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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백서'의 모든 것을 알려주마!

국방정책과 군사 대비태세를 설명하는 책자 형태의 보고서

국방부에서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국방백서는 국방정책과 군사 대비태세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책자 형태로 펴내는 공식 보고서를 말한다. 



국방 분야의 주요 성과와 현황, 앞으로의 국방정책 추진 방향, 안보 정세 등 국방분야의 주요 현안들이 책 한 권에 집약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근래의 국방백서는 주요 국방관련 자료를 부록 형식으로 수록하고 있어 참고자료집으로서도 가치가 높다.



국방백서는 국방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안보공감대 형성을 뒷받침하고, 국방정책의 투명성을 높여 국제적 신뢰 조성과 군사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된다. 국방백서는 기본적으로 ‘국민들과 함께하는 국방’이라는 관점에서 펴내는 보고서인 셈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15일 국방백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방일보 양동욱 기자

‘백서’의 유래


백서(白書, white paper)는 원래 정부가 특정 사안이나 정책에 대한 공식 입장이나 조사 결과를 정리하여 만든 보고서를 의미한다. 


영국에서는 보고서의 성격에 따라 표지를 몇몇 색깔로 구별했는데, 백서는 이름 그대로 원래 흰색 표지로 만들어 의회에 제출하는 내각의 보고서를 뜻했다.



표지 색깔로 보고서를 구별하는 관행은 유럽에서 15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그 중에서도 ‘white paper’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반 영국에서 비롯된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이를 ‘백서’라는 명칭으로 번역하면서, 한국에서도 백서라는 용어가 쓰이게 되었다.

한국의 1968년 국방백서. 흰색표지에 황금색으로 국방백서라는 제목을 인쇄했다. 사진=김병륜 제공

한국에서는 1967년 처음 발간


한국 국방부는 ‘국방백서’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1967년에 처음 발간했다. 오늘날에는 국방백서를 PDF로 만들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국방부 웹사이트(http://www.mnd.go.kr)에서도 공개하지만 1960년대는 군사보안이 우선되던 시절이라 일련번호를 하나하나 적어서 수신처를 관리할 정도로 배포를 제한했다.


바로 다음해인 1968년에도 국방백서를 펴냈지만, 1969년부터 1987년까지는 국방백서를 펴내지 않았다. 남북간 군사적 긴상 상황 속에서 국방백서를 계속 펴내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88 국방백서. 국방부 제공

민주화 진전으로 1988년 재발간


1987년 개헌으로 민주주의가 좀 더 진전되면서, 1988년에 국방백서가 재발간되었다. 발간사에서 재간행한 이유 중 하나로 “어느 때보다도 국방의 공개를 요구하는 국민적인 여망이 높아졌다”고 밝히고 있어, 국방분야의 투명성 확대가 재간행의 핵심 이유였음을 알 수 있다.


1988년도 국방백서는 안보환경, 국방태세, 국방운영, 복무, 국민생활과 국방 등으로 나눠 총 360쪽 분량으로 편찬되었다. 수십 년 만에 재발간되었기 때문에, 1988년도 국방백서 발간사에서는 “창군 40년 만에 최초로 국방백서를 발간했다”고 설명할 정도였다.  

1991~1992년 국방백서. 국방부 제공

이 때부터 2000년까지의 국방백서는 매년 빠짐없이 간행되었다. 그 중 1991년 국방백서부터 1997년까지의 국방백서는 매년 나왔지만, 단일연도를 표기한 것이 아니라 1991~1992, 식으로 2년 단위 연도를 표기한 것이 특징이다.

1997~1998년 국방백서. 국방부 제공

2004년 이후 2년 단위 발행


1990년대 후반부터 국방백서에는 몇 가지 변화가 생겼다. 1997~1998년 국방백서는 제목과 본문에서 한자를 혼용하지 않고 한글로 쓴 최초의 국방백서였다. 


