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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초 일제에 맞선 독립군들의 활약상

조회수 2018. 8. 8. 11: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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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Assassination), 2015 감독: 최동훈/ 출연: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출처: 국방일보 DB

독립군과 청부살인업자 손잡고

일 군부와 친일파 제거하는 이야기


30년대 상하이 옮긴 듯한 세트

대규모 시가전 등 볼거리 풍성


안윤옥·변절자 염석진 등 주요 인물

실존 인물서 모티브 가져와


3·1운동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탄생을 시작으로 만주 지역에 의열단·한족회·대한국민회·대한청년단연합회·한국독립군·대한독립군·서로군정서·북로군정서 등 50개 가까운 독립군 단체가 출현,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전쟁에 들어갔다. 이 즈음인 1920년 김좌진 장군이 청산리전투, 홍범도 장군이 봉오동전투에서 일본군에 크게 승리했다.


범죄영화 형식 빌려 대중적으로 접근


중일전쟁 후, 이들 무장독립단체들은 194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광복군을 조직하고 총사령관에 지청천, 참모장에 이범석을 선출했다. 당시 중국 충칭에 있던 광복군은 적지 않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1942년 김원봉의 조선의용대 300여 명이 합류하면서 실질적인 전투조직을 갖췄다. 김원봉은 일찍이 3·1운동 직후인 1919년 11월 만주 지린성에서 의열단을 결성, 무력투쟁에 적극 나섰다. 의열단은 ‘정의로운 일을 맹렬히 하자’며 일제 요인 암살과 테러를 감행하고 게릴라전을 전개했다. 이 단체는 테러리즘과 아나키즘(무정부주의)적 성격이 강했다. 동양척식회사에 폭탄을 던지는 등 일제에게 가장 무서운 단체로 이름나 있었다.

영화 ‘암살’은 1930년대 초 일제 시대, 독립군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간도참변(間島慘變) 이후 3명의 독립군과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청부살인업자가 일제 조선주둔군 사령관과 친일파를 제거한다는 것이 기둥 줄거리다. 간도참변은 1920년 6월 봉오동과 청산리에서 크게 패배한 일본군이 독립군을 토벌한다는 명목으로 3500여 명의 무고한 한국인을 학살한 사건이다. 영화는 대중적인 범죄영화 형식을 빌려 독립군의 활약상과 밀정(密偵) 등 독립전쟁의 이면을 보여준다. 


김구·김원봉 외에는 대부분 허구 인물


1930년대 초,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에 노출되지 않은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전지현),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 폭탄 전문가 황덕삼 등 3명에게 조선주둔군 사령관 가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 강인국을 암살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하지만 암살은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출신의 염석진(이정재)이 배신해 실패한다. 이후 거액의 의뢰를 받은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이 암살단에 가세하고 안옥윤의 쌍둥이 언니가 등장하면서 우여곡절을 겪지만 끝내 안옥윤은 임무를 실행한다.


독립군 출신 밀정 비중있게 다뤄


영화는 ‘1930년대 독립군이라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풀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독립군이 주는 무거움, 심각함을 벗고 젊은 관객들의 정서에 맞게 쉽고 경쾌하게 접근한 것이다. 역사물이 주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강조하기보다는 대중성 있는 액션물을 통해 애국심을 과하지 않게 표현했다. 1930년대 중국 상하이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세트, 대규모 시가전과 화려한 액션이 영화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엔 임시정부의 김구, 김원봉을 빼고는 대부분 허구의 인물이다. 하지만 독립군 안옥윤, 변절자 염석진 등 주요 인물들은 여러 독립단체에서 활약한 실제 열사나 밀정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영화가 그간 월북 인사라고 해 언급조차 기피했던 김원봉을 대중영화에 등장시켜 좌우 이념을 떠나 독립투사로서 재조명한 것과 밀정을 비중 있게 다룬 점은 의미 있는 일이다.

영화는 독립군의 의지와 활약상도 잘 표현하고 있지만 밀정도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안옥윤은 간도참변 때 어머니(실제로는 유모)를 잃고 독립군 특등 저격수가 된다. 그 후 제거 대상인 친일파 부친과 쌍둥이 언니 때문에 고통을 겪지만 끝까지 추적해 임무를 완수한다.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은 친일파 부친을 살해하는 살부계의 멤버로서 아나키스트이지만 종국엔 안옥윤을 돕다 염석진에게 사살된다. 반면 염석진은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출신이지만 일제 앞잡이가 되고 해방 후에도 친일파를 처벌하는 반민특위에서 살아남는다. 하지만 결국 안옥윤의 손에 암살당한다. 변절자 염석진은 안옥윤 일행을 밀고하면서 심한 심적 갈등을 겪는데, “ 30개의 독립단체가 파벌싸움만 해. 민나 도로보데스(모두가 도둑놈이다)”라며 자신을 합리화한다. 그는 또 안옥윤이 “왜 동지를 팔았나?”라고 묻자 “해방될 줄 몰랐으니깐”이라고 답하기도 한다.


독립전쟁은 멈추지 않았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30년대 초는 중일전쟁(1937∼1945)을 앞둔 시기다. 일제가 우리 민족을 말살하려는 의도를 더욱 노골화했지만 임시정부는 일왕에게 폭탄을 투척(이봉창 의사)하거나, 상하이 홍구공원에서 도시락폭탄을 던지는(윤봉길 의사) 등 독립전쟁을 계속했다. 1941년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임시정부는 대일 선전포고를 했고 이후 1943년 영국군과 연합 작전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1945년 한반도 침투를 위한 한미공동작전을 훈련하던 중 작전을 펴지 못한 채 해방을 맞았다. <김병재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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