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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이어지는 유산 - 모건

조회수 2020. 7. 20. 0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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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륜차로 시작해 과거의 즐거움과 감성을 이어가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

바퀴가 세 개인 자동차로 유명한 회사들이 있다. 세계 처음으로 특허받은 가솔린 내연기관을 적용한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만든 메르세데스-벤츠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삼륜차인 K-360을 제작한 기아 등이 좋은 예다.

출처: Morgan Motor Company
모건 3휠러

그 이외에 삼륜차로 역사를 쓴 제조사가 많이 있다. 그중 삼륜차를 중심으로 특별한 장인 정신과 기술력 그리고 고급스러움으로 자동차 세계의 역사를 쓴 모건 모터 컴퍼니(이하 모건)의 매력을 되돌아보려 한다. 


1909년에 영국 우스터셔주 말번의 작은 차고에서 설립된 모건은 헨리 프레드릭 스탠리 모건이 만든 앞바퀴가 두 개이고 뒷바퀴가 한 개인 3 휠러(3 Wheeler) 형태의 사이클 카가 첫 포트폴리오였다. 이 모델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처음에는 좋지 않았다. 이후 모건은 개선된 보닛과 운전대 그리고 동승석 등을 단 러너바웃(Runabout)이라는 모델을 출시하며 대중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1911 모건 러너바웃 1인승

낮은 운용 비용과 높은 세금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차라는 입소문이 나며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났다. 그런 분위기 속에 모건은 기본 모델에서 디럭스까지 세그먼트를 늘리고 패밀리 모델과 배달용 밴까지 다양한 차종을 양산했다. 또한 2인승(F2), 4인승(F4), 포드 엔진을 얹은 F8형을 공급하면서 모건 3휠러의 인기는 1933년경까지 절정에 달했다. 



1936년에 영국 정부가 자동차세 기금을 폐지하면서 삼륜차의 혜택도 사라졌다. 소비자 성향 또한 오스틴 세븐이나 MG 등의 사륜 모델로 마이그레이션 즉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모건은 이런 시장을 변화를 예측한 듯 하나의 자동차를 그해 올림피아 모터쇼에서 당당하게 데뷔시켰다. 이 모델이 바로 모건 역사상 첫 사륜차이자 최근까지 생산된 모델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레거시 모델인 4-4였다. 

출처: Wikimedia Commons
1939년형 모건 4-4 르망

이 모델은 구조적으로는 3휠러의 최종형인 F 타입을 기초로 뒤 차축에 리지드 액슬 서스펜션을 설치하여 2개의 뒷바퀴를 추가한 형태였다. 현재까지 모건의 사륜차는 모두 4-4의 섀시를 기본으로 제작되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1930년대 4-4와 큰 차이가 없는 1993년형 4-4

과거 평평했던 라디에이터 그릴이 곡면 스타일로 변경되는 등 일부 차체와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적용된 파워 트레인 등을 제외하면, 4-4는 기본적으로 데뷔 때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제작되었다. 이는 차 자체가 다른 회사와 구별되는 창조적이고 우아한 모건 만의 고급스러움을 나타내는 상징성을 띠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차체 뼈대는 두 개의 Z자형 단면 강철로 제작된 사이드 멤버와 크로스 멤버로 만들어졌고 바닥 재료로는 나무를 썼다. 탑승 공간은 물푸레나무로 전체적인 틀을 만들고 알루미늄 패널로 감싼 것이 특징이다. 

출처: Geograph
섀시와 캐빈 디자인에 목재를 사용하는 것은 모건 모터 컴퍼니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이후 4-4가 가진 장점을 받아들여 외부 변화가 적은 차체 형태에 큰 엔진을 얹은 플러스 4(Plus Four)가 탄생했다. 데뷔 후 70여 년이 지난 2019년에 기존 모델의 97%의 부품을 바꿔,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인 모델이 나왔다. 

출처: Morgan Motor Company
2019년형 모건 플러스 포의 실내

특히 전작인 에어로 8(Aero 8)과 2세대 플러스 8에서 사용된 알루미늄 섀시보다 두 배 더 강하고 97kg 정도의 가벼운 섀시를 CX 제너레이션 플랫폼을 통해 실현하게 되었다.

출처: Morgan Motor Company
모건의 최신 CX 제너레이션 플랫폼

이것은 모건의 경이로운 경량화의 성공과 완전히 새로운 모델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였다. 이를 통해 모건이 과거의 훌륭한 설계 즉 레거시를 지키면서 최신의 설계 기술을 적용하려 노력하는 자동차 제조회사라는 것을 입증해 보인 것이다. 


모건은 현대 교통 환경과 시대에 발맞춰 브레이크 등 부품을 강화하고 전기자동차도 만들어내는 유연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건이 연간 850대를 생산하는 기본 모델은 파워 스티어링, 트랙션 컨트롤, ABS와 같은 안전 기술을 담고 있지 않다. 

출처: Morgan Motor Company
모건의 현재 모델들

그것은 과거에 집착하기보다는 드라이빙의 순수한 즐거움 그리고 과거 운전자들이 느낀 감성을 고스란히 전달하고픈 모건의 철학이 바탕이 된 것이 아닐까 한다.

글 윤영준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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