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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주>의 개봉을 앞둔 이성민과 배정남의 환상 케미

조회수 2019. 12. 20.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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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우는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게 많다고 말한다.

배정남은 선배 배우 이성민이 꼭 아버지 같다고 한다.

이성민은 배정남이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다고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게 많다고 말한다.

이성민 씨는 배정남 씨와 함께 있을 때 유독 사투리를 많이 쓰시네요.

이성민(이하 L) 나이가 드니까 고향 말이 편해지더라고요. 예전에는 공식 석상에서 의식적으로 사투리를 안 쓰려고 했는데, 이제 뇌에서 한 번 거르는 게 귀찮아지나 봐요. 


경북 봉화 태생이시죠? 대구에서 오래 연극 활동을 하셨고.

L 맞아요. 그래서 경북 사투리랑 대구 사투리를 섞어 썼는데, 요즘은 정남이나 뭐 부산 친구들하고 어울리니까 거기다 또 부산 사투리도 섞어 쓰게 되네요. 아내도 대구 사람이라 집에서는 가족이 다 사투리 써요, 편하게. 


배정남(이하 B): 형수님도 서울말 할 줄 알아요? 한 번도 못 봤는데.

L 자기는 한다 그러는데, 못하잖아.(웃음) 


배정남 씨는 명절 때마다 이성민 씨 가족과 함께 보내시죠? 말은 쉬워도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둘의 친분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이해도 필요하니까요.

B 형수님이 워낙 성격이 시원시원해요. 오히려 먼저 “온나~” 하시죠. 가면 “무라~ 무라~” 하시고요. 형님보다 더 쿨한 스타일이에요. 집에 있으면 뭐 형수님이 대장인 거 같더라고요. 

출처: 네이비 재킷, 셔츠 모두 슈트패브릭. 그레이 스트라이프 팬츠 수트서플라이. 슈즈 에스.티.듀퐁.

그래도 처음엔 어색하지 않았어요?

B 저만 부르시는 게 아니고 연극하는 후배들 중에 갈 곳 없는 친구들이 몇 명 있거든요, 그 친구들도 같이 가요. 가면 실컷 먹고 오고. 참 고맙죠.  


아, 그렇구나. 잠깐만요, 그럼 오해가 없도록 정리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배정남 씨는 방송에서 공공연하게 여러 번 이성민 씨를 아버지처럼 여긴다고 말했잖아요. 그런데 이성민 씨에게는 혹시 배정남 씨가 ‘온리 원’이 아닌 걸까요? 그냥 많은 후배 중 한 명이라거나….

B 에이. 

L (웃음) 

B 그 친구들은 제가 형님을 만나기 전부터 오랫동안 형님을 챙겨온 사람들이잖아요. 그렇게 비교하면 안 되죠. 


두 분은 영화 <보안관>으로 처음 만나셨죠? 어떻게 친해진 거예요? 이성민 씨와 작업한 다른 배우들은 이성민 씨를 과묵하게 보는 경우가 많던데.

B 형님요? 우리랑 있을 때는 다르던데…. <보안관> 촬영하면서 형님 성격이 좀 바뀌었죠? 

L 응, 그랬지. 

출처: 더블 슈트, 셔츠, 슈즈 모두 구찌.

캐릭터의 영향이었을까요? 동네의 크고 작은 문제를 다 해결해주는 큰형님 역할이었잖아요.

L 아뇨, 캐릭터는 상관없고요. 그냥 그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이 워낙 좋았어요. 건강한 사람들이었죠. 편한 성격에 가식이 없고…. 말이 웃기긴 한데, 수준? 수준이 다들 너무나 평범해서.(웃음) 코드가 맞았달까요? 정남이는 그중에서도 가장 건강한 친구였죠. 어떨 때는 야단도 치고 그랬는데, 살아온 얘기 들어보니까 뭐 이렇게 좀… 정이 가더라고요. 그리고 이 친구가 와서 착 감기잖아요. 뭘 감추지도 못하고. 


그래도 처음에는 어려웠을 거잖아요. 이성민 씨가 워낙 대선배에 연기력으로 손꼽히는 배우니까.

L 처음에… 네가 나를 어려워했나? 

B 아, 형님! 처음에는 제가 어려워했죠. 

