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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무기 지뢰, 탐지와 제거 방법은?

조회수 2018. 10. 18. 17: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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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그리고 험난한 지뢰탐지의 길

전장에서 병사들 사이에 ‘악마의 알’이라고 불렸던, 그리고 지금도 불리고 있는 지뢰는 지금도 세계 어딘가의 흙 속에서 사냥감을 기다리며 계속 잠들어 있다. 우리나라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오늘은 지뢰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고 또한 이 지뢰 탐지와 제거에는 어떤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모든 무기가 마찬가지이지만 지뢰야말로 최악이다.

지뢰의 탄생

사람이나 차량이 지나가다 밟으면 폭발하여 손상을 입히는 무기인 지뢰.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매력적인 무기임에 틀림없다. 값도 비교적 저렴해 이른바 지뢰밭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지뢰와 비슷한 무기는 이미 16세기경부터 만들어지고 있었다. ‘푸가스(Fougasse)’라는 무기는 지면에 비스듬히 구덩이를 파고 폭약을 넣은 뒤 그 위에 돌이나 벽돌로 덮는다. 그리고 적이 가까이 다가오면 폭파시켜 타격을 주는 무기이다. 영화 라이언일병 구하기의 시가전에서도 등장한다.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에 우리가 알고 있는 지뢰의 원형이 등장하는데, 25파운드 폭탄을 개조해 기폭용 뇌관을 부착해 사용 하였다. 1차 대전 막판에는 적의 전차를 저지하기 위해 지뢰가 개발되었고, 전쟁이 끝난 1920년부터 본격적인 지뢰 개발이 이어졌다. 2차 대전에서 지뢰는 그 악마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밟으면 폭발하는 일반적인 것부터 지상으로 1~2m 도약해 폭발하는 지뢰도 등장했다. 월남전에서는 지뢰가 부비트랩과 콤비를 이루어 더욱 가공할 위력을 발휘했다. 또한 살포식 지뢰가 등장하여 전문 매설인력 없이 공중에서 뿌려버리면 되는 지뢰도 등장했다. 이제 지뢰를 탐지하고 제거하는 일은 전장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 되었다. 

푸가스(Fougasse)의 개념도. 성벽 주위에 매설해 사용했다.
남북전쟁 당시 사용되었던 지뢰. 19세기 후반에 이미 악마의 무기가 등장한다.
2차 대전 중 독일군의 S-Mine. 도약하여 폭발하는 악랄한 무기이다.

지뢰탐지와 제거, 그 험난한 길

지뢰가 출현한 그 순간부터 지뢰 탐지의 방법을 찾는 노력들이 있었다. 대충 1941년부터 지뢰탐지를 위한 금속탐지기가 출현한다. 금속의 자기장 특성을 이용해 땅속의 지뢰를 찾아내는 방법이었다. 처음엔 지뢰가 매설된 곳 위에 수류탄을 놓아 제거하려 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고, 결국에는 사람이 땅을 파내어 지뢰를 제거해야했다. 이 작업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는 격이었다. 더욱이 시간이 갈수록 지뢰를 2중, 3중으로 묻어 설령 지뢰를 탐지한다 해도 제거는 극히 어려웠다. 각종 기만술도 등장한다. 땅속에 일부러 빈 깡통을 매설해두면 지뢰탐지기가 반응한다. 파보면 빈 깡통이고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면 탐지반은 긴장이 풀리게 된다. 그리고 이즈음 진짜 지뢰가 나타나 여지없이 인명을 앗아간다. 
2차 대전 당시 북아프리카에서 지뢰를 탐색중인 영국군 병사들. 독일군이 2중 3중으로 지뢰를 매설해 피해가 컸다.

현재의 지뢰제거

현대의 지뢰제거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알아보자.

먼저 Manual Breaching이라는 방법이 있다. 사람이 하나하나 발견하고 제거하는 전통적인 방법인데 총검이나 쇠막대기를 가지고 땅을 찌르면서 지뢰를 찾는 것이다. 지뢰 탐지기나 지뢰 탐지견이 동원되기도 하며 요즘은 폭발물의 흔적을 찾는 '전자코'나 지면아래를 보여주는 지중레이더가 동원된다. 
세계 2차대전 당시 칼을 이용하여 지뢰를 제거하고 있는 미군의 모습

마인 플로우(Mine Plow)는 전차나 장갑차량 등의 앞에 장착하는 쟁기처럼 생긴 물건이다. 마인 플로우는 전차의 궤도 폭 만큼의 면적을 갈아엎을 수 있다. 지뢰를 파내어 옆으로 밀어내면서 전진 하는데, 완전한 지뢰 제거가 아닌 진격로 개척의 의미가 있다. 옆으로 떠밀려난 지뢰들은 전문제거인력으로 처리해야 한다. 실제 2차 대전 중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영국군에 의해 사용된바 있고, 걸프전에서도 미군이 사용해 효과를 보았다. 

