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뷰 본문

해병대에 미치다!
훈련교관 박민지 대위

프로필 사진
국방홍보원 작성일자2018.08.13. | 130,209 읽음

‘교관’, 그것도 ‘해병대’ 교관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교관’ 글자가 새겨진 빨간 모자, 빛나는 배지, 빨간 호루라기에 하얀 장갑까지 착용하고 절도 있게 ‘귀신 잡는 해병’을 교육하는 모습에는 일반 간부에게서 느낄 수 없는 아우라가 있어서다. 


이처럼 아무나 될 수 없어 더욱 특별한 해병의 장교후보생을 조련하는 여군이 있다. 해병대교육훈련단 15해병교육연대 장교교육대대 2소대장 박민지 대위가 주인공. 해병대교육훈련단 내 100여 명의 교관 중 유일한 여군 장교다.

출처 : 국방홍보원 · 해병대에 미치다!

박 대위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교관 중에서도 ‘훈련교관’이어서다. 포병·정보통신·공수 등 정해진 시간에 전문 분야를 교육하는 지원 교관과 달리 훈련교관은 자신이 양성하는 후보생들과 늘 함께한다. 


기초군사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해병으로서 갖춰야 할 올바른 자세와 정신, 더 나아가 식사 예절이나 보행 태도, 화법, 침구류 정리정돈법 등 세세한 부분까지 가르친다. 후보생들은 훈련교관의 말과 행동을 통해 해병으로서의 정체성을 다듬어가기 때문에 일종의 ‘롤 모델’인 훈련교관은 잠시도 긴장의 끈을 풀 수 없다. 

박민지 대위의 훈련교관 배지.

출처 : 이상신 PD

체력적으로도 훈련교관은 만만찮은 임무다. 종일 후보생들과 함께하는 데다 힘들기로 악명(?)높은 해병대 극기주 훈련은 물론 이 훈련의 ‘꽃’으로 불리는 천자봉 행군에도 동행하기 때문이다. 저녁 무렵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거의 12시간에 걸쳐 이뤄지는 행군에서 훈련교관의 역할은 단순히 ‘함께 걷기’가 아니다. 

천자봉 행군에 나선 해병 OCS 124기. 맨 앞 경광봉을 든 이가 박민지 대위다.

출처 : 이상신 PD

체력이 고갈되고 졸린 상태에서 행군하는 후보생들이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실족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주변을 살피고 안전 통제를 해야 한다. 행군 도중 정신적·신체적 한계를 경험하는 후보생들을 독려해 낙오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도 훈련교관의 중요한 임무다. 모든 훈련을 함께하기에 양성 과정을 무사히 마친 후보생들에게 해병대의 빨간 명찰을 달아주는 일도 훈련교관이 한다. 

후보생에게 빨간명찰을 달아주는 박민지 대위.

출처 : 이상신 PD.

남군에게도 쉽지 않은 임무를 수행하며 박 대위는 지난 2년여간 1300여 명의 후보생을 교육시켰다. 그렇다면 박 대위는 왜 군인, 그중에서 남성들도 부담스러워하는 해병의 길을 선택했을까? 이 물음에 그녀는 ‘멋’을 얘기했다. 


"학창 시절 여러 가지 꿈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군인의 꿈은 특별했습니다. 다른 꿈들은 ‘아! 이거 하면 참 좋겠다’는 느낌이지만, 군인은 ‘이걸 못하면 진짜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군인 중에서도 더 ‘빡세다’는 해병이 된 것은 ‘해병대라는 멋진 조직에 들어가면 나도 그만큼 멋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후보생들과 함께 한 박민지 대위.

출처 : 이상신 PD

평범한 또래 여성들과 달리 팔각모의 ‘멋’에 푹 빠질 정도로 범상치 않은 생각의 소유자인 박 대위는 체력도 일반 여성과 비교하기 힘든 수준이다. 후보생 시절 윗몸일으키기 110개(2분)로 남녀 통틀어 최고 기록을 달성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달리기도 3km를 13~14분 안에 달리고 팔굽혀펴기 50~60개를 거뜬히 해낸다. 수영과 축구를 좋아해 부대 내에서 틈날 때마다 축구 경기를 즐길 정도.

천자봉에 올라 함성을 지르는 해병 OCS 124기.

출처 : 이상신 PD

하지만 이런 박 대위도 해병대의 길을 선택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녀를 극구 말리는 지인이 많았기 때문이다. "‘너라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친구도 있었지만, 군 생활을 경험한 친구들은 ‘진짜 후회할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말렸습니다." 


‘내 꿈이 이렇게 응원받지 못할 꿈인가’라는 생각에 잠시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런 반대가 오히려 결심을 더 굳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아무리 힘들어도 멋지게 군 생활해서 걱정했던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후보생들의 공수훈련모습을 지켜보는 박민지 대위.

출처 : 이상신 PD

부모님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입대 후에도 부모님의 계속된 반대 때문에 고민하는 동기나 후배를 더러 보는데 저희 부모님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셨습니다. 아버지의 휴대전화 벨 소리는 ‘팔각모 사나이’인데 누군가 ‘해병대 출신이냐’고 물으면 ‘내 딸이 해병’이라고 자랑하신다고 합니다."  

박민지 대위가 천자봉 행군을 마친 후 해병 OCS 124기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 이상신 PD

이제 임관한 지 4년째, 그녀는 해병대에서 ‘멋진 해병’의 꿈을 이뤘을까?


"훈련교관은 아무 말 없이 서 있기만 해도 멋있는 그런 직책입니다. 멋진 외면은 갖췄으니 내면적으로 더 멋있어 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임관할 때와 비교하면 많이 성장했죠.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신감도 커졌고 훈련교관으로서 임무 수행 방식도 진화했습니다. 처음에는 엄한 교관이 훌륭한 교관이라고 생각해 후보생들에게 미소 한 번 보이지 않을 정도였죠. 하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무조건 엄하기보다 후보생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따뜻하게 격려해줄 때 더 좋은 교육 효과가 난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기사 : 김가영 기자

사진 : 이상신 PD


대한민국 여군 1호 저격수의 위엄

놓치지 말아야 할 태그

#공감

    많이 본 TOP3

      당신을 위한 1boon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