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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도 통합방공미사일방어체계 '흔들'?

조회수 2018. 7. 16. 13: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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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통합방공미사일방어를 구축하는 데에는 국내적인 난관만이 아니라 국제적 관계에서도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이것은 통합방공미사일방어가 여러 국가에 걸치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통합방공미사일 방어의 국제적 난관은 ▲비용 ▲상호 운용성 ▲러시아·중국의 반응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예상된다. 

출처: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2일 나토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트럼프는 나토 국방비를 GDP의 4%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정상회의에서 핫이슈는 나토 동맹국들의 국방비 증액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현재 부담하는 국내총생산액(GDP) 대비 국방비의 비율이 너무 낮다고 주장하면서, 빠른 시일 안에 증액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박성 발언에 그친 미국의 나토 탈퇴를 거론해 빈축을 사기도 했지만, 미국의 요구는 그만큼 절박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이 나토 국가의 국방비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이유는 세계 분쟁지역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의 부담금 완화가 표면적인 이유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행동은 막대한 비용이 예상되는 통합방공미사일방어의 도입과 연관돼 있다. 


나토 국가는 국방비의 20%를 군사장비 도입에 사용해야 한다. 현재 유럽 지역에는 미국의 주도로 유럽 지역 미사일 방어(EPAA) 계획을 진행하고 있지만, 새로운 위협의 증가로 통합방공미사일방어의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폴란드가 최근 통합방공미사일방어를 위한 통합 전투지휘 체계(IBCS)를 미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것은 그 필요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에 따라 미국은 유럽 동맹국이 국방비를 증액해 전력증강을 추진하면서 통합방공미사일방어의 개발 일부를 부담하기를 바라고 있다.

출처: 노스롭그루먼 홈페이지
폴란드가 최근 도입키로 결정한 미국의 통합전투지휘체계(IBCS).

또, 미국이 다른 국가와 통합방공미사일방어를 구축하려면 상호 운용성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통합방공미사일방어는 전역 내에 전개된 방어 장비가 최대의 성능을 발휘하고, 상호 간 상승효과를 기대하고자 모든 장비를 네트워크로 통합하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의 통합은 미군 각 군만을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고 동맹국 또는 우방국의 장비도 포함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맹국과 우방국과 협력 논의가 진전되어야 하며, 상호 운용성이 있는 해당 장비가 사전에 배치되어야 한다. 


만약, 동맹국이 해당 장비를 미군 장비로 구입한다면 미국으로서는 최상의 조합이 될 것이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미군 장비의 구입은 미군의 비용 부담 완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출처: 연합뉴스
나토 회원국인 터키와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도입을 추진 중인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

그러나 현실은 미국의 희망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동맹국 또는 우방국이 통합방공미사일방어에 사용될 장비를 해외에서 구입하면서 미군과 상호 운용성이 곤란한 러시아제 장비를 도입해 미국의 통합방공미사일방어 구축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나토 회원국인 터키는 러시아로부터 S-400 미사일 시스템 4개 포대분 25억 달러(약 2조7000억 원) 어치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다. 러시아제 S-400 방공 미사일은 예정을 앞당겨 2019년 7월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또 미국의 전통적인 중동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도 S-400 구입에 합의하고 계약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사우디가 S-400을 구매하게 되면 중국, 터키에 이어 이 미사일을 구매하는 세 번째 해외 국가가 된다.
 


미국은 터키의 S-400 미사일 도입에 대해 나토 무기체계와 상호 호환성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이를 심각히 우려했다. 최근에는 터키에 대한 제재를 거론하며 터키를 압박하고 있다. 


즉, 터키의 S-400 미사일 시스템의 구매는 러시아, 북한, 이란을 대상으로 한 통합제재법에서 러시아의 국방 및 정보 분야와 협력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미 고위 관리가 밝힌 바 있다.

출처: 연합뉴스
미국의 통합방공미사일방어는 러시아와 중국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군복 차림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서 열린 중국군 사상최대 규모의 해상열병식을 사열하는 모습.

마지막으로, 미국의 통합방공미사일방어는 미사일방어와 마찬가지로 러시아와 중국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매우 크다. 러시아는 유럽 미사일 방어에 대해 미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핵전력을 요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중국은 북한 미사일을 대비해 배치되는 미 알래스카의 미사일 방어가 중국의 전략적 억지 능력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라면 통합방공미사일방어는 보다 넓은 범위의 위협을 방어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불안정하게 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러시아는 통합방공미사일방어를 의식해 S-300, S-400 미사일을 발전시킨 S-500 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하고 있다. 중국도 반접근·지역거부(A2/AD) 능력의 향상을 위해 꾸준히 방공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미 통합방공미사일방어의 진전을 위해서는 미국 자체의 노력과 더불어 동맹국 우방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적 안보 협력이 중요한 과제로 요구되고 있다.
 

김성걸 정치학 박사·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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