마인 플로우장비 ABV(Assault Breacher Vehicle)
미군의 마인 플로우장비 ABV(Assault Breacher Vehicle). 우리 군도 유사한 장비가 있다.

마인 플레일(Mine Flail)은 지뢰제거용 쇠도리깨이다. 바퀴의 겉면에 여러 개의 쇠사슬을 달고 바퀴를 돌리면서 전진한다. 쇠사슬은 회전하며 땅을 치면 그 곳에 있는 지뢰가 폭발하는 방식이다. 1942년 8월에 북아프리카 엘 알라메인전투에서 영국군이 독일군의 지뢰밭을 돌파하는데 사용하였다. 이스라엘군도 비슷한 물건을 사용했는데, 효과에 만족하지 못 했는지 바로 마인 플로우 방식으로 바꿨다. 

마인 플레일(Mine Flail)
마인 플레일은 현재 잘 쓰지 않는 방식이다.

마인 롤러(Mine Roller)는 무거운 롤러를 밀어서 지뢰밭 위를 지나가는 방법이다. 단순한 방법이지만 의외로 효과가 확실하여 현재 미군을 비롯한 선진국 군대가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다. 역시 2차 대전 때부터 즐겨 사용된 방법이며, 특히 소련군이 애호하는 방식이었다. 

마인 롤러(Mine Roller)
마인롤러는 확실한 제거 수단이긴 하지만 지면의 상태에 따라 바퀴의 무게를 달리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미클릭(MICLIC : Mine Clearing Line Charge)은 폭약으로 지뢰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폭약을 채운 유연한 관을 지뢰지대에 로켓으로 쏘고 기폭 시키는 방식이다. 한 번에 길이 100미터, 폭 8미터 정도의 공간이 말끔하게 청소된다. 현재 우리 군이나 미군이 사용 중인 MICLIC은 1,750 파운드의 C-4 뭉치가 장전된 100m길이의 선형 폭약을 5인치 로켓으로 발사하는 것이다. 평가는 상당히 좋은 편으로 보병 휴대용 키트도 나와 있다.

미클릭(MICLIC : Mine Clearing Line Charge)
우리 군도 운용중인 미클릭 시스템. 현재 가장 발전된 시스템으로 간주된다.

지뢰 제거의 끝판왕은 BLU-82 기화폭탄이다. 일명 데이지 커터(Daisy Cutter : 잔디 깍기용 제조기)로 불리는데, 간단히 말해서 폭탄 안에다가 폭약 대신에 초산암모늄이나 알루미늄 분말 같은 것을 넣고, 이 폭탄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폭발력을 이용해 반경 내의 지뢰를 다 터트린다는 개념이다.

주로 베트남전 때 헬기장 건설하기 위해서 정글을 쓸어버릴 때나 지뢰지대를 뒤엎어버릴 때 사용되었다. 산이건 평지건 효과는 확실하지만....후유증이 너무 큰 방법이다.

BLU-82 데이지 커터
BLU-82 데이지 커터의 폭발장면. 버섯구름이 일어날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난다. 우리나라 같은 지형에 쓰기 매우 곤란한 방법이다.

이상으로 지뢰탐지와 제거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악마의 알이라 불리는 지뢰도 탐지하는 방법과 제거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으며 비인도적 재래식 무기 금지협약에도 지뢰는 사용이 금지되어있다. 금지협약 당사국들은 5차례에 걸친 평가회의를 통해 1996년에 지뢰의정서(제2의정서)를 개정했으며, 개정한 내용엔 탐지 불가능한 지뢰 사용 금지, 신형지뢰도 자폭기능을 갖추게 하는 등 대인지뢰의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지뢰의 이전을 통제하기 위해 비회원국에게는 지뢰 및 관련기술의 이전을 금지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비인도적인 무기들이 사라지도록 전세계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임엔 틀림없다.

기사, 사진 : 이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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