L 아, 그래?(웃음) 

B 그럼요. 상견례할 때는 형님뿐만 아니고 다 어려웠죠. 그런데 형님이 초반부터 마음을 열어주시더라고요. 까칠하게 대하면 저는 근처에도 안 가죠. 제가 눈칫밥 먹고 사는 놈이라, 보면 알아요. 알잖아요, 형님. 무서운 사람 있으면 제가 얼씬도 안 하는 거. 

L 그게 저뿐만이 아니고 종수 형(배우 김종수), 성균이(배우 김성균)나 우진이(배우 조우진)도 정남이를 많이 챙겼어요. 어딜 가나 예쁨받는 애예요, 제가 볼 때는. 

출처: 그레이 스트라이프 재킷 수트서플라이. 그레이 터틀넥 휴고보스.

이성민 씨는 최근의 내적 변화에 대해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좀 더 낭만적으로 표현하시기도 했죠. “내가 워낙 말수가 없는 사람이라 주변에 말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그 사람들이랑 있으면 나도 말이 많아진다.”

L네, 맞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그랬어요. 살면서 누군가에게 먼저 친구 하자고 해본 적이 없는데, 어째 늘 건강하고 밝은 애들이 먼저 다가와줬어요. 친구 하자고. 워낙 말수가 적으니까 저도 옆에 그런 애들이 있으면 마음이 편했고요. <보안관> 때는 같이 일한 사람들이 절묘하게 다 그런 사람들이었던 거죠. 

B 진짜 모난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신기하게. 


어찌나 좋으셨는지 계속 얘기가 <보안관> 촬영 현장으로 돌아가네요. 두 분이 함께 촬영한 개봉 예정작 <미스터 주> 이야기도 좀 나오면 좋을 텐데…

L 아, 그렇죠.(웃음)   

B <미스터 주> 촬영 현장도… 아우, 너무 좋았죠. 

L 일단은 김태윤 감독이 참 좋은 사람이라 현장 분위기를 잘 이끌어줬고요. 밝은 내용의 영화이다 보니까 더 유쾌하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출처: 카키 컬러 더블 슈트 맨온더분. 터틀넥 코스.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시놉시스만 읽었을 때는 가족 영화인가 싶더라고요.

L 그렇죠, 가족 영화죠. 제가 연기한 주태주라는 캐릭터가 국가정보국 요원인데, 부인과 사별하고 혼자 살아요. 딸이 있지만 걔는 이모랑 살고. 그러다 불의의 사고로 동물의 말을 알아듣게 되면서 커다란 사건을 해결하고, 종국에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는 그런 이야기죠. 

B 군견 출신의 ‘알리’라는 허세 많은 개가 있는데, 걔랑 소통하면서… 그… 미션을 해결해요. 간간이 다른 동물의 도움도 받으면서… 어, 이 정도면 스토리 전달이 되지 않습니까? 아닌가?(웃음) 

L 맞아. 잘했어. 


그럼 배정남 씨의 역할은 뭐예요?

B 저는 국정원 소속의 낙하산 후배예요. 참 열정이 많은 요원인데, 근데 얘가 뭔가 모자라. 

L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해서 일을 망치죠. 그런데 또 아주 순진하고 열정적인 사람이라 어떨 때는 큰 몫을 하기도 하고요. 그런 면까지 좀 더 넓은 의미의 가족 영화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B 이게 티켓 네 장 묶음 영화라니까요. 한두 사람씩 와서 보는 영화가 아니라 온 가족이 손잡고 와서 보는 영화요. 100만 관객… 몰라요 이거.   

L 하하하. 저는 예전에 쟤 영화 홍보 인터뷰한다는 데에 그냥 슬쩍 방문한 적도 있어요. 불안해서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할지 예측할 수가 없어서. 결국 그날 쉬는 시간에 기자한테 그랬어요. 미안하다고. 잘 좀 정리해서 써달라고.(웃음) 


한국에서 그간 보기 힘들었던 잘 만든 가족 영화다, 그 말을 하신 것 같은데요?

B 맞아요. 진짜 그래요. 일단 그동안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성격의 영화일 거고요. 어른이 보든 아이가 보든 재미있을 거고요.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한 동물들 퀄리티가 정말 좋거든요. 거의 아시아의 <라이온 킹>이랄까? 

