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튠에서 포세이돈까지, 해상초계기의 역사

조회수 2018. 6. 29. 15: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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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방위사업청은 차기 해상초계기로 P-8A 포세이돈을 미 정부의 대외군사판매(FMS)방식을 통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 해군과 미국의 우방국들이 실전배치 중인 P-8A 포세이돈은 P-3C 오라이언의 임무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 개발된,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대잠초계기로 불린다. 우리 해군에 실전배치 될 P-8A 포세이돈의 성능과 그동안 미 해군이 운용해온 대잠초계기의 역사를 소개한다. 
출처: 미 해군 홈페이지
방위사업청이 미 정부의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을 통해 도입하기로 결정한 P-8 포세이돈.

잠수함 사냥꾼, P-8A


미 해군의 P-8A는 보잉 737-800 여객기의 동체를 기반으로 보잉 737-900의 주익을 결합해 개발된 다목적 대잠초계기다. 가장 기본적인 대잠작전(ASW)은 물론 대함작전(ASuW)과 같은 전투임무 외에 정보·감시·정찰(ISR), 수색 및 구조, 인도적 지원 및 재난 구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올 4월 기준으로 미 해군(98대) 외에도 인도 해군(8+4대)과 호주 공군(12대), 영국 공군(5대), 노르웨이 해군(5대)이 도입 중이고 우리나라도 P-8A 운용국 대열에 동참하게 됐다. 

출처: 미 해군 홈페이지
P-8 포세이돈 내부 모습.

P-8A의 모체가 되는 보잉 737 기종은 1963년 6월 시제기가 첫 비행에 성공한 후 현재까지 약 8,700대 이상 생산된 베스트셀러 여객기다. 군용 파생형으로는 P-8A 외에도 수출형 조기경보기인 E-737, 미 공군과 해군에서 VIP 수송 및 다목적 화물기로 운용하는 C-40 클리퍼(Clipper) 등이 있다.

기존 P-3에 비해 동체 공간이 넉넉한 만큼 보다 다양한 장비와 무장을 운용할 수 있고 새로운 위협에 대비해 장비를 추가하거나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P-8A, 대잠초계기의 끝판왕


현재 P-8A로 기존 P-3C를 대체하고 있는 미 해군은 P-8A의 임무수행능력에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전의 P-3C에 비해 P-8A가 최소 3배 이상의 임무수행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즉 1대의 P-8A로 최소 3대 이상의 P-3C를 대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부 대잠수함 작전 장교들은 P-8A가 현존하는 ‘대잠초계기의 끝판왕’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P-8A의 성능을 극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출처: 보잉
P-8 포세이돈의 생산 모습.

일단 P-8A의 모체가 되는 737 기종의 검증된 성능과 기계적 신뢰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P-8A의 모체가 되는 737NG 기종의 경우 운항 정시성은 99.8% 수준. 동체의 내구성은 가혹한 해양 비행환경에서도 25년 동안 2만 5,000시간 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현존 해상/대잠초계기 중 가장 높은 고도를 비행할 수 있으며 더 멀리, 더 빨리 비행할 수 있다. 작전지역까지 빠른 속도로 전개해 오랫동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 해군은 P-8A가 마하 0.82의 속도로 최대 7,242㎞ 이상을 비행할 수 있으며 최저비행 고도와 최대 상승고도는 각각 152.4m와 12,192m라고 밝히고 있다. 체공시간은 10시간 이상이며 공중급유를 통해 20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P-8A 포세이돈의 기술 제원.

여기에 더해 최첨단 센서와 검증된 무기 시스템을 통해 전세계 공중·해저·지상 네크워크로 정보를 수집·해석·전달할 수 있는 네트워크 중심전(NCW) 능력도 갖추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2단계(제어-수신) 무인항공기 제어능력을 보다 확장해 다수의 드론을 원격제어할 수 있는 능력도 확보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불확실한 미래 안보위협에 대한 대처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P-8의 할아버지 P-2 넵튠


P-8 포세이돈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P-2 넵튠(Neptune)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과 연합군이 운용했던 PV-1 벤츄라(Ventura)와 PV-2 하푼(Harpoon)은 적 잠수함을 탐지해 사냥하는 최초의 대잠초계기였다. 문제는 이들의 기본 성능은 우수했지만 적 잠수함을 탐지할 장비가 아예 없거나 거의 무용지물이었다는 것. 이러한 이유로 전쟁 후 미 해군은 본격적인 잠수함 탐지장비를 갖춘 대잠초계기를 실전 배치하는데 이것이 바로 P-2 넵튠이다.

