 그랬겠지만, 어린 여자 솔로 가수라고 하면 떠올리는 특정한 이미지가 있어서 거기에 부합해야 했고, 그걸 바라는 시선도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이런 솔로 여자 가수가 되어야지’ 혹은 ‘이런 이미지를 가져야지’ 하는 생각이 없었어요. 섹시한 이미지, 청순한 이미지, 귀여운 이미지 등 여성이라는 틀 안에 국한되어야 하는 이미지나 그런 콘셉트가 이해가 잘 안 갔어요. 그럼에도 그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되는 것들, 혹은 다른 것을 했을 때 이해해주지 않는 시선들에 대해 ‘왜?’라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제가 단순히 ‘하고 싶은 것을 못 했다’ 이런 것도 있겠지만 그냥 ‘왜 여기에 맞춰야 하지?’라는 생각이 좀 컸던 것 같아요.


림킴은 ‘왜’라는 의문에서 시작했군요.

원래 저는 항상 제 마음 가는 대로 했던 사람이기는 한데, 어떤 틀을 강요하거나 ‘이건 안 되는 거야’라고 했을 때 ‘왜’라는 의문을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강하게 느끼는 편인 것도 같아요. 그런데 사실 주위에 이쪽 일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거든요. 그런 얘기를 하는 것도 많이 들었고. 단지 용기라고 해야 할까요, 가진 걸 다 버릴 것까지는 없지만 약간 멀리하고 시도해볼 용기 같은 것이 조금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그렇고, 그냥 무작정 나와서 뭔가 한다는 것에 대해 이해를 받지 못했던 것 같기는 해요.


말 그대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니까요. 회사를 나간다는 건 수입이라든지 소속감이라든지 보이지 않는 서포트를 받으며 활동할 수 있는 보장을 버리는 거잖아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듯해요.

사실 그렇진 않았어요. 저는 그냥 좀 뭐랄까, 그게 별로 우선순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어려서 그랬을 수도 있는데, 소속사에서 나왔을 때 제가 스물셋이었으니까. 그래서 더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3년 정도 활동하고 나서는 ‘아, 이렇게는 못 하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이런 굴레 안에서 똑같은 활동을 하며 이렇게 살지는 못하겠다.


막상 다시 혼자가 되어 세상에 나왔을 때도요? 그때도 두려움이나 불안감은 없었어요?

네, 없었어요. 지금도 스스로 작업한 한 3년 동안 현실적인 면, 창작하는 부분에서 온전히 제가 전부 직접 겪은 거잖아요. 그래서 ‘아, 이런 거구나’ 더 알게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사실 감만 있었지 정확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좀 더 정확히 알고, 그리고 그런 과정을 온전히 겪어온 것 같아요.


영감을 떠올리는 것부터 곡을 만들고 그것을 시각화하고 대중에게 전하는 방식까지, 예림 씨가 말하고 싶은 것을 예림 씨 손으로 처음 만들어낸 게 이번 앨범이네요.

맞아요.


할 만하던가요?

어려운 점은 진짜 많았던 것 같아요. 선례가 별로 없으니까. 인디펜던트 신에서 시작한 분들도 있지만, 그와는 조금은 다른 노선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죠. 아까 말한 대로 어쨌든 대중에게 김예림은 익숙한 인물이잖아요.

그래서 기존의 시스템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고, 세상에 내보내기까지 되게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크라우드 펀딩을 한 연유이려나요? 기존의 시스템대로는 제작하기 어려웠던 게.

크라우드 펀딩은 주변에서 얘기를 해주었는데 할지 말지 고민을 하긴 했어요. 그런데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방식 자체 역시 새로운 방향성일 수 있을 것 같아서 해보고 싶어졌고, 그래서 했어요.


성공적이었죠, 펀딩은. 5월에 를 보여주었고, 7월부터 이번 앨범을 위한 펀딩을 시작했고, 한 달도 안 되어서 목표액인 5000만원의 두 배 가까이 모였어요. 1986명이 후원했다고 하더라고요. 어땠어요? 예상했던 바였나요? 기대했었어요?

음… 해본 적이 없으니까 오히려 예상이든 기대든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저의 프로젝트를 소개하기 위한 글이라든지 여러 내용을 열심히 준비하기는 했지만.


안 될 수도 있었잖아요. 그러고 보니 문득 세속적인 궁금증이 드는데 는 어떻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 혼자 하든 둘이 하든 자본이 필요하잖아요.

자비로….


부자….

전혀 아니에요.(웃음) 음악 작업만 할 때는 그냥 작업만 했으니까 비용이 들 게 없었는데, 곡을 내고 비주얼 작업을 하고, 그러면서 비용이 들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 이전에는 그냥 제가 했지만, 만약 이번 펀딩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아마 뮤직비디오는 못 찍었을 거예요. 음반 제작비는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거든요. 제작비라는 게 진짜 싸게 해서도 낼 수 있는 거고 진짜 비싸게 해서도 낼 수 있는 건데, 사실 뮤직비디오가 자본이 가장 많이 드는 거라서. 그래도 이번 앨범에 실린 6곡 모두 와 함께 작년에 이미 다 완성되어 있었고, 그래서 펀딩이 안 됐다 하더라도 다른 방식이기는 했겠지만 앨범을 내긴 했을 거예요.

