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의 겨울 잇템, 깔깔이의 모든 것
군복 궁금증 해결...군용 피복 A to Z
<1>깔깔이는 무엇인가요?
영하권의 날씨가 한반도를 찾아왔다. 각 부대에서는 이미 동계작전 대비태세를 갖추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시기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철이 시작된 모양이다. 동절기·혹한기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물건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코 빠질 수 없는 동계 ‘필수템’이 바로 속칭 ‘깔깔이’라고 불리는 방상내피(방한복 상의 내피)가 아닐까?
방상내피는 방상외피(방한복 상의 외피) 안에 입는 피복으로, 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을 넣고 누벼 보온성을 강화했다. 방상내피를 깔깔이라고 부르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설이 있다. 먼저 초창기 방상내피의 색상은 지금처럼 옅은 노란색이 아닌 카키색이었는데 이 때문에 ‘칼칼이’라고 불렸다가 ‘깔깔이’로 변했다는 것이다.
다른 이야기는 초창기 방상내피의 질이 좋지 않아 겉면이 이빠진 칼날 또는 면도날처럼 거칠다고 해서 칼칼이라고 불렸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깔깔이라고 변했다는 설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설명이 과거 광복 후 창군 과정에서 미군 군복을 지원받아 입었다는 점에 있다.
당시 지원 물자 중에는 M1941 야전 재킷과 내피가 있었고, 이 내피가 (방상내피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동계에 야전 재킷 안쪽에 입어 보온성을 강화했기 때문에 방상내피의 시초가 된 셈이다.
내피의 안감은 울 원단을 사용해 제작했고 원단의 특성상 피부에 닿았을 때의 느낌이 까칠까칠해 깔깔이로 부른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방상내피의 변천은 과거 노란색 다이아몬드 형태로 퀼팅된 방상내피에서 신형군복 도입 이후 갈색 방상내피로 변화했다. 또 최근에는 디지털무늬 방상내피로 발전했다. 현재 보급 중인 방상내피의 겉감과 안감 재질은 폴리에스터로 바뀌어 기존의 거칠거칠한 촉감이 많이 개선됐다. 또 가볍고 보풀이 잘 일어나지 않으며 보온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더불어 방상외피와 연결하기 위한 외피 연결고리 등 여러 개선사항들도 반영됐다.
동계의류는 전역자 지급품 목록에도 포함돼 전역 시 반출이 가능한데, 전역 후에도 방상내피는 인기가 높다. 얇고 가벼운 것은 물론 보온성까지 갖추고 있어 편하게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상내피가 얇은데도 보온성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누빔 기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누빔은 퀼팅이라고도 하며 안감과 겉감 사이에 솜털, 우레탄폼 등을 넣어서 마름모꼴의 다이아몬드 무늬가 생기도록 바느질을 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누빔이 된 천의 중간 사이에 공기층이 형성되면 열이 밖으로 잘 방출되지 않아 따뜻하다. 이런 방법으로 제작된 방상내피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도 쓰이고 있다.
기존 노란색 구형 방상내피는 허리에 고무줄이 있었다. 앞 채움 방식은 단추형에서 지퍼형으로 개선돼 용이성을 더했다. 2011년 디지털무늬 전투복이 보급되면서는 노란색 방상내피가 아닌 신형 방상내피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새로 보급된 방상내피의 색상은 고동색(갈색)으로 바뀌었고, 박음질 방식과 내부 소재도 변경됐다. 이전보다 솜이 얇아지고 허리 고무줄이 삭제됐지만 목깃이 생기고 지퍼를 끝까지 올릴 수 있어 보온성은 더욱 향상됐다.
2018년부터는 디지털무늬 방상내피가 생산돼 보급되고 있으며, 박음질 방식이 다시 다이아몬드 퀼팅 방식으로 변경됐다. 일반적인 방상내피 이외에도 신형 기능성 방상내피도 있는데, 특수지역에서 입는 발열기능을 갖춘 이 방상내피는 최전방 지역, 특히 GOP 지역에 보급되고 있다. 기능성 방상내피는 등에 발열체 판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최대 50~60℃의 열을 내는 발열팩을 내장하면 온도 조절을 4단계로 할 수 있기도 하다.
기사 : 국방일보 서현우 기자
자료제공 : 국방기술품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