L <라이온 킹>은 사람이 안 나오잖아. 경우가 다르지. 근데 뭐, 맞는 말이긴 해요. 동물은 전부 CG거든요. 근데 미술감독도 완성본을 보고 그게 그래픽으로 구현한 동물이라는 걸 바로 못 알아채더라고요. “저기 원래 아무것도 없었잖아” 하니까 그제야 “아, 맞네” 하고 놀란 거죠. 촬영 현장에서는 제가 맨날 공이나 파란색 옷 입은 사람 보면서 연기했거든요. 


힘드셨겠어요. <반지의 제왕> 비하인드 영상 중에 영국의 노장 배우 이언 매켈런이 연기하다가 갑자기 우는 장면이 있거든요. 온통 녹색인 합성용 세트장에서 혼자 연기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L 맞아요. <미스터 주> 촬영 현장에서도 그 얘기가 나왔었어요. 피드백 없이 가상의 인물과 연기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우울증을 겪었다고. 저야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게 어떤 심정인지는 약간 이해할 수 있었어요. 늘 긴장해 있었거든요. 모든 걸 계산해서 반응해야 하니까. 


코미디 영화라고 촬영 현장도 마냥 말랑말랑할 순 없겠죠. 당연한 얘기인데, 그래도 이성민 씨가 촬영 내내 김태윤 감독한테 당부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묘하더라고요. ‘우리 쪽팔릴 짓은 하지 말자’고.

L하하하. 관객들 눈높이가 워낙 높아진 시대잖아요. 허접하게 얼버무리지 말자는 얘기였죠. 그렇게 당부한 덕분에 지금처럼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이 나온 거라고 생각해요. 후반 작업도 정말 오래 붙들고 있었고요. 저는 오늘도 후시 녹음하고 왔거든요. 감독은 뭐 “아, 이거 언제 끝나나” 하고 지쳐 있더라고요. 그런데 녹음하면서 보니까 그런 노력만큼의 결실이 있는 것 같아요. 

B 한국에서 이 정도면, 저는 뭐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보고 나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거고요. 벌써 다른 나라랑도 판권 구입 얘기가 오가고 있으니까요. 

출처: (배정남) 블랙 슈트, 화이트 셔츠, 슈즈 모두 프라다.(이성민) 그레이 스리피스 슈트 로드앤테일러. 화이트 셔츠 브리오니. 블랙 슈즈 트리커스. 워치 까르띠에.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배정남 씨는 전에도 저와 인터뷰하신 적이 있잖아요. 그때 느낀 게, 워낙 말투가 농담조라서 그렇지 연기를 대하는 자세는 굉장히 진지한 것 같았어요.

B 한 작품 할 때마다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L 정남이가 연기를 만만하게 보진 않아요, 절대. 

B 연기, 어렵죠. 지금도 또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맡아서 촬영하고 있는데 공부하고 노력해도 또 깨지고, 여전히 그래요. 근데 그 과정이 재미있잖아요. 모델 처음 할 때도 그랬거든요. 쫓겨나고, ‘집에 끄지라’ 하고, ‘장난하나’ 해쌌고. 그래도 버티니까 조금씩 사람들이 찾아주더라고요. ‘되네’ 싶은 순간이 오는 거죠. 차이점이 있다면 연기가 백배쯤 더 힘들다는 거고. 

L 그런데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찍고 오더니 연기가 아주 좋아졌더라고요. 감독이랑 다들 놀랐어요. 


이성민 씨가 배정남 씨한테 조언도 많이 해주셨죠. 그런데 그 내용이 연기론보다는 배우로서의 직업 정신 측면에 가까워서 재밌었어요.

B 형님이 그런 태도가 있죠. 우리는 상업 영화를 하는 배우들이고, 돈 받고 하는 거고, 그만큼 혹은 그 이상의 것을 해야 한다. 근데 그 말이 맞지. 

L 방금 전에도 그랬지만, 정남이가 ‘배운다’는 표현을 쓸 때마다 저는 이렇게 얘기해요. “여기가 애먼 돈 들여서 너를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받은 만큼 값어치를 해야 한다.” 

B 그런 말 들으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L 그런데 잘했어요. 이번 영화에서. 아주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었죠. 