출처: 보디슈트 0 몽클레르 리차드퀸. 레더 스커트 채뉴욕.
출처: 니트 보디슈트, 오버사이즈 아우터웨어 모두 막시제이. 니트 팬츠 2 몽클레르 1952.

크라우드 펀딩은 수단이 아니라 이 역시 방향이었던 거네요.

그렇죠. 새로운 방법, 방향.


그런데 이번 앨범 곡을 이미 작년에 다 준비한 거면 사실상 소속사에서 나오고 나서 약 2년 만에 김예림만의 작업이 모두 완성된 거네요. 그 시간이 스스로에게는 길게 느껴졌나요, 아니면 금세 지나온 시간인가요?

그래도 꽤 긴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음악 자체를 만들어본 적은 없어서 뭔가를 새로 창조하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제 자아를 처음 만드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좀 어렵기도 했고, 오래 걸리기도 했던 것 같아요.


알게 모르게 오해를 하고 있었나 봐요. 예림 씨의 행보를 보면서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 읽으면 ‘살기’라는 제목도 그렇고, 과거에 받은 상처를 어떻게든 회복하려고 악을 써서 내놓은 결과물이라고 예상했는데 예림 씨는 즐기면서 자신의 자아를 완성해온 느낌이, 지금 이야기 나눌 때는 그런 느낌이 강하게 다가오네요.

네, 사실 도 이번 앨범도 감정적으로 봤을 땐 분노가 섞여 있긴 하지만, 저는 저 자체가 분노로 가득 찬 사람은 전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왜 안 되지?’ 그런 생각에서 시작하게 된 거고, 그렇다면 그냥 하고 싶은 방식대로 해보자,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것 같아요.


‘왜 안 되지?’에서 ‘그럼 되게 해보자’ 이런 느낌이네요.

그렇죠.(웃음)


현재까지는 되게 해본 것 같나요? 어느 정도 만족해요?

이런 것 같기는 해요. 이 앨범을 만들면서 그냥 제가 뭔가 다 뱉은 느낌이었어요. 그동안 혼자 생각했던 것, 혹은 제가 만들어왔던 것이나 느낀 것을 다 뱉어낸 느낌이라서, 뭐가 만족스럽고 뭐가 불만족스럽다기보다는 그 상태를 내놓은 느낌이에요. 어쨌든 뭔가 나온 거니까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거죠.


여성. 아시안. 이번 앨범을 통해 김예림이 이야기한 자신의 정체성이에요. 이건 표면적으로 보이는 키워드라고 한다면, 내면적으로 김예림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무엇일까요?

직관. 저를 움직이게 하는 건 항상 직관인 것 같은데, 음… 직관이라는 건 이런 것 같아요. ‘Yellow’의 가사를 보면 제가 조용히 불을 지피고 그 불이 굉장히 높이 치솟아 오른다, 그런 내용이 있는데, 제 성격 자체가 내면에 에너지를 모아두는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다가 그 에너지를 한 번에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앨범이 나오기 전에도 저를 만나는 사람들마다 뮤직비디오를 어떻게 찍을지도 상상이 안 가고, 라이브를 어떻게 할지도 상상이 안 가고, 다 상상이 안 간다고 그랬어요. 왜냐하면 평소에는 제가 그냥 가만히 있으니까.(웃음) 그런데 내면에는 에너지가 있어서 모드를 바꾸는 것 같아요. 모드를 바꿨을 땐 안에 담아두었던 에너지를 극대화시키고 이입해요. 그런 모습을 평소에는 보여주지 않는 것 같고. 그래서 그런 모습을 밖에 딱 내놓았을 때 좀 통쾌하기는 하죠. 재밌는 느낌?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걸 하는 거니까. 사람들은 판단하려고 하잖아요. 저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 혹은 저런 사람이다. 여성이라는 이미지도 마찬가지고, 솔로 가수를 한다면 이런 이미지겠지, 추측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그건 어떻게 보면 의도치 않게 가둬놓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런 판단과 정반대일 수도 있는 거죠. 제가 가진 에너지는 제 안에 있는 거니까 그걸 그냥 제가 쓰고 싶을 때 쓰는, 저는 그런 스타일인 것 같아요.


예림 씨를 표현하는 단어로 무엇이 있는지 물으면서 저는 수첩에 이렇게 적었거든요. ‘외유내강’. 통했네요.

(웃음) 제가 그런가 봐요.


그런데 쿵후는 왜 배우기 시작했어요?

별생각 없이 다니기 시작했어요. 집 근처에 쿵후 도장이 있고, 또 예전에 좀… 필라테스, 피티, 이런 거에 너무 질려서.(웃음) 너무 노동하는 느낌이어서. 그래서 뭔가 좀 더 발전하는 운동, 좀 더 단단해지는 그런 운동을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지금도 배우러 다녀요?

그럼요. 일주일에 두 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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