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의 반란은 계속된다! 국군체육부대 안진휘 상병

조회수 2018. 3. 13.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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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Underdog)’. 스포츠에서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우리 남자 아이스하키팀은 언더독의 매운맛을 제대로 보여줬다. 


예선전을 포함한 경기의 최종 결과는 4전 4패. 하지만 세계 1위 캐나다, 4위 핀란드, 6위 체코, 7위 스위스 등 세계적 강호를 상대로 끈질긴 수비와 위협적인 공격을 펼치며 한국 아이스하키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과시했기 때문이다. 

출처: 김가영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핀란드전에서 골을 기록한 국군체육부대 안진휘 상병.

대표팀의 선전에서 국군체육부대 안진휘(27) 상병(인터뷰 당시 일병)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올림픽 중 대표팀이 기록한 총 3골의 득점 중 마지막 골이 그의 작품이어서다. 이제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고 평범한 현역 병사로 돌아간 안 상병을 만나봤다.

출처: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핀란드전에서 골을 넣고 환호하는 안진휘(앞줄 맨 왼쪽) 상병.

"올림픽을 준비하며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막상 끝나니 좀 허탈하고 아쉽습니다. 경기 내용을 두고 많은 분이 좋은 평가를 해주셨지만, 운동선수라면 경기 내용을 떠나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동경하고 닮으려했던 러시아의 일리야 코발척 선수와 직접 만나고 골을 넣었던 순간은 참 달콤했습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출처: 블로그 EEZ
어린 시절부터 동경했던 러시아 아이스하키 선수 일리야 코발척 선수와 평가전을 가진 후 악수하는 안진휘 상병.

올림픽을 이야기하면서 안 상병의 득점 순간을 빼놓을 수 없다. 국군체육부대 동기인 신상훈 상병이 핀란드 수비수와 격렬한 몸싸움 끝에 패스한 퍽을 안 상병이 멋진 골로 연결했다. 순식간에 이뤄진 골 같지만, 그 순간을 위해 그는 수없이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출처: 안진휘 상병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활약하고 있는 안진휘 상병.

"핀란드전 직전 열린 캐나다와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순간이 있었는데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너무 아쉬워서 경기가 끝나자마자 경기 비디오를 반복해 보면서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계속 생각해보며 슛 연습을 100개 가까이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핀란드전에서 거짓말처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기다리던 바로 그 순간이어서 자신 있게 골을 넣었습니다." 

출처: 안진휘 상병
2018 평창동계올림픽 캐나다전에서 상대 선수와 볼을 다투는 안진휘(가운데) 상병.

‘전우’인 신 상병과 합작해 골을 넣은 것도 큰 기쁨이었다. 두 사람은 입대 전 소속팀이었던 안양 한라가 평창올림픽을 겨냥해 추진한 ‘핀란드 프로젝트’에 선발돼 핀란드 2부 리그를 경험하고 군 생활까지 같이했다. 덕분에 눈빛만 봐도 상대의 마음을 읽을 만큼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골을 넣자마자 상훈이가 다가와서 ‘형이 거기서 내 패스를 기다릴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저도 ‘네가 거기서 패스할 줄 알았다’면서 고맙다고 했죠."

출처: 안진휘 상병
'핀란드 프로젝트'에 선발돼 핀란드 2부 리그에서 활약할 당시의 안진휘(둘째 줄 맨 오른쪽) 상병.

아쉬움을 안고 올림픽을 마무리해서일까? 안 상병은 "평창올림픽은 제게 새로운 시작"이라며 평창 이후 더욱 성장한 한국 아이스하키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의 조용하지만 굳은 다짐 속에서 언더독의 반란은 현재진행형임을 느낄 수 있었다. 

출처: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핀란드전을 마친 후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퇴장하는 한국 국가대표팀 선수들. 앞줄 세번째가 안진휘 상병.

"대한민국의 대표이자 군의 대표로 올림픽에서 뛴 저 자신이 굉장히 자랑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아이스하키도 이제 시작입니다. 5월에 덴마크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데 더욱 열심히 해서 이제는 ‘경기 내용 면에서 잘했다’가 아니라, 진짜 ‘이기는 경기’를 국민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또 전역 후에는 더 넓은 해외 리그에 도전해 국위를 선양하고 싶습니다. 한국 아이스하키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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