B 정말 별의별 짓을 다 해서… 미친 놈 하나 나올 겁니다, 영화에.(웃음) 


만약 이성민 씨가 배정남 씨를 좋은 배우라고 평가한다면 그건 어떤 지점에서일까요?

B 아직… 뭐 아직…. 

L 정남이가 지금 혼잣말로 얘기한 것처럼, 좋은 배우인지 나쁜 배우인지는 아직 모르겠어요.(웃음) 다만 개성이 아주 독특한 배우인 것 같아요. 몇 컷만으로 관객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죠. 그 장점을 잘 살리면 좋은 캐릭터 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늘 그래요. 옛날에는 그걸 ‘성격파 배우’라고 불렀는데, 일단은 그런 배우로 잘 성장하면 좋겠다고요. 그리고 그 후에 다른 종류의 캐릭터도 하나씩 섭렵한다면 그때는 좋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요? 일단은 ‘장점이 많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B 와이구야. 

L 진짜야. 


배정남 씨도 화답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요. 배우로서의 이성민 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B: 에이, 말이 뭐 필요합니까. 

출처: 브라운 컬러 코듀로이 슈트, 화이트 셔츠, 타이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워치 IWC 샤프하우젠.

다들 이렇게 ‘말이 필요 없는 분’이라고 칭송하니까 오히려 거장들이 칭찬에 더 굶주려 있을 수도 있잖아요.

B 에이, 그런 걸 왜… 뭐 제가 보면서 많이 배우죠. 아, 저때는 저렇게 해야 하는구나. 연기하시는 거 보면 막 깜짝 놀라죠. 영화 <공작> 같은 거 보면. 

L 뭘 배워. 그런 게 어딨어.(웃음) 그런 게 아니라 뭐랄까, 태도 같은 면에서는 좀 정남이가 배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정남이야 지금도 괜찮지만, 그래도 저는 여기에 모든 걸 바쳐왔고 이걸로 먹고사는, 이것 외에 다른 걸 생각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잖아요. 영화나 연극을 대하는 태도, 배역을 대하는 태도가 정남이나 다른 후배들에게 아름다운 지점으로 보이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해요. 스킬 측면에서 뭔가를 봤다, 배웠다, 이런 건 제 생각에 말이 안 되는 것 같고요. 

B 아니, 그런데 실제로 보고 배우기도 해요. 연기하실 때는 진짜 다른 사람 같으니까요. 맨날 같이 지내는 사람인데 화면에서는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니까. 

L 저도 오늘 정남이를 다시 봤어요. 화보를 같이 찍어보는 건 처음인데, 너무 낯설더라고요. ‘와, 이 자식 대단한 놈이구나’ 싶었던 게, 고도의 집중력? 그것도 장시간의. 그리고 모델로서 사진작가 앞에 섰을 때의 연기 태도? 그런 게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것도 스킬보다는 태도의 측면이거든요. 정남이가 저한테 느끼는 것도 비슷한 종류일 것 같아요. 


혹시 그 외에도 이성민 씨가 후배인 배정남 씨에게 배우는 지점이 있을까요?

B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뭐, 사교성? 

L 정남이는 저보다 따뜻한 친구 같아요. 저는 그런 지점이 얘보다는 부족하고, 얘만큼 순수하지 못하고 그래요. 그리고 연기로는… 아직 뭐…. 

B 에이, 고마. 

L (웃음) 그리고 머리가 작은 거? 


하하하. 그건 배울 수가 없는 부분이잖아요.

L 따라갈 수가 없지. 타고난 하드웨어는.(웃음) 아, 그리고 <미스터 주>에서 제가 정남이 연기 때문에 NG를 수도 없이 낸 신이 있거든요. 너무 웃겨서. 그런데 정남이의 그 연기를 나보고 하라 그러면, 저는 못 할 것 같아요. 


어떤 장면인지 힌트를 줄 수 있나요?

L 제가 상급자에게 뭔가 변명을 하는 장면인데, 정남이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서 다 폭로해버리거든요. 눈치 없이. 정남이가 그 맑은 눈으로 그 대사를 치는데… 아까 후시 녹음하면서도 또 혼자 빵 터졌어요. 얘가 눈에 힘을 주고 멋있게 화보를 찍는 것도 좋긴 한데요, 저는 그것보다 이 친구가 이 맑은 눈과 순수한 표정을 잘 살릴 수 있는 배역을 만나게 되길 바라요. 이 배우만 갖고 있는 특이한 장점이거든요. 우리는 그게 안 되거든. 