당시 주요 신문들이 국한문 혼용에서 한글전용으로 바꾸고, 필요할 경우 한자는 괄호 안에 병기하는 방식으로 표기 방식을 바꾸고 있는 추세였다. 


국방부도 이런 시대 흐름에 발맞춰 국방백서를 순 한글로 펴내게 된 것이다.

2001년도 국방주요자료집. 국방부 제공

발간주기도 바뀌었다. 국방부는 1988년부터 2000년까지는 국방백서를 매년 10~12월 사이에 발간했다. 국방부는 2000년, 국방백서를 2년마다 간행하기로 하고, 발간시기도 5월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단 매년 발간하던 국방백서를 발간하지 않는데 따른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2001년에는 ‘2001년도 국방주요자료집’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별도로 펴냈다. 분량이 50여 쪽 정도여서 일종의 ‘미니 국방백서’였던 셈이다.

1998~2002 국방정책. 국방부 제공

하지만 2002년 5월 예정되었던 국방백서를 펴내지 않았다. 같은 해 12월 국민의 정부 기간(1998~2002)중 추진한 국방정책을 총정리한 ‘1998~2002 국방정책’을 발간했다. 



2000년 국방백서와 2004년 국방백서 사이에 4년의 공백이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2004년 이후 2016년까지 2년마다 발간하는 관행이 정착되었지만, 실제 발간된 시기는 조금씩 편차가 있다.

1990년대 중반 미 국방부 ‘연례국방보고서(Annual Defense Report)’의 한 대목. 미 육군의 사단급 위치를 지도 위에 모두 공개하고 있다. 김병륜 제공

외국의 국방백서


미국의 경우 1970년대부터 매년 발간한 ‘연례국방보고서(Annual Defense Report)’가 한국의 국방백서와 가장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는 보고서였다. 2005년을 마지막으로 발간이 중단되고 여러 보고서와 문서가 대신 발표되고 있다.

호주 국방부의 국방백서 2016년판. 영연방 국가들은 국방백서를 주로 ‘Defence White Papers’로 표기한다. 사진=김병륜 제공

영국은 국방백서(Defence White Papers)를 발간하는데, 발간주기가 일정하지 않다. 특정 주제만으로 발행되는 보고서도 국방백서라는 부제가 붙는 경우가 있어 우리나라의 국방백서와는 조금 체제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영국은 주요 정책 변화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어느 나라보다 구체적이고 충실하게 현안을 국방백서에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국방 안보 검토 보고서’ 등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등 호주 등 영연방 국가들도 국방백서를 펴내고 있다.



일본 방위성(防衛省)은 매년 방위백서(防衛白書)를 발간한다. 가장 최신판은 헤이세이 30년판 방위백서이다. 발간 형식이나 내용 구성면에서 한국의 국방백서와 유사한 점이 많다. 안보환경과 방위정책, 군사외교, 자위대의 활동 등을 담고 있다.

중국 국방백서가 올려져 있는 중국 국방부 웹사이트. 김병륜 제공

중국에서는 국방백서를 ‘국방백피서(国防白皮书)’라고 부르는데, 1998년 이후 대략 2년 주기로 발간해오고 있다. 중국 당국이 부르는 정식 명칭은 ‘중국의 국방-백피서(中國的國防-白皮书)’이다.


2011년 3월 ‘2010년 중국의 국방-백피서’를 발간한 이후에는 더 이상 같은 제목의 보고서는 나오지 않는다. 2013년에는 ‘중국 무장역량의 다양화 운용-백피서’나 2015년에는 ‘중국적 군사전략-백피서’를 각각 발간했다. 



중국 국방백서는 중국 당국의 발표나 언론에 보도되는 수준의 내용조차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적 의도 혹은 외교적 목적이 강한 문서로 평가하는 견해도 있다.



이처럼 국방백서는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선진국일수록 내용이 충실한 편이다. 국방백서는 국방분야의 보고서이자 한 나라의 성숙도와 발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이도 한 셈이다.

김병륜 군사역사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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