출처: 위키미디어
P-2 넵튠의 임무 수행 모습.

잠수함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의해 무기체계로서의 효용가치를 인정받은 이후 성능 개량과 발전을 거듭해 가장 은밀하고 가장 치명적인 현대 해상무기체계로 거듭났다. 문제는 잠수함의 성능이 계속 향상되고 원자력추진 잠수함까지 등장하면서 수중의 적 잠수함을 포착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 졌다는 것. 이 때문에 수중에 매복한 잠수함을 찾기 위한 다양한 대안이 제시됐다.

P-8 포세이돈의 아버지 P-3 오라이언


다종다양한 대잠초계기 중에서도 P-8 포세이돈 등장 전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잠수함 사냥꾼으로 활약한 주인공이 바로 P-3 오라이언(Orion)이다. 


국가와 임무 특성에 따라 대잠초계기가 아닌 해상초계기로 불리기도 하며 1960년대 전력화된 이후 현재까지 무려 757대가 생산되어 세계 각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대잠작전 항공기로 운용되고 있다.  

출처: 미 해군 홈페이지
P-3 오라이언의 내부 모습.

육상 기지에서 발진하는 P-3가 일단 잠수함의 흔적을 포착하고 추적을 시작하면 잠수함은 독안에 든 쥐 신세다. 커다란 기체에 다양한 탐지수단과 폭뢰에서 어뢰, 대함미사일 등의 무장을 갖추고 장시간 공중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P-3의 잠수함 사냥 능력은 타의 추종은 불허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P-3는 해상감시 및 수색, 수상 표적에 대한 공격 등 다양한 능력을 바탕으로 광범위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최초 등장한 P-3A와 그 성능을 강화한 P-3B, 그리고 음탐부표 투하장치 및 자동 투하장치가 추가되고 대잠 작전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P-3C가 있다.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미국과 일본에서 750대 이상이 생산돼 서방세계 각국의 주력 대잠초계기로 활약하고 있으며 기상관측기·전자전기·함대훈련 지원기 등 다양한 파생형이 존재한다.  

출처: 미 해군 홈페이지
다양한 국가가 운용하는 P-3 오라이언.

P-3는 전천후 임무수행이 가능한 강력한 해군 항공전력으로 미 해군 및 일본 해상자위대·대한민국 해군·독일·이란·호주·캐나다·네덜란드·노르웨이·파키스탄·태국 등의 국가에서 운용하고 있다. 발전형 기체인 P-7A와 P-3H 오라이언 II 등의 개발이 추진됐으나 동서 냉전 종식 및 국방예산 감축의 영향으로 모두 취소됐다.

항공모함 탑재 대잠공격기 S-2 트래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해군은 서로 다른 목적의 대잠초계기와 대잠공격기를 개발해 실전배치해 왔다. 즉 육상 기지에서 발진하는 P-2 넵튠, P-3 오라이언, P-8 포세이돈과 달리 항공모함에서 발진하는 S-2 트래커(Tracker)와 S-3 바이킹(Viking)이 바로 주인공이다.

출처: 미 해군 홈페이지
항공모함에서 발진을 준비 중인 S-2 트래커.

미 해군의 강력한 항모기동전단은 임무 특성상 전 세계를 작전지역으로 하고 있어 다양한 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동적 방어 능력이 요구됐고 사전 포착이 힘든 적 잠수함 공격은 치명적인 위협으로 간주됐다. 


문제는 육상 기지에서 발진하는 대형 대잠초계기를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고 결론은 항모탑재용 대잠공격기의 개발이었다. 새로운 대잠공격기는 항공모함에서 운용 가능한 것은 물론 항모기동전단의 이동 속도에 보조를 맞춰 광대한 해역을 경계하고 적 잠수함에 대한 정확한 탐지 능력을 갖춰야 했다.

출처: 미 해군 홈페이지
'잠수함 추적자'라는 별명을 가진 S-2 트래커.

'잠수함 추적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고성능 전자장비와 각종 탐지기를 갖춘 S-2 트래커는 무려 1,284대가 생산돼 전천후 해상 초계기 겸 대잠공격기로 활약했다. 우리나라도 최초 공군에 8대가 도입된 이후 해군에서 23대를 추가 도입해 총 31대를 운영한 사례가 있다. 

