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워리어 플랫폼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
지난 12·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는 밀리터리 매니아들의 눈길을 끈 흥미로운 전시가 열렸다. 육군과 미래안보포럼이 공동 주관한 ‘5대 게임체인저 개인전투체계(워리어 플랫폼) 발전 전시회'가 그것.
* 워리어 플랫폼(warrior platform)이란? 육군의 기반이 되는 일반 전투 요원인 ‘워리어’가 휴대하는 피복과 장구류, 장비를 총칭한 기반 체계.
이번 전시에서는 오는 2022년까지 육군 장병들이 갖출 개인·피복·무기 등 3개 분야 33개 품목 중 상당수를 실제 장병들이 직접 착용해 선보였다.
아직 육군이 채택하진 않았지만, 사물인터넷 헬멧·기능성 외피·비실탄교전훈련장비·몰입형복합실내사격훈련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피복과 장구류도 전시돼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전시품이 아니라 전시를 주관하는 육군의 태도였다.
군 행사에 등장하는 으레 등장하기 마련인 ‘완벽한’이나 ‘한 치의 오차 없이’ 같은 수식어 대신 현재 육군의 열악한 상황을 톡 까놓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이런 기조는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의 인사말에서도 잘 드러났다. 김 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육군이 워리어 플랫폼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솔직히 털어놨다.
먼저 ‘병력 감축’이라는 시대적 변화다. 육군은 5년 이내에 병력의 25%를 절감해야 한다. 전력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 병력을 줄이면서 전투력의 총량을 유지하려면 장병 개개인의 전투력이라도 높이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일 수밖에 없다.
이어 ‘우리 아들·딸의 안전보장’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이 개인전투체계가 미비한 상태에서 미군을 이라크에 투입해 큰 어려움을 겪었듯이 개인전투체계가 잘 갖춰지지 않으면 우리 장병들이 전투현장에서 불필요한 희생을 겪어야 하고 이는 개인의 아픔일 뿐만 아니라 가정과 공동체, 더 나아가서는 국가의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워리어 플랫폼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이유에서 김 총장은 더욱 솔직해졌다.
그는 자신이 군인의 길에 막 들어설 당시 1,000달러 대였던 1인당 국민소득이 지금은 3만 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피복·장비는 당시 김 총장이 사용하던 것과 대동소이한 현실을 공식 석상에서 거론하며 "이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서 군 내외에서도 끊임없는 불만과 개선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 훈련 기사를 업로딩하면 동영상이나 사진 속 장병들의 피복이나 장구류를 지적하면서 "내가 전역한 지 0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저걸 쓰고 있느냐"며 날카롭게 지적하던 네티즌과 아들·딸을 군에 보낸 부모들의 목소리를 김 총장도 들은 것일까? 솔직한 현실 인식을 기반으로 한 육군 워리어 플랫폼 사업의 행보에 관심과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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