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와 장갑차의 엔진배치는 왜 다를까?

조회수 2019. 5. 14. 14: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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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WHY

밀리터리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전하는 ‘밀리터리 WHY’가 네티즌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밀리터리 WHY’는 기존 기사와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차별화된 밀리터리 지식을 제공하는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입니다. 밀리터리 소재의 영화나 게임이나 전쟁과 방위산업 관련 뉴스를 접하던 중 가졌을 법한 여러분들의 의문을 속 시원히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이야기 주제는 ‘전차와 장갑차의 내부 배치 차이’입니다. 전차와 장갑차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많은 부분이 다르답니다. 왜 그렇게 달라졌을까요?

출처: chars-francais.net
세계최초의 장갑차인 프랑스의 AUBRIOT-GABET.

세계 최초의 장갑차 중 하나인 1915년식 프랑스제 CUIRASSE AUBRIOT-GABET의 경우, 37㎜ 대포를 장착하고, 장갑을 차체 전체에 둘렀지만 전기 모터로 구동되는 바퀴로 주행해 참호를 건너 돌격할 수 있는 기동성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이와 달리 1916년에 처음 등장한 세계 최초의 전차인 영국의 Mark I의 경우, 비록 속도는 5㎞ 정도로 느리지만, 28톤의 무게를 갖춰 방어력이 좀 더 우수했습니다. 또한 6파운더 속사포와 호치키스 기관총을 장착해 참호를 넘어 적군의 방어선을 향해 돌격이 가능한 능력을 갖추었죠. 

출처: hyeclub.com
세계최초의 전차인 영국의 MK I

AUBRIOT-GABET의 경우 기존의 자동차와 비슷한 구조로 엔진이 앞에 있었고, 영국의 MK.1의 경우 크기가 매우 큰 차체를 구동하기 위한 대형 엔진이 차체 중앙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탱크와 장갑차의 구조와 엔진 배치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가정 먼저 전차에 회전포탑이 도입된 것입니다. 초기 전차들은 회전포탑이 없었지만 1차 세계대전 말기에 등장한 여러 전차, 특히 프랑스의 명 전차 르노 FT-17이 회전포탑을 탑재해 실전에서 우수한 성능을 증명하게 됩니다. 이 FT-17전차가 1차 세계대전 종전 후 세계 각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자, FT-17의 배치, 즉 전방에는 조종수석, 중앙에는 회전포탑과 포탄, 후방에는 엔진이 자리 잡는 것이 표준화된 전차의 배치로 정착했습니다.

출처: wheelsage.org
전차의 주요 구성요소의 기준을 만든 프랑스의 FT-17탱크

두 번째는 자동차에 장갑, 혹은 궤도를 붙이는 것입니다. 전차의 유용성에 주목하게 된 세계 각국은 사람 혹은 장비를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면서, 험준한 지형에도 수송할 수 있게 여러 시도를 합니다. 특히 단순히 자동차에 장갑판을 덧대거나, 자동차의 바퀴를 전부 혹은 일부 무한궤도로 바꾼 일명 ‘하프트랙’이 등장합니다.

출처: thepacific.fandom.com
현대 장갑차의 원조인 미국의 M3 하프트랙

세 번째는 소형 장갑 무한궤도 차량, '탱캣'의 등장입니다. 탱크가 가지고 싶지만 가격이 비싸서, 혹은 작고 가벼운 탱크가 필요해서 등장한 이 탱캣은 그야말로 소형 승용차 정도의 크기로 움직이는 기관총 진지, 물자 견인, 병력 수송 등의 다양한 임무에 투입됩니다.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고 난 뒤, 위의 세 가지 특징은 주행성능과 목적에 따라 전차의 엔진 배치를 바꾸게 됩니다. 전차의 경우 중앙에 회전포탑을 얹고 후방에 엔진을 배치한 다음, 무게중심을 중앙에 배치하기 위해 변속기를 차체 전방으로 배치하는 전차들이 늘어납니다. 차량은 무게 중심이 차체 중앙에 있을수록, 차량을 조종하기 더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의 엄청난 대규모 전차전 속에서, 전차의 복잡한 엔진과 구동장치를 야전에서 수리하기에는 어렵고, 고장 난 전차를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세계 각국의 전차는 변속기와 엔진을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어서, 구동장치가 고장 날 경우 야전에서 간단히 교체한다는 일명 "파워팩"을 전차에 적용했습니다.