B 형님, 진짜요? 와…. 


출처: 와인 컬러 슈트, 블랙 터틀넥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

그럼 배정남 씨도 이성민 씨의 어떤 연기에 감명을 받았는지, <미스터 주>의 한 장면 꼽아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L 그런 거 없지 뭐. 으하하하. 

B 저는 형님 하시는 거는 항상 마…. 

L 자기 것 말고는 관심이 없어요. 

B 제가 이걸 말하기가 애매하죠. 다 잘하셨는데. 

L 얘는 진짜 경주마 같아요. 눈가리개 찬 말처럼 딱 앞만, 자기 것만 봐. 

B 무슨 소립니까? 다 기억하죠. 근데 제가 감히 말하기가… 아, 모기가 왜 이리 많노. 

L 말 돌리지 말고.   

B 저는 뭐 매 순간순간… 그렇게 써주세요. 형님, 알잖아요. 이게 제가 지금껏 맡은 것 중 가장 큰 역할이라서 제가 뭐 남의 것 챙길 정신이 없었어요. 이 영화에 지금껏 찍은 영화 다 합친 것보다 많은 신이 나오는데.(웃음) 


연기 파트너로서는 어떨까요? 서로가.

L 이 친구랑 연기하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반가운 기회죠. 어떻게 치고 들어올지 예상할 수가 없으니까. 그래서 얘랑 연기할 때는 제가 뭔가를 계산하기가 힘들거든요. 제가 연기를 이렇게 저렇게 하자고 강요한 적도 별로 없었고. 야생적이라 좋죠. 조련되지 않은 배우. 


배정남 씨는요?

B 좋죠, 저는. 

L 이제 저랑 작품 안 한대요. 저랑 너무 많이 해서 이미지가 고착되는 것 같다고. 

B 아따, 참말로. 나이 먹으면 소심해진다 그러더만, 무슨 농담을 못 하겠네. 같이 좋은 거 많이 해야죠. 


저희 인터뷰 끝나가는데, 초반에 한 질문에 답을 안 받고 넘어간 게 마음에 걸리네요. ‘배정남 씨는 이성민 씨를 아버지처럼 여기는데 이성민 씨는 배정남 씨를 어떻게 생각할까.’ 어떤 감정에 가까울까요? 아끼는 후배? 좋은 친구?

L 아버지… 그건 뭐 지 생각이고.(웃음) 뭐랄까, 늘 걱정되는… 불안한… 집 나간 아이 같은? 그런 동생이죠. 잘됐으면 좋겠고. 탈 없이 잘 컸으면 좋겠고. 성장 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으니까요. 

B 그런데 그런 과거가 처음 연기할 때 도움이 됐어요. 모델 일 할 때도 도움이 됐고. 빨리 감정을 끌어올려야 하는 신에서 힘들었을 때 생각하면 순식간에 확 찍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L 그래도 그렇게 자꾸 되새기지 마. 다른 생각을 해. 다르게 풀어. 

B 지금은 그렇게 안 하죠. 옛날에. 

이 인터뷰가 12월호에 실릴 예정이에요. 연말인데 서로 덕담 한마디씩 하면서 끝낼까요?

B 형님은… 건강 챙기세요. 일을 너무 많이 하셔. 

L 하하. 저는 근데 일할 때 오히려 안 아픈 것 같아요. 긴장을 하고 살게 되니까. 얘는 뭐… 후배들한테 자주 하는 얘기인데요, 좋은 일 있을 때 조심하라고. 늘 조심했으면 좋겠어요. 

B 형님이 요즘 골프에 열중하고 계신데 그것도 더 잘되면 좋겠고. 저는 골프 그만뒀다가 형님 때문에 다시 하고 있거든요. 

L 조심하라는 차원에서, 이제 딴 거 하지 말고 나랑 놀자고.(웃음) 

B 그래요. 뭐 올해도 잘 넘겼네요, 형님. 내년에도 파이팅합시다. 

L 내년 1월에 개봉할 <미스터 주> 많이 봐주세요. 영화만 잘되면 우리야 뭐 저절로 건강도 좋아지고, 만사형통 아니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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