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링킷

타지에서 대전을 방문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갈 때 똑같은 종이 가방을 들고 기차에 올라타죠.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의 종이 가방만 봐도 그들이 대전에 다녀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 맞아요. 바로 대전을 대표하는 빵집, '성심당' 이야기예요!

그런데 성심당을 다녀온 이들이 사 오는 메뉴는 매번 비슷한 것 같아요. 튀김 소보로, 튀김 소보로 고구마 맛, 아니면 판타롱 부추 빵이 전부.

이 상황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까웠던 대전 출신 에디터는 결국, 직접 성심당을 방문해 튀·소만큼 맛있는 다른 메뉴들을 소개하기로 결정했어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빵의 도시, 대전에서 나고 자란 에디터가 사랑하는 성심당 메뉴 3종을 소개할게요. 모두 집중!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에서 이영자의 PICK으로 유명해진 명란바게트. 따로 마련된 명란바게트 코너와, 빵 구입을 위해 계단까지 길게 늘어선 줄은 명란바게트의 명성을 보여 주죠. 갓 구워져서 나온 바게트가 삽시간에 동이 날 정도니, 빵집을 나서는 이들의 종이 가방 속엔 대부분 이 빵이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아마도 명란 '덕후'들이라면 분명, 이런 경험이 있을 걸요? '명란'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음식을 먹을 때마다, 코끝을 스치고 사라지는 명란 향에 아쉬웠던 경험···. '이것은 명란이 들어간 요리인가, 명란 '향'이 첨가된 요리인가?' 

하지만 성심당의 명란바게트는 달라요. 28센티미터의 바게트 사이에 오동통한 명란이 쏙 들어가 있고, 감칠맛을 더해줄 김가루가 바게트 위에 가득 뿌려져 있어요.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바게트 빵과 짭짤한 명란의 조화는 가히 환상적이죠. 명란의 진한 맛과 향이 빵 안에 그대로 담겨 있다고요! '단짠'보다는 '짠짠'에 가까운 맛이지만, 빵의 고소함이 은근하게 느껴져 질리지 않아요. 더욱 풍부한 맛을 원한다면, 계란 노른자에 찍어 먹거나 OOO과 함께 먹어볼 것. 바게트와 곁들여진 재료들이 짠맛을 부드럽게 중화시켜, 브런치나 맥주 안주로도 제격이에요. 

▷ OOO의 정체가 궁금하다면? 

에디터 점수 : 4.5점

한줄평 : 맥주와 먹으면 천국 가는 맛. 이제까지 흘렸던 명란 덕후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그런 맛.

성심당에 갈 때마다 주먹밥을 사 먹는다고 하면, 열에 아홉은 '성심당에 주먹밥을 팔아요?'라고 반문해요. (느껴지시나요? 저의 찐 대전 바이브!) 그것도, 웬만한 주먹밥보다 훨씬 맛있다구요. 명란바게트에 이어 소개할 메뉴는, 은근히 잘 나가는 성심당의 스테디셀러, 찹쌀주먹밥!

성심당 표 주먹밥은, '주먹밥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편견을 깨 줘요. 찰기가 있는 찹쌀밥을 기름에 튀겨 바삭함을 더한 주먹밥을 한 입 베어 물면, 쫀득한 찹쌀이 입 안을 가득 채워요. 잘게 썰어진 채소와 김가루가 찹쌀밥 안에 넉넉하게 들어 있어요.

찹쌀밥의 고소함과 소스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순한 맛 재질! 맵고 짠 것을 좋아하지 않은 이들이나, 아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죠. 성심당에서 빵이 아닌 유니크한 메뉴를 맛보고 싶다면 찹쌀 주먹밥을 적극 추천할게요.

구입 후 주먹밥이 식어 있다면, 전자레인지가 아닌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보세요!. 바삭바삭하게 살아난 튀김옷이 만족스러운 식감을 완성해 줄 거예요.

에디터 점수 : 4점

한줄평 : 주먹밥까지 잘하면 어떡해요…

보통 '건강한 맛'이라는 표현은, '몸에는 좋을 것 같은데··· 입은 즐겁지 않은 맛'이라는 뜻으로 쓰여요. 하지만 성심당의 '건강한 맛'은 달라요. 달콤함과 부드러움, 고소함이 공존하거든요.

둥그스름한 통밀빵의 가운데를 크림치즈와 무화과 잼으로 채운 뒤, 각종 견과류를 더해 영양과 맛, 건강까지 챙긴 녀석. 왠지 텁텁해 보이는 비주얼과 달리, 식감이 매우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랍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느껴지는 부드러움에 깜짝 놀랄걸요? 통밀 특유의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아, 식감과 향에 까다로운 에디터도 만족했어요.

크림치즈와 무화과 잼의 앙상블도 인상적인데, 특히 무화과 잼은 고급스럽고 풍부한 맛의 일등공신이에요. 지나치게 달지 않아 통밀과 견과류, 크림치즈의 맛을 해치지 않는 느낌? 은은하게 퍼지는 잼의 단맛과 크림치즈의 고소함이 부드럽게 어우러져 완벽한 맛의 밸런스를 선사해요.

나른한 주말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따뜻한 커피와 함께 먹고 싶은 빵. 이름 때문일까? 왠지 모르게 낭만적인 분위기도 느껴지는 메뉴.

에디터 점수 : 4.5점

한줄평 : 베스트 메뉴가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사진=김보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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