출처: inetres.com
차체 후방에 설치된 파워팩을 교환하는 M1a1전차

장갑차의 경우 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대부분의 장갑차는 하프트랙, 즉 바퀴식 트럭에 무한궤도를 붙인 것이었습니다. 기존의 트럭을 개조하거나 유사한 모양이기 때문에, 전차와 달리 엔진이 앞에 장착된 것이 많았습니다. 탱캣은 부족한 능력으로 2차 세계대전 때에는 이미 전장에서 사라졌지만, 여러 가지 물건을 견인하고 실을 수 있으면서, 장갑을 갖춘 차의 유용성이 증명됐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냉전 시기를 지나자 전차와 장갑차의 구분은 더욱 명확해집니다. 우선 전차와 유사하지만, 전차의 직사포 대신 곡사포를 장착하는 자주포라는 개념이 완전히 정착합니다. 적진 후방에서 원거리 공격을 하는 자주포도, 빠르게 변화하는 전선에 맞춰 이동하고 적의 공격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견인포와 트랙터 대신 아예 전차에 견인포를 얹고 포탑이 생기게 됐죠. 


자주포는 전차의 차체를 그대로 얹어서 쓰는 종류가 많았다가, 점점 자주포만의 새로운 차체를 개발하게 됩니다. 또한 곡사포는 일반 전차포보다 크고 무거운 것이 보통이고, 전차포와 달리 포탄과 장약을 따로 넣어야 하기에 포탑이 더 커져, 자주포는 대체로 차체 앞에 엔진이 설치됐습니다. 병력을 싣는 장갑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사람이 타고 내리기 쉽도록 엔진을 앞에 단 장갑차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전차보다 보병 수송 장갑차의 가격이 저렴하고 공간 활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기에, 전차는 전차와 함께 행동해야 할 교량전차, 구난전차 등 파생형이 적게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보병 수송 장갑차는 응급구조 차량, 지휘차량, 정찰차량, 자주 박격포 차량, 대공차량 등 무척 많은 파생형들이 등장해 결국 현대 장갑차들은 전차의 경우 일반적으로 엔진이 차체 후방에 있고, 장갑차와 자주포의 경우 일반적으로 엔진이 차체 전방에 있는 배치가 정착됐습니다.

출처: nationalinterest.org
현대 전차에서 드문 전방 엔진 배치를 선택한 이스라엘의 메르카바 탱크.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각 나라의 고유한 지형과 환경 특성, 군과 경제적 이유에 따라 이런 일반적 원칙과 다른 전차와 장갑차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메르카바 주력전차의 경우, 1970년대 말에 처음 등장한 메르카바 mk.1부터 최신형 메르카바 mk.4까지 전부 엔진이 앞에 배치돼 있습니다.


전차가 엔진이 앞에 배치될 경우, 공격으로 엔진과 변속기가 피탄돼 전차가 행동불능에 빠질 확률이 많지만, 이스라엘의 독특한 전차 전술과 개념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한 것입니다. 엔진이 앞에 있기 때문에 피탄 돼 전차를 못 쓰게 되더라도, 내부의 승무원이 피탄으로 부상이나 사망을 당할 확률이 매우 적은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엔진이 앞에 있으니 메르카바 전차의 후방에는 유사시 탈출이 쉬운 작은 쪽문을 설치했는데, 전차가 피격돼 화재가 발생할 경우, 다른 전차보다 더 빨리 승무원들이 탈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차 후방에 남는 공간이 생겨 메르카바 전차는 비슷한 무게의 다른 전차들보다 탄약이나 물자를 더 많이 탑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급할 때에는 보병이나 병사도 실을 수 있고요.

출처: super-hobby.com
수상 주행시 안정성을 위해 엔진을 뒤에 장착한 BMP-3 장갑차

장갑차 중에서는 주로 수륙양용 기능이 장갑차의 엔진 배치에 독특한 영향력을 끼칩니다. 장갑차 중 수륙양용 능력을 갖춰 물에 뜨는 장갑차들은 무엇보다 차량의 무게중심이 차량의 중앙에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엔진이 앞에 배치될 경우 중앙과 전방에 장갑차의 무게가 집중되어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 육군도 운용 중인 러시아의 BMP-3 보병전투차의 경우에는 엔진이 후방에 있어, BMP3의 탑승 보병들은 후방의 엔진 위에 설치된 문을 사용해서 안과 밖을 오고 갈 수 있습니다.

출처: defense-update.com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하여 엔진이 좌우로 나뉜 미국의 GCV 장갑차

이렇게 전차와 장갑차는 제작 목적, 실전에서의 교훈, 야전 정비 등 다양한 원인으로 엔진을 전방에 배치하다가 후방에 배치하고, 때로는 전차면서도 엔진을 전방에, 장갑차면서도 엔진을 후방에 배치합니다. 향


후 우리 군에는 하이브리드 엔진 및 전기구동 동력이 장갑차와 전차의 새로운 엔진으로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하이브리드 엔진을 사용하는 장갑차는 엔진이 앞·뒤가 아니라 좌우로 나눠 배치할 수 있는 등 지금보다 더 다양한 엔진 배치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민석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 통신원


출처: https://1boon.kakao.com/dema/5cc6d5feed94d200018e66b0
전장을 압도하는 '전장의 신' K55A1 자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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