미 해군 마지막 대잠공격기 S-3 바이킹


기존 S-2 트래커의 후계기로 개발된 S-3 바이킹은 디지털 음향분석 시스템을 갖춘 최초의 대잠초계기로 탄생하게 됐다. 항공모함 운용에 최적화한 짧은 동체와 항속성능 및 저속 특성이 우수한 주익 그리고 커다란 수평미익과 함께 넓은 동체 공간 확보를 위해 엔진은 주익 아래 설치됐다. 


그 결과 S-3 바이킹은 전폭 20.93m에 길이 16.24m, 높이는 6.93m로 다른 군용기와 달리 동글동글한 외형을 갖게 됐다. 조종사와 부조종사를 겸하는 비음향센서 조작사가 기체 전방에 탑승하며, 그 바로 뒤쪽으로 전술운영통제관과 음향센서 조작사의 자리가 일렬로 설치돼 있다. 

출처: 미 해군 홈페이지
'스위스 만능 주머니 칼'이란 별명을 가진 S-3 바이킹.

S-3 바이킹은 음탐 부표를 활용한 음향 정보만으로 잠수함을 사냥하며 P-3의 매드 붐(MAD Boom)과 같은 자기변화탐지기는 설치돼 있지 않다. 대신 다종 다양한 무기로 중무장할 수 있으며 무장운용 능력만 따졌을 때는 오히려 P-3를 능가한다.


사실 최초 목적은 대잠초계기로 탄생했지만 전자전 및 인원 수송, 공중 급유 능력까지 갖춰 S-3는 미 해군에 의해 ‘스위스 만능 주머니 칼(Swiss Army Knife)’이란 별명이 붙여질 정도로 다양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출처: 미 해군 홈페이지
공중 급유 중인 S-3 바이킹.

S-3 바이킹은 지난 2009년 1월, 공식적인 함대 임무를 완수하고 모두 퇴역했으며 이에 따라 S-3를 운용했던 기존 비행대대들 역시 2004년 4월부터 순차적으로 해체됐다. 기존 S-3가 수행하던 임무는 2개의 F/A-18E/F 슈퍼호넷 비행대대에 의해 일부 대체됐으며 주야간 감시 및 전자전, 지휘·통제·통신 임무 등은 향후 F-35C 라이트닝 II에 의해 수행될 예정이다. 

글: 계동혁 전사연구가


해상초계기? 대잠초계기?

엄밀히 말하면 해상초계기와 대잠초계기의 임무영역은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해상초계기가 수색·정찰·감시·구조 등 비전투임무에 특화돼 있다면 대잠초계기는 이름 그대로 적 잠수함을 찾아내 공격하는 전투임무에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잠초계기 역시 평시에는 해상초계기와 같이 수색·정찰·감시·구조 등의 비전투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반대로 해상초계기 역시 장비교체 및 무장장착을 통해 제한적이지만 대잠작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다목적초계기(Multi-Patrol Aircraft, MPA)의 경우 평시에는 해상초계기로, 전시에는 대잠초계기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어 명칭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대잠초계기는 해상초계기에서 파생된 만큼 만큼 큰 개념은 해상초계기로, 특정 임무를 지칭할 경우에는 대잠초계기로 부르는 것이 적당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 주장도 있다. 현대의 대잠초계기는 해상초계 임무도 수행 가능하지만, 반대로 일반적인 해상초계기는 대잠 임무가 불가능하므로 대잠초계기가 보다 상위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용어의 정의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이 있는 이유로 대잠초계기와 해상초계기의 명칭을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으며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해군 등에서 사용하는 이번 사업명칭 역시 해상초계기-II 사업이다.
FMS란?

방위사업청은 제11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 회의를 통해 차기 해상초계기 도입사업을 미국 정부의 대외군사판매(FMS, Foreign Military Sale) 방식을 통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FMS란 미국 정부기관인 국방안보협력국(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이 군수물자 무기, 군사훈련 프로그램 등을 우방국 대신 구매해 조달·구입·전달 및 훈련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즉 미국 정부가 우방국을 대신하여 방위사업체와 무기 조달에 필요한 협상 및 가격 결정, 계약 및 납품 등 모든 과정을 대행·관리한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제 무기체계를 도입하는 우방국 입장에서는 비용만 지불하면 미국 정부와 동일한 조건으로 무기체계의 도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P-8A 포세이돈 도입 결정을 통해 우리 해군은 미 해군과 거의 동일한 성능을 갖춘 P-8A를 미 해